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국립암센터가 제일약품의 차세대 표적 항암제 후보물질 ‘네수파립’(Nesuparib, JPI-547·OCN-201)에 대해 다양한 암 유형에서의 치료 가능성을 탐색한다.
국립암센터는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JPI-547’에 대한 1/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시험은 국립암센터에서 실시한다.
임상의 디자인은 단백유전체데이터 기반 바구니형으로 설계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단백유전체데이터 기반 동형재조합 결핍(HRD) 환자를 대상으로 ‘JPI-547’의 표적 항원이 발현되는 모든 암 유형에 적용하는 것이다.
‘JPI-547’은 PARP(다중 당중합효소)와 TNKS1를 이중 저해하는 키나아제 억제제 후보물질이다. 제일약품의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하고 있다.
PARP는 DNA를 복구하는 단백질인 BRCA1 및 BRCA2의 활성을 유도하는 단백질이다. PARP 단백질은 많은 하위 아형이 있지만, 이중 PARP-1과 PARP-2가 BRCA1 및 BRCA2와 상호작용하여 DNA 복구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ARP 억제제는 PARP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종양 세포가 손상된 DNA를 복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전이다. 하지만 PARP 단일 억제제는 BRCA 변이 암종에는 효과적이지만 BRCA 변이 발현이 적은 암 유형에는 치료 유효성이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병용 조합으로 부상한 표적이 TNKS1이다.
TNKS1은 DNA 손상 신호를 알리는 ADP-리보스 분자를 생성하는 인자로, 이후 PARP는 손상된 DNA에 ADP-리보스 분자를 부착하여 DNA 주변으로 BRCA1 및 BRCA2를 유도한다. PARP 억제제의 한계점이 나타난 2010년대 이후 PARP+TNKS1 억제 조합 요법이 주목받고 있다.
PARP+TNKS1 이중 억제제의 주요 질환 적응증은 dMMR 암 유형이다. dMMR은 DNA 복제 중 불일치 오류를 복구하는 단백질인 MMR이 없거나 그 기능이 손상된 것을 뜻한다. 난소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위암 등에서 발현된다.
이때 PARP+TNKS1 이중 억제제를 사용하면 종양 세포의 DNA 복제 오류를 증가시켜 암 세포의 사멸을 더욱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제일약품은 현재 난소암, 자궁내막암, 췌장암에서 ‘JPI-547’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임상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국립암센터가 독자적으로 ‘JPI-547’의 바구니형 임상 시험을 추진하는 것은 제일약품이 진행 중인 임상에 포함되지 않는 다양한 암 유형에 ‘JPI-547’을 적용하여 ‘JPI-547’의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사는 보통 상업화가 제1순위 목표인 반면, 국립암센터는 학술적 독립성을 바탕으로 약물의 유효성을 깊이 연구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따라서 이번에 승인된 국립암센터의 임상 시험은 ‘JPI-547’의 새로운 치료 적응증 발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연구는 국립암센터가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임상이어서 ‘JPI-547’의 허가를 위한 직접적 근거로 활용되지는 않지만 ‘JPI-547’의 적응증 확장에 학술적 토대를 마련해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