[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유방암을 치료한 뒤 모유 수유를 해도 유방암 재발 가능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1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European Society for Medical Oncology·ESMO 2024)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 두 건이 공개됐다. 유방암 치료 뒤 하는 모유 수유가 유방암 재발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탈리아 유럽 종양학 연구소(IRCCS) 연구팀은 BRCA 변이 유방암에서 살아남은 젊은 여성 약 5000명을 추적 조사했다. 이 가운데 출산한 여성은 474명이었고, 4명 중 1명이 모유 수유를 했다. 474명 중 절반은 양쪽 유방을 제거했기 때문에 모유 수유를 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두 그룹을 7년 동안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모유 수유를 한 여성과 하지 않은 여성의 유방암 재발이나 새롭게 생긴 유방암 수는 차이가 없었다. 전체 생존율에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은 호르몬에 영향을 받는다는 특성 때문에 그동안 유방암 치료 후 임신과 모유 수유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임신과 모유 수유 모두 호르몬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특히 BRCA 변이를 가진 여성들의 경우, 다른 쪽 유방에서 두 번째 유방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걱정은 더 컸다.
최근 보조 생식 치료나 임신이 BRCA 변이를 가진 여성에게 유방암 재발이나 새로운 유방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는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여성들이 모유 수유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증거는 거의 없었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인 IRCCS 페드로알레산드로 페카토리(Fedro Alessandro Peccatori) 박사는 “이제까지 유방암을 치료한 사람이 아이를 가지는 것에 대해 우려가 있었지만, 이번 연구는 이것이 단기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며 “이러한 여성들도 평범하게 임신할 수 있고 모유 수유뿐만아니라 아이와 정상적인 관계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 유방암 연구 그룹(International Breast Cancer Study Group)이 이끈 두 번째 연구는 아기를 낳기 위해 유방암 치료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여성 51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그중 317명은 최소한 아이 한 명을 낳았고, 그중 62%가 모유 수유를 했다.
첫 번째 출산 후 2년이 지났을 때 유방암이 재발하거나 새로운 유방암이 있는 여성 비율은 모유 수유를 한 여성(3.6%)과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3.1%)에서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구스타브 루시(Gustave Roussy) 암 치료 센터의 종양학자인 마리아 앨리스 프란조이(Maria Alice Franzoi) 박사는 “유방암으로 진단했을 때 부터 환자의 임신 능력을 보존하는 것과, 모유 수유를 포함한 환자 케어 계획을 논의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유방암 치료를 견뎌야하는 환자가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