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뉴로바이오젠이 자사의 비만 치료 신약 후보물질 ‘KDS2010’의 임상 시험에 돌입하면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작용제를 능가하는 새로운 비만 치료제가 탄생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뉴로바이오젠은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KDS2010’의 2a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시험은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KDS2010’과 위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대조 평가하는 것이다.
‘KDS2010’은 중추신경계의 소교세포(microglia)에서 발현되는 모노아민 산화효소-B(MAO-B)를 억제하는 약물이다. 이로 인해 신경전달 물질인 GABRA5의 활성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뇌의 특정 부분인 측시상하부의 신경 세포들은 체내 지방 조직과의 연걸을 통해 지방 대사를 조절한다. 다만 모든 신경 세포들의 기능은 아직 다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중 GABRA5라는 신경 세포는 최근 그 역할이 규명되었다. 이 세포는 동물 실험 결과 활성 수준이 높아질수록 지방 조직의 에너지 소모를 촉진, 체중 감량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ABRA5의 활성을 조절하는 인자는 소교세포다. 소교세포는 뇌의 면역세포로, 신경세포의 손상 및 염증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GABRA5의 경우, MAO-B의 분비를 통해 활성을 억제한다.
‘KDS2010’은 MAO-B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GABRA5의 활성을 촉진하는 기전이다. 이를 통해 체중을 감량할 수 있을 것이라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이 약물은 비만 치료제로 잘 알려진 GLP-1 작용제와 달리 식욕 억제로 인한 부작용이 없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GLP-1 작용제는 뇌의 시상 하부에 작용하는 GLP-1에 개입하여 식욕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만큼, 우울증 등의 신경 정신적 부작용의 위험성도 동반된다.
실제로 뉴로바이오젠 측이 실시한 임상 1상 시험에서 ‘KDS2010’은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 해당 시험은 건강한 한국인 및 백인 성인 88명을 대상으로 ‘KDS2010’의 안전성·내약성 및 약동학을 평가한 것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시험 참여자 모두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KDS2010’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상용화된다면, 차세대 비만 치료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KDS2010’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로도 개발되고 있다. MAO-B은 여러 신경 세포의 활성을 차단하는 만큼, MAO-B의 과발현은 신경 억제 기능을 과도하게 증폭시켜 신경망 손상, 알츠하이머를 유발할 것으로 추정되므로 ‘KDS2010’를 통해 이를 치료한다는 계획이다.
식약처는 올해 8월 경도인지장애 단계의 알츠하이머병 및 경도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KDS2010’를 평가하는 2a상 IND을 승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