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유럽에서 희귀 혈액응고장애인 선천성 혈전성 혈소판감소성 자반증(cTTP) 치료제가 탄생했다.
유럽 집행위원회(EC)는 7일(현지 시간), 소아 및 성인 cTTP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일본 다케다제약(Takeda)의 ‘애드진마’(Adzynma, 성분명: 재조합 ADAMTS13)를 허가했다. 유럽에서 cTTP 치료제가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허가는 다케다 측이 실시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TTP)의 결과를 근거로 했다. 해당 시험은 만 70세 이하의 cTTP 환자 48명을 대상으로 ‘애드진마’와 표준 요법을 비교 평가한 것이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시험에서 ‘애드진마’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애드진마’ 투약군은 급성 혈전성 혈소판감소자반증(TPP)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대조군은 1명이 급성 TPP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혈소판 감소증 발생의 경우, ‘애드진마’ 투여군은 0.74인 반면, 대조군은 1.73이었다. 1년간 혈소판 감소증이 발생한 횟수가 ‘애드진마’ 투여군은 평균 0.74건이었지만 대조군은 1.73건이었다는 의미다.
안전성에서도 ‘애드진마’는 표준 요법 보다 더 우수한 프로파일을 보였다. ‘애드진마’ 투여군의 이상반응 발생율은 71%였지만 대조군은 84%였다. ‘애드진마’ 투여군은 이상반응으로 인해 투약을 중단하지 않았으나 대조군은 8명이 투약을 중단했다.
국내 임상 실시된 적 없어 ... 특허만 등록된 상태
cTTP는 매우 희귀한 혈소판 관련 질병 중 하나다. 단백질 분해 효소인 ADAMTS13의 장애로 인해 신체 장기의 소동맥과 모세혈관에 다발성의 혈전이 형성되어 응고되는 질환이다. 증상으로는 급성 발열, 피부점막의 출혈경향, 용혈성빈혈, 혈소판감소 및 여러가지 뇌신경증상과 신장장애 등이 있다.
그간 cTTP 치료법은 환자의 혈액에서 혈장을 제거한 후 헌혈자의 혈장으로 대체하는 혈장분리교환법(plasmapheresis)이었다. 이 요법의 치료 효과는 우수했지만, 저혈압, 혈관 미주신경성 반응, 알레르기, 오한, 과호흡, 감염, 공기 색전증, 출혈, 용혈 등의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등장한 약물이 ‘애드진마’다. ‘애드진마’는 재조합 형태의 ADAMTS13 제제로, cTTP 환자의 결핍된 ADAMTS13 단백질 수치를 대체하는 기전이다. 기존의 혈장분리교환법 대비 부작용 위험성이 낮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23년 11월, 전세계 최초 cTTP 치료제로 ‘애드진마’를 품목허가한 바 있다. 이후 다케다제약은 여러 국가에 ‘애드진마’의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그러나 ‘애드진마’의 국내 도입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번 EC 허가의 근가가 된 임상 3상 시험의 경우, 국내에서 실시되지 않았을 뿐더러, 아직까지 국내에서 진행된 ‘애드진마’의 임상은 전무하다.
다만 ‘애드진마’의 몇몇 특허가 우리나라 특허청에 등록된 점을 고려할 때, 다케다제약은 국내 진출을 염두해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만약 도입된다면 그 시기는 먼 미래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