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노화는 특정 나이대에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지난 달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몸에서 중요한 생체 분자는 44세와 60세 즈음에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클 스나이더(Michael Snyder) 스탠퍼드 대학 유전학 교수 연구팀은 25세에서 75세 사이 건강한 사람 108명으로부터 추출한 RNA(리보핵산), LDL(고밀도 지단백질), HDL(고밀도 지단백질) 같은 표준 지질 수치에 나타난 변화를 2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40대 중반인 사람들은 알코올·지방 대사 능력과 관련된 지표에서 중요한 변화가 나타났다. 이는 몸무게를 서서히 늘게 하거나, 알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60대에 접어든 사람은 탄수화물 대사, 신장 기능, 면역 조절과 관련된 수치에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나이가 들수록 독감이나 코로나19와 같은 질병에 점점 더 취약해지는 까닭을 설명해주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0대와 60대 두 연령대 모두에서는 피부·근육 노화와 관련된 지표가 변동을 보였다. 카페인 대사와 관련된 지표에서도 변화가 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카페인에 더 민감해지는 까닭을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노화가 특정 나이대에 두드러진다는 연구가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토니 위스-코레이(Tony Wyss-Coray) 스탠퍼드대 신경과학자 연구팀도 2019년, 4000명이 넘는 사람들로부터 샘플을 수집해 분석했다. 그 결과, 34세·60세·78세에 혈액 내 단백질 수치에서 큰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 결과에 회의적이다. 스나이더 교수가 수행한 연구는 표본이 작고, 참가자들 다양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연구 결과를 더 넓은 인구 집단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스티븐 잘츠버그(Steven Salzberg) 존스 홉킨스 대학교 생물학 박사는 “노화를 연구하려면 10년, 20년, 30년 이상 사람들을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나이더 교수가 2년 동안 수행한 추적 관찰은 노화를 연구 하기에 너무 짧다는 것이다.
스나이더 교수 연구팀은 “건강한 운동과 식습관을 주의 깊게 관리하면 변화로부터 오는 충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사람마다 노화가 나타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숫자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