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1회 투약으로 고형암을 완치할 수 있는 세계 첫 유전자 치료제가 미국 규제당국의 관문을 넘었다.
미국 바이오 기업인 어댑티뮨 테라퓨틱스( Adaptimmune Therapeutics) 자사의 유전자 조작 CAR-T 연부조직 육종 치료제 ‘테셀라(TECELRA, 성분명 : afamitresgene autoleucel)’가 지난 1일(현지시간)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속심사를 통한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받았다고 밝혔다.
고형암 대상 유전자 조작 세포치료제가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AR-T는 환자의 T 세포에 암세포 특이적인 키메릭 항원 수용체를 발현시키는 유전정보를 조합해 만든 유전자 변형 자가 T 세포 면역 치료제다.
2017년 첫 CAR-T 치료제로 노바티스의 면역항암제 ‘킴리아’가 FDA 승인을 받은 뒤 지금까지 FDA 승인을 받은 CAR-T 치료제는 모두 6종류(킴리아, 예스카르타, 테카르투스, 아베크마, 브레즈트리, 카빅티)다. 이들은 모두 혈액암이 치료 타깃이다.
연부조직 육종은 힘줄, 혈관 등 신체에서 단단한 정도가 낮은 연부조직에서 생기는 암으로 50가지가 넘는 유형이 있다. ‘테셀라’는 연부조직 육종 가운데서도 활막 육종(synovial sarcoma)에 작용하는 치료제다. 활막 육종은 주로 손이나 발에 생긴다.
‘테셀라’는 멜라노마 관련 항원 A4(MAGE-A4)를 겨냥하는 CAR-T 치료제로 이전에 화학 요법을 받은 경험이 있고, HLA 항원인 A02:01P, -A02:02P, -A02:03P 또는 -A02:06P가 양성이며, MAGE-A4 항원을 발현하는 절제가 불가능한 육종, 또는 전이성 활막 육종을 앓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FDA 신속 승인을 받았다.
이번 승인은 환자 44명이 참여한 SPEARHEAD-1(코호트 1) 시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시험 결과, ‘테셀라’는 객관적 반응률(ORR) 43%, 완전 반응률(CR) 4.5%를 나타냈다. 반응의 중간 지속 기간은 6개월이었고, 치료에 반응한 환자들 가운데 39%는 12개월이 넘는 반응 지속 기간을 보였다.
어댑티뮨에 따르면 ‘테셀라’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이다. CRS는 환자 75%에서 나타났다. CRS를 경험한 환자들의 가장 흔한 증상은 발열, 빈맥, 저혈압, 메스꺼움·구토, 두통 등이었다.
어댑티뮨은 CRS 위험을 강조하는 경고를 ‘테셀라’의 박스에 표시하기도 했다.
미국 육종 재단(Sarcoma Foundation of America) 최고 경영자인 브랜디 펠서(Brandi Felser)는 “활막 육종은 현재 5년 생존율이 36%에 지나지 않고, 활막 육종으로 진단 받았을 때 전이된 질환도 함께 발견된 환자의 생존율은 20%에 지나지 않는다”며, “환자의 3분의 1이 30세 이하에서 진단을 받기 때문에, 치료 결과가 개선되면 환자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코호트 1 시험 수석 연구자 산드라 디앤젤로(Sandra D’Angelo) 박사는 “환자가 저마다 가진 면역 세포를 이용한 단회(One-Shot) 주입 치료제인 테셀라는 지금까지 있었던 육종 표준 치료법과 크게 다르다”며, “이번 승인은 활막 육종으로 진단받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하고, 고형암 세포 치료에서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가맞춤치료제인 CAR-T 특성상 ‘테셀라’는 1회 투약하는 데 약 10억 원(72만 7000달러)이 든다. ‘킴리아’를 포함한 CAR-T 치료제의 평균 약가도 6억 8940만 원(50만 달러)에 달한다.
단, ‘킴리아’는 2022년 4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요양급여 적용을 받아 환자 부담금은 600만 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