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제, 심장질환자 동맥 염증 완화에 효과
암 치료제, 심장질환자 동맥 염증 완화에 효과
케임브리지 대학병원 NHS 재단 연구팀 연구 결과 발표

신장암 치료제 알데스류킨, 저용량 투여시 면역억제 T 세포 늘어
  • 이창용
  • admin@hkn24.com
  • 승인 2024.09.0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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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혈관 혈액 동맥경화 뇌경색 고혈압 당뇨병

[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암 치료제가 면역 체계의 항염증 효과를 활성화해 동맥 염증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관의 염증 수준이 높으면 심장병과 심장마비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 심장마비에 걸리면 몸에서 일어나는 면역 반응이 기존에 있던 혈관 염증을 다시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하지만 현재 NICE(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소)는 환자들에게 항염증 약물을 쓰는 것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케임브리지 대학병원 NHS 재단 조셉 체리얀 박사(Dr. Joseph Cheriyan) 연구팀은 심장마비에 걸렸던 환자들에게 항염증 약물인 ‘알데스류킨(aldesleukin)’ 소량을 피하에 주사했을 때 동맥 염증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최근 영국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ESC)’에서 발표됐다.   

알데스류킨은 이미 신장암에 쓰이고 있는 유전자 재조합 인간 IL-2 치료제이다. 환자에게 투여한 고용량 알데스류킨이 면역 체계를 자극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전이다. 연구팀은 암 치료에 쓰는 투여량보다 천 배 낮은 용량을 환자에 투여하면 항염증성 백혈구인 조절 T 세포(면역억제 T 세포)의 수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심장마비나 불안정형 협심증 환자 60명에게 알데스류킨 저용량이나 위약을 투여하는 임상 실험을 진행했다. 환자들은 처음 5일 동안 날마다 한 번씩 알데스류킨 주사를 맞고, 그 뒤 7주 동안 1주 1회씩 주사를 맞았다. 임상 시험 참여자와 의료진 모두 자신들이 약물을 받았는지 위약을 받았는지 알지 못했다. 치료가 끝난 뒤 환자들은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알데스류킨 치료를 받은 그룹의 동맥 염증 수치가 위약을 받은 그룹보다 유의미하게 낮았다. 알데스류킨의 항염증 효과는 염증이 가장 심한 동맥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연구가 끝날 때 두 그룹 사이 염증 수치는 더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알데스류킨이 염증 감소에 끼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환자들을 계속 추적 관찰했다. 알데슬루킨을 투여받은 그룹은 치료 후 2년 반 동안 주요 심장 질환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위약을 투여받은 그룹에서는 7건이 발생했다.

이 연구를 진행한 케임브리지 대학교 심혈관 의학 지아드 말랏(Ziad Mallat)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의 초기 결과에 따르면, 알데스류킨으로 치료받은 사람들은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보일 수 있고, 여기에는 심장마비 발생이 줄어드는 것도 포함된다”며, “만약 이 같은 결과가 규모가 더 큰 연구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면, 알데스류킨은 5~10년 안에 심장마비 표준 치료의 일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심장재단의 부의료책임자이자 심장 전문의 소냐 바부-나라얀(Sonya Babu-Narayan) 박사는 “이번 연구 덕분에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예방하고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을 주는 효과적인 치료법을 갖게 되었다”며, “하지만 성공적인 심장마비 치료 후에도 관상동맥에 불필요한 염증이 남아 있을 수 있고, 이는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케임브리지 대학교 심장학 임상 강사 루첼 스리란잔 박사(Dr. Rouchelle Sriranjan)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런던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회의(ESC Congress)에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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