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시우] 한미사이언스는 30일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의 독립경영 선언은 주주가치 훼손”이라며, “한미약품이 지주회사·모회사인 한미사이언스를 무시한다면 한미약품의 임시주총을 열어 이사진를 교체하고 나아가 경영진을 교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자료에서 박재현 대표의 이번 행동에 세 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는 지주회사 체제 취지와 방향을 부정한 것, 둘째는 이사회를 패싱한 것, 셋째는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그룹은 하나의 비전을 제시하고 투명한 경영을 도모하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를 취하고 있는데, 박재현 대표의 독자 행보는 지주회사 체제 취지와 방향에 반한다”며, “박재현 대표의 행동은 실익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주식 41.42%를 보유한 압도적 최대주주”라며, “한미약품에 지분 경쟁이 있는 상황도 아니고 한미약품의 이사회 구성은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뜻을 따르게 되어 있다”고 박 대표 단독 체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미사이언스는 특히 “한미약품의 인사 조직을 시작으로 여러 부서 신설은 중요한 의사결정이다. 당연히 이사회에서 정할 문제”라며, “의사결정기관인 이사회를 패싱하고 대표이사가 부서 설치를 독단적으로 정하는 것은 절차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박재현 대표의 행동은 해사행위나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한미사이언스는 나아가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사이에는 엄연히 업무위탁계약도 체결되어 있는데, 중도해지 사유도 없이 해당 위탁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것은 계약 위반에 해당하고 한미약품이 손해배상책임을 져야한다”며, “이는 선관주의의무 위반·배임행위이며, 만일 한미약품의 이사회에서 이를 강행한다면 이를 지지한 이사들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사이언스는 마지막으로 “대주주인 지주회사와 그룹 전체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단독행동을 하면 양 회사의 상표사용, 부동산, 시스템 등이 밀착되어 있어 양사의 손해가 없도록 할 필요가 있는데, 아무것도 고려하지 않고 (특정 대주주의 지시에 따라) 조직신설과 인사발령부터 낸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말하는 특정 대주주는 고(故) 임성기 회장의 부인 송영숙 회장과 딸 임주현 부회장 모녀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은 부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의 사이에 2남 1녀를 두고 2020년 8월 세상을 떠났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차남 임종훈씨와 사내이사로 있는 장남 임종윤씨, 그리고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딸 임주현씨가 임성기 회장의 자녀들이다.
이후 한미약품그룹 오너가는 상속세 문제 등을 두고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임종윤-임종훈 형제로 서로 편이 갈려 극심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