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ISPOR(의약품 경제성평가 및 성과연구를 위한 국제학회)가 해마다 분석하는 세계 보건 트렌드에서 의료 실사용 데이터(RWD, Real-World Data)에 기반한 의료 실사용근거(RWE, Real-World Evidence)가 2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다.” RWE는 RWD를 바탕으로 뽑아낸 근거를 말한다.
캐나다 의약청 니콜 미트먼(Nicole Mittmann)부원장은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연 ‘RWD 기반 고가의약품 성과 평가’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미트먼 부원장은 “RWE가 무작위배정임상시험을 대체할 수 없지만 불확실성의 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충분한 모집단이 없거나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을 때 RWE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원장은 이어 “임상시험이 가속 승인을 통해 최종 결과가 아닌 중간 단계에서 결과를 도출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검증하는 단계에서 RWE를 쓸 수 있다. 하지만 RWE는 모든 의약품 분야에서 활용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며, “개인에 맞춘 의약품이나 희귀질환인 경우에서처럼 충분한 데이터가 없을 때 RWE를 사용할 수 있다. 무작위배정임상시험을 보완하는 목적으로 RWE를 쓴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RWE는 유해성에 대한 임상 증거의 불확실성을 해결하거나 출시 후 의약품을 평가하는 데 활용하지만 삶의 질이나 개인 맞춤 의약품을 평가하는 데 쓰기도 한다. 이 밖에도 치료 효과가 있는지, 효과가 지속하는지에 대한 증거를 줄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환자 상태를 평가할 때 RWE를 쓸 수 있다. 한 환자에서 여러 진단이 존재하는 상황을 평가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날 심포지엄에 화상 통화로 참여한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소(NICE) 반다나 아이아 굽타(Vandana Ayyar Gupta) 과학 자문위원은 RWE 활용에서 투명성을 강조했다.
굽타 자문위원은 “의료기술개발자에게 초기 단계부터 개발 계획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2022년 NICE는 ‘RWE 프레임워크’를 발간했다. 실제 임상데이터의 품질, 접근성, 중요성을 고려해 프레임워크를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프레임 워크의 핵심 원칙은 투명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계획부터 수행과 보고에 이르기까지 정직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RWE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런 다음 데이터가 신뢰할 수 있고 관련성이 있으며 연구 질문에 답할 만한 품질인지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굽타 자문위원은 그러면서 “편향될 수 있는 위험을 줄이고 불확실성을 특징 지을 수 있는 분석 방법을 써야 한다”며, “프레임워크에서는 실제 임상 연구 계획 수행 및 보고를 위한 권고사항을 제공한다. 실제로 임상계획서를 미리 공유하거나 등록하는 등 투명한 방식으로 연구를 계획해야 한다는 권고사항이 프레임워크에 들어있다”고 밝혔다.
그는 “NICE는 건강 증진 및 가이드라인 기관 가운데서도 선도적인 수준으로 RWD를 제품에 활용하고 있다. NICE는 한 단계 더 나아가고자 한다”며, “예를 들어 고품질 RWE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 분석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RWE로 부터 결과를 도출하는 등 의사결정위원의 역량을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강중구 심사평가원 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심평원이 건강보험 제도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데 RWD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원장은 “그간 근거 기반 의사결정을 통해 수가·약가 관리 제도를 고도화해 왔으며 특히 고가 의약품의 정책 및 제도 발전에서 RWD를 활용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며, “임상 시험 데이터를 넘어 실제 환경에서 얻은 RWD 자료를 기반으로 더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건강보험 제도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