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유지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18일 예정된 교수 전체 휴진과 관련해 환자들에게 사과하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 조합원에게 올바른 의료체계를 만들고자 함께 해달라고 부탁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는 “중증·희귀질환 환자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서울의대 비대위는 그동안 정부측에 근거와 협의에 기반해 의료정책을 수립할 것을 약속해 달라고 요청해 왔으나 더 이상은 버틸 수 없어 마지막 몸부림으로 전체 휴진을 결의했다”고 14일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번 전체 휴진은 다른 병·의원에서도 진료가 가능하거나 진료를 미뤄도 당분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환자들의 정규 외래 진료와 정규 수술 중단을 뜻하는 것으로, 중증·희귀질환 환자의 진료는 기존대로 이뤄진다는 것이 비대위의 설명이다.
비대위는 “서울대 병원의 진료는 지금 반드시 필요한 중증·희귀질환 환자분들께 휴진 기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중증·희귀질환 환자분들이 서울대병원에서 마땅히 누려야 할 충분한 의료진의 시간과 병원의 자원을 (그동안 서울대병원이 아닌) 1,2차 의료기관과 지역 의료기관에서도 충분히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일반 환자들과 경쟁하도록 방치해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료 예약은 쉽지 않고 대기 시간은 길며 막상 의사를 만나는 시간은 3분이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며 “이번 전체 휴진 기간을 시작으로, 서울대 병원은 중증·희귀질환 환자 진료에 집중하는 진정한 최상급 종합병원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에도 이번 휴진 결정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비대위는 “과로로 순직하지 않으려면 사직할 수밖에 없는 교수들에게 지금의 일그러진 진료를 지속하라 강요하지 마시고,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는 공공의료를 먼저 강화하라고 해주시라”며 “젊은 의사들이 돌아와 다시 장시간 저임금 노동을 제공하기를 기대하시지 마시고, 수련생들은 수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수가체계를 만들라고 병원과 정책결정권자에게 요구해 주시라”고 피력했다.
정책 결정권자인 정부에게는 부당한 노동환경과 허술한 수련환경이 아닌 전문의 중심의 교육수련병원으로 만들어 줄 것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대통령께서 약속하신 재원을 기획재정부로부터 반드시 받아내 주시라”며 “이러한 조치가 제대로 실행된 다음에야 비로소 정부는 전공의를 국가의 자산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정책 결정권자와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어 전공의들이 노동법에 근거한 노동시간을 보장받되 수련을 위한 추가근무는 시간외 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교육수련병원의 인정 기준으로 지도교수 감독 하에 전공의 직접 시술·수술의 분율을 규정하는 등, 진정한 수련이 가능한 제도를 만들어 달라는 취지다.
비대위는 이와 함께 의료서비스 공급자와 소비자, 정부가 함께 모여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상시적 의정협의체’의 조속한 구성 및 운영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