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삼아제약이 자사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비염 치료제 ‘씨투스(성분명 : 프란루카스트수화물)’의 제형을 추가했다. ‘씨투스’의 제형 추가는 이번이 4번째이지만, 앞선 제형 추가 이후 8년여 만에 이뤄진 것이다. ‘씨투스’가 제네릭 공세에 직면하자 회사 측이 시장 방어 수단을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삼아제약은 최근 ‘씨투스츄정’ 53.0mg과 74.2mg 등 2개 용량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씨투스츄정’은 삼아제약의 주력 품목 ‘씨투스’를 씹어서 복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제형 개선 자료제출의약품이다. 삼아제약이 새로운 제형의 ‘씨투스’를 허가받은 것은 지난 2016년 3월 ‘씨투스정’ 이후 8년 6개월 만이다.
‘씨투스’는 삼아제약이 지난 2010년 허가받은 프란루카스트 성분의 기관지 천식 치료제다. 삼아제약은 액상 제형의 ‘씨투스건조시럽’을 처음 허가받은 뒤 후속 임상시험을 진행해 이듬해인 2011년 프란루카스트 성분 제제로는 세계 최초로 알레르기비염에 대한 치료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한 데 더해 물에 녹여 먹는 현탁정 형태의 ‘씨투스현탁정’을 허가받아 출시하며 제형을 확대했다.
이로부터 5년 뒤인 2016년에는 정제 형태의 ‘씨투스정’을 추가로 허가받으며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했다. 프란루카스트 성분은 생체이용률이 낮아 복용량이 많고 크기가 큰 불편함이 있었는데, 삼아제약은 새로운 다중제어기술(Multifactor Control Technology)을 이용해 ‘씨투스정’의 정제 부피를 최대 73% 줄이며 복약 편의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씨투스정’은 위장관 내 최대 흡수 부위에서 최적의 용해도로 생체 이용률을 극대화해 대조 약물 대비 22% 복용만으로도 동등한 효과를 나타냈으며, 최고 혈중농도(Cmax)도달 시간도 1시간 빨라졌다.
삼아제약이 ‘씨투스정’을 출시한 뒤 ‘씨투스’ 패밀리의 처방액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7년 72억 원이던 ‘씨투스’ 패밀리의 원외처방액(유비스트 기준)은 2018년 114억 원,으로 56.8% 증가하며 단숨에 블록버스터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에도 꾸준한 성장을 지속, 2022년 293억 원의 처방액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연간 원외처방액 400억 원이 넘는 대형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아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972억 원으로, ‘씨투스’ 패밀리의 매출 점유율은 절반에 가깝다.
특히 ‘씨투스’ 패밀리의 핵심 품목인 ‘씨투스정’은 처방 비중이 ‘씨투스’ 패밀리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씨투스정’이 ‘씨투스’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봐도 무방한 대목이다.
‘씨투스정’의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은 경쟁사들의 구미를 자극했다. 다만, 삼아제약이 ‘씨투스정’의 특허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어서 눈독만 들이던 상황이었는데, 관련 특허가 2022년 등록되자 제약사들은 2년여간 시장성 및 법리 검토를 마친 뒤 올해 초 본격적으로 특허도전에 나서며 제네릭 개발에 돌입했다.
‘씨투스정’ 특허에 도전한 제약사는 대웅바이오, 동국제약, GC녹십자, 동구바이오제약, 한화제약, 다산제약,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등 모두 7곳이다. 이 중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가 중도에 심판을 취하해 현재는 이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제약사가 ‘씨투스정’의 특허를 회피하기 위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이어가고 있다.
특허심판을 가장 먼저 청구한 다산제약을 비롯해 한화제약 등 2곳은 이미 ‘씨투스정’ 제네릭에 대한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을 마친 상태다. 특히 다산제약은 심판 결과에 따라 제네릭 조기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아제약이 8년여 만에 새로운 제형인 ‘씨투스츄정’을 허가받으며 시장 방어에 나선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삼아제약의 이러한 전략이 실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씹어먹는 츄어블 제형을 비롯해 구강붕해 제형 등은 환자와 의료진의 선택지를 넓히는 역할을 하지만, 추가 적응증을 탑재하지 않으면 정제와 액상형 제형의 아성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실제 물에 녹여 먹는 제형인 ‘씨투스현탁정’의 생산액은 ‘씨투스정’의 5%에도 미치지 않는다. 그만큼 시장 수요가 작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정제 형태의 ‘씨투스정’이 확고히 자리매김한 상황인 만큼 ‘씨투스츄정’의 시장 확대 또는 스위칭 효과는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삼아제약이 츄어블 제형 외에 다른 시장 방어 전략을 추가로 펼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