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HK이노엔의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IN-121803’이 TYK2 억제제 혁신 신약으로 등극할 수 있을 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TYK2는 IFN-α, IL-6, IL-10, IL-12 등의 사이토카인 신호 전달 경로를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야누스 키나아제(JAK) 단백질군의 하위 유형이다. TYK2 억제제는 TYK2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인터루킨의 신호 전달 경로를 저해하고 자가면역 질환을 치료하는 기전이다.
TYK2 억제제는 현재 자가면역 질환 분야에서 유망한 치료 옵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자가면역 질환은 발병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아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사이토카인 억제 요법이 치료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는데, TYK2 억제제는 기존 제제 대비 안전성 및 유효성이 우수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자가면역 질환에 가장 효과적인 약물은 생물학적 제제이지만 주사로만 투약 가능하다.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경구용 JAK 억제제가 주목을 받았지만 기존의 JAK 억제제는 모든 JAK 단백질군의 하위 유형에 광범위하게 작용하여 부작용의 우려가 높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1년 9월, 화이자(Pfizer)의 JAK 억제제 ‘젤잔즈‘(Xeljanz, 성분명: 토파시티닙·tofacitinib)가 관련 임상 도중 심혈관계 및 혈전 이상반응이 나타나자 모든 JAK 억제제에 대해 경고 문구 부착을 명령한 바 있다.
반면, TYK2 억제제는 기존 JAK 억제제 대비 표적 특이성을 높인 약물이다. 이 제제는 JAK 단백질군 중 TYK2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과도한 면역 반응을 제어하고 부작용의 우려는 낮춘 것이 특징이다.
현재 상용화된 TYK2 억제제는 미국 BMS의 ‘소틱투’(Sotyktu, 성분명: 듀크라바시티닙·deucravacitinib)가 유일무이하다. 미국 FDA는 지난 2022년 9월 건선 치료제로 ‘소틱투’를 허가했으며, 우리나라 식약처는 2023년 8월에 품목허가했다.
BMS 측은 ‘소틱투’가 자가면역 질환 환자들의 충족되지 못한 의료 수요 해결에 기여하여 최대 40억 달러(한화 약 5조 4200억 원)의 수익을 거두는 차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고로, BMS의 지난 2023년 실적을 살펴보면 ‘엘리퀴스’(Eliquis, 성분명: 아픽사반·apixaban),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nivolumab), ‘레블리미드’(Revlimid, 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lenalidomide)를 제외하고 4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둔 품목은 없다.
더군다나 ‘레블리미드’는 제네릭 공습으로 매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엘리퀴스’와 ‘옵디보’ 또한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소틱투’가 BMS의 구원투수로 기대를 받고 있는 이유다.
이러한 가운데 HK이노엔은 보다 더 개선된 TYK2 억제제 ‘IN-121803’ 개발에 나서면서 BMS의 ‘소틱투’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HK이노엔이 경구용 건선 치료 신약으로 개발 중인 ‘IN-121803’은 알로스테릭 TYK2 저해제다. 단백질 활성 부위인 아데노신3인산(ATP) 결합부위를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TYK2 효소의 알로스테릭(단백질 자리 중 하나) 결합부위를 공략해 면역·염증 조절 단백질 JAK 선택성을 극대화했다.
쉽게 말해, BMS의 ‘소틱투’ 및 현재 개발 중인 TYK2 억제제 후보물질들은 TYK2의 ATP에 결합하여 활성을 저해하는 기전이다. ATP 결합은 단백질의 활성을 저해할 수 있는 가장 편리한 방법이지만, 수많은 단백질들은 유사한 ATP 결합 부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선택성이 떨어질 수 있다.
HK이노엔은 ATP가 아닌 알로스테릭을 공략한다. 알로스테릭 결합은 단백질의 활성을 직접적으로 저해할 수 없으나 단백질의 전체 구조에 변화를 일으켜 결과적으로 표적 단백질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도록 한다.
특히, 각각의 단백질들은 고유한 알로스테릭 결합 부위를 가지고 있으므로, ATP 결합 방식에 비해 TYK2 선택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전임상 실험에서 이미 증명된 바다. HK이노엔은 2024년 미국피부연구학회 학술대회(SID)에서 ‘IN-121803’의 전임상 실험 결과를 발표했는데, 실험에서 ‘IN-121803’은 ‘소틱투’ 보다 표적 선택성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HK이노엔은 ‘IN-121803’에 대한 비임상 연구를 내년 상반기까지 마치고, 식약처에 1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