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재정 파탄은 윤석열 정부의 몰락과 함께 할 것이다.
건강보험 재정은 국민이 조성한 국민의 것, 대통령 마음대로 막 퍼줄 수 없다.
정부는 의료자본을 위한 건강보험 재정 투입을 당장 멈추고 국민을 위한 보장성 강화에 투입하라!
지난 9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 발언에서 ‘의료인의 헌신에 대한 보답으로 추석연휴 전후에 한시적으로 진찰료, 조제료 등 건강보험 수가 대폭 인상’,‘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진찰료를 평소의 3.5배 인상’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건강보험 재정이 본인 지갑에 있는 쌈짓돈 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정말 웃기는 것은 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나 홀로 당직을 서야 할 정도로 의료 현장에 의사가 없어서 의료 대란인 것인데 추석 연휴에만 한시적으로 돈을 퍼준다고 없던 의사가 등장하겠는가? 이는 의료 자본에게 주는 ‘추석 보너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현실을 진단하고 적절한 대안을 찾는 것이 우선임에도 국민의 동의도 없는 재정 사용으로 ‘언 발에 오줌 누는 것’이 대통령의 솔루션이라니 정말 믿을 수 없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라는 세평을 누가 부인할 수 있겠는가.
의정갈등으로 인하여 비상진료 체계 운영에 투입된 건강보험 재정은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1조 2,000억 원에 달하고 있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고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매달 약 1,900억 원 정도의 건보재정이 계속 투입될 전망이고 타협의 여지조차 없는 상태로 의료 공백이 장기화된 현재로선 얼마나 더 들어갈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게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할 수 있는 배경에는 28조 원의 건강보험준비금이 있다. 물론 큰 금액인 것은 사실이지만 건강보험의 지출 규모가 매우 커진 지금, 진료비 약 3.7개월 치 규모로 안심하고 사용할 수준은 아니다. 건보재정이 2026년부터 적자로 돌아서고, 저출생·고령화로 보험료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임에도 최근 정부는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국민의 부담 여력 감소와 함께 건강보험 재정이 안정적인 점’을 고려하여 올해 건강보험료율을 동결시킨 정부의 결정은 건강보험 재정안정성에 적신호를 켰다. 의료 대란에 이어 건강보험료까지 인상하면 국민의 민심을 잃을 것을 우려한 무책임한 결정이다.
최근 필수·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건강보험 재정 10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는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은 행정부의 임기가 끝난 후의 일로 치부하는 것처럼 보인다. 건강보험 재정을 쌈짓돈으로 쓰면서도 정치적 입지를 위해 수입 증대는 막고 지출만 늘려보겠다는 정책 방향은 도저히 상식적이지 못하다. 지난 8월 30일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발표한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의 공급체계 방안 역시 기존 건강보험 수가 가산에 가산하는 방식으로 국민의 건강보다 병원 자본 친화적 정책이라는 평이 자자하다.
또한, 윤석열 정부는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초음파 급여화 등에 20조 넘게 투입하고도 필수의료 투자에 미흡했다며 전임 정부를 비판하는 한편, 재정 누수 요인을 차단하고 절감된 재원으로 필수의료 분야에 투입하여 마치 대단한 재정혁신을 이룩해낼 것처럼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 행태를 살펴보니, 실질적인 국민의료비 절감이나 보장성 강화는 커녕 본인들이 내던진 정책의 불씨가 점차 타오르자 급한 불 끄기에 바쁜 모양새이다. 보건 의료 정책의 기획과 집행에 실패한 것도 모자라 당연히 정부의 일반회계를 활용해야 함에도 현재세대와 미래세대가 누려야 할 건강보험 재정을 부적절하게 소모하고 그 과실만 정부가 가져가려는 태도는 어불성설이다.
이처럼 정부의 잘못된 보건의료, 건강보험 재정 정책의 결과는 건강보험의 공적 기능의 약화, 국민에게 돌아갈 보장성 축소와 함께 실손보험 시장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건강보험 재정 파탄으로 건강보험 제도가 유명무실화되면, ‘돈 없는 사람은 질병을 치료할 수도 없는’ 의료 민영화는 바로 우리 눈앞에 있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 의료자본을 위한 건강보험 재정 투입을 멈춰라!
건강보험 재정은 대통령 쓰고 싶은 대로 막 퍼주는 재정이 아니다. 의료자본을 위해 국민의 피와 같은 건강보험의 미래를 퍼주는 행위를 당장 멈추고 국민을 위한 보장성 강화에 투입하라.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결국, 건강보험 재정 파탄은 윤석열 정부의 몰락과 함께할 것이다.
2024.09.12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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