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보령이 개발한 최초이자 현재 유일한 국산 A형 간염 백신이 후속 임상시험을 마쳤다. 제한됐던 접종 나이를 전 연령으로 확대하기 위해서인데, 관련 적응증을 확보하면 내수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수입 백신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보령그룹 백신 자회사인 보령바이오파마는 생후 24개월 이상에서 만 15세 이하 소아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보령A형간염백신프리필드시린지주’의 다국가 3상 임상시험을 최근 종료했다.
회사는 지난 2023년 8월 최종 피험자를 선정한 뒤 6개월 간격으로 2차 접종을 진행, 지난달 1일 최종 피험자에 대한 관찰을 마치고 임상시험 종료를 식약처에 보고했다. 앞으로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한 뒤 연령 적응증 확대 절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령A형간염백신프리필드시린지주’는 보령이 선보인 최초의 국산 A형 간염 백신이다. A형 간염 백신은 지난 2015년 국가예방접종(NIP)으로 전환됐는데, 당시 국내 제품이 없어서 GSK의 ‘하브릭스’, 사노피아벤티스의 ‘아박심’, MSD의 ‘박타’ 등 수입 완제품 3종만 공급됐다.
그 결과 국내 상황에 맞는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고 의료 현장은 매년 수급 불안정에 시달려야 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이러한 수급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2012년 세포배양 방식의 A형간염백신인 ‘보령A형간염백신프리필드시린지주’ 개발에 착수했다.
해당 백신은 장기간 연구와 임상 끝에 2020년 12월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1년이 조금 지난 2022년 3월 출시돼 수입 백신이 지배하던 국내 시장에서 임상 현장의 수급 불균형 해소에 크게 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최초 허가 시 생후 12~23개월과 만 16세 이상에서 사용하도록 적응증을 받은 것은 생후 12개월 이상 모든 연령대에서 접종 가능한 수입 백신들과 비교해서 경쟁력을 제한하는 요인이 됐다. A형 간염 백신의 국산화를 앞당기기 위해 상대적으로 모집이 수월한 성인과 NIP가 적용되는 12~23개월 소아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다.
이에 보령바이오파마는 ‘보령A형간염백신프리필드시린지주’ 출시 후 곧바로 후속 임상시험 준비에 나섰고, 제품 출시 9개월 뒤인 2022년 12월 생후 24개월 이상에서 만 15세 이하 소아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아 이듬해 3월 임상시험을 본격화했다.
이런 가운데 보령바이오파마가 2년여간 진행한 해당 임상시험을 종료하면서 ‘보령A형간염백신프리필드시린지주’는 이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에는 수입 A형 간염 백신들과 마찬가지로 전 연령 접종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국가 임상시험을 진행한 만큼, 해외 진출도 기대된다. 보령바이오파마는 국내보다 더 많은 피험자를 해외에서 모집해 ‘보령A형간염백신프리필드시린지주’의 3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향후 글로벌 시장을 노리겠다는 회사 측의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A형 간염은 간염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감염되면 고열, 구토,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국내에서는 20~40대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고 특히 만성 간 질환 보유자가 감염되면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어 국가에서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