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유방암에 대한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 ‘너링스정’(성분명 : 네라티닙)이 전이성 유형에서도 치료 가능성이 있는지 탐색하는 연구가 진행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일 ‘너링스정’을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에 대한 개인별 환자 대상 치료목적 의약품으로 사용승인했다. 이번 승인의 신청인은 연세대학교의과대학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이를 통해 각 개별 환자에게 ‘너링스정’을 활용해 치료할 수 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2017년 11월 처음으로 ‘너링스정’을 치료목적으로 사용승인한 바 있다. 이번 승인은 올해 7번째로 받은 것이며, 전체 횟수로는 46번째다.
‘너링스정’의 대상 질환인 HER2 양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10~20%를 차지하는 유형으로, 세포 성장과 분열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HER2가 과도하게 발현되어 발병한다.
‘너링스정’은 HER2에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활성을 저해하는 경구용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다.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품(FDA)로부터 항암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으며, 2021년 빅씽크가 국내에 도입했다. 빅씽크는 올해 4월 보령과 ‘너링스정’에 대한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현재 국내에서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에 활용되는 TKI는 ‘너링스정’을 비롯해 ▲화이자의 ‘투키사정’(성분명: 라파티닙) ▲노바티스의 ‘타이커브정’(성분명: 투카티닙)이 있다.
이 약물들은 유방암의 진행 단계에 따라 각기 달리 활용되는데, ‘너링스정’은 조기 유방암의 연장 보조치료에 쓰이며, ‘투키사정’과 ‘타이커브정’은 전이성 혹은 진행성 유방암 치료에 사용된다.
그럼에도 ‘너링스정’을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 사용하고자 하는 시도하는 것은 HER2 표적 능력이 다른 TKI 대비 더 강력하기 때문이다.
‘투키사정’과 ‘타이커브정’은 가역적(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HER2 표적 TKI다. 두 약물은 이전에 HER2 표적 항체 ‘허셉틴’(Herceptin, 성분명: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 치료 이후 재발한 유방암에 쓰이는데, 구조적으로 더 유연한 가역적 TKI인 만큼 HER2 변이가 발생하여 치료 저항성이 나타나도 표적 부위에 가변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 대한 반작용으로 ‘투키사정’과 ‘타이커브정’은 HER2 표적 결합 능력이 다소 떨어진다.
반면, ‘너링스정’은 비가역적(영구적) TKI다. 구조적 유연성은 낮지만 강력하게 HER2에 결합하여 활성을 저해하는 기전이다. 따라서 치료 효과만을 두고 비교하면 ‘너링스정’이 더욱 우수하다. 이에 따라 ‘너링스정’을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까지 쓰임새를 넓히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이란
환자 치료를 위해 아직 품목허가를 받지 않은 의약품이나 허가 받은 의약품을 적응증 외의 질환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제도다. 신청하는 주체 및 대상 환자 규모에 따라 ▲전문의가 개인별 환자의 치료를 위한 경우와 ▲제약업체가 시판허가 전에 다수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경우로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