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교수들 "병원장 휴진 불허 뜻 따를 수 없어"
서울대병원 교수들 "병원장 휴진 불허 뜻 따를 수 없어"
"전체 휴진 외에 방법 없어... 병원장이 매 맞는 모습 보여야"

"지금 침묵한다면 정부의 국민 억압 더욱 거리낌 없어질 것"
  • 박원진
  • admin@hkn24.com
  • 승인 2024.06.09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 D/B] 서울대병원전경 서울대학교병원전경
[헬스코리아뉴스 D/B] 서울대학교병원 전경

[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서울의대 교수들의 집단 휴진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의 이메일 서신과 관련, 서울의대-서울대학교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교수들의 휴진 결의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재차 확인했다. 비대위는 오히려 서울대병원장이 교수들의 휴진 결정에 힘을 실어주어야한다고 요청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위는 9일 '존경하는 김영태 서울대학교병원 원장님께'라는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비대위는 입장문에서 "각종 명령의 ‘취소’가 아닌 ‘철회’는 지난 3개월 동안의 행정명령은 여전히 유효함을 뜻하며 이에 불응했던 전공의들을 ‘현행법을 위반한 범법자’로 규정한다"며, "복귀하는 전공의는 수련을 마치기 전 다시 집단행동에 참여한다면 행정처분 절차가 재개될 처지에 있고 사직하는 전공의는 다른 곳에서 의사의 길을 걷고 있더라도 정부의 결정에 따라 언제든지 면허정지를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장님께서 전공의에게 일체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복귀 전공의의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하셨으나 복귀 전공의의 안전을 약속해주시는 것만으로 대다수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나. 향후 처분의 우려가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의사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정말 기대하시는지"라고 되물었다.

비대위는 그러면서 "행정명령의 전면 취소로 처분의 우려를 근본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교수들의 결의는 (전공의) 복귀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만족시키려는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의 행정명령 전면 취소가 있지 않은 상황에서의 병원장의 약속은 사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대위는 특히 "정부는 여전히 우리 제자들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지 않으며, 의료 현장과 교육 현장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며, "전체 휴진이라는 극단적인 선택 외에 저희에게 남아있는 방법이 어떤 것이 있나?"라며, "우리가 지금 침묵한다면 정부는 국민의 자유의지를 억압하는 데에 더욱 거리낌이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대위는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난 그간의 비정상적인 진료 형태를 유지하면서 상황이 나아지기만을 기대하지 마시고, 바람직한 의료체계를 실천함으로써 전공의와 의대생이 복귀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달라"며, "서울대병원만의 회복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의료 시스템이 발전하고 제자들이 이끌어갈 올바른 의료 체계의 초석이 세워질 수 있도록, (병원장과 병원 집행진이) 정의로운 길에 앞장서서 당당히 매를 맞는 모습을 보여달라. (그럼) 저희 교수들이 뒤따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의대 소속 4개 병원(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강남센터) 교수들은 지난 6일 "정부가 전공의에게 내린 행정처분 절차를 완전히 취소하지 않을 경우, 오는 17일부터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한 모든 진료과에서 무기한 집단 휴진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영태 병원장은 7일 소속 교수들에게 보낸 이메일 서신을 통해 "중증 환자와 암환자 등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대다수인 우리병원의 진료 중단은 환자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며, "집단 휴진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아래는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가 9일 발표한 입장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김영태 서울대학교병원 원장님께

정부의 독선적인 의료정책에 절망해 백여 일 전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의 공백으로 서울대학교병원 운영에 고충이 많으신 원장님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5월 31일, 정부가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처분을 곧 집행할 것이란 소식을 듣고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통해 면허정지를 비롯한 전공의들의 실제적인 피해가 임박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에 비대위는 정부 관계자들에게 행정처분의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전체 교수님들께 이를 알리고 두 차례의 설문과 총회를 통해 전체 휴진으로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6월 4일의 각종 명령 ‘철회’, 행정처분의 중단과 며칠 사이 정부의 태도 변화를 환영하면서도, 저희 교수님들은 이후 두 번째 설문에서도 여전히 전체 휴진이 필요하며 참여하겠다고 답하셨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를 이끌어갈 전문가이자 의료개혁의 동반자이며, 힘든 길을 스스로 기꺼이 선택해서 뒤따라 걷고 있는 제자들이 다른 모든 직역의 국민과 마찬가지로 직장 선택의 자유를 포함한 자기결정권을 존중받고 양심에 따라 행동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입니다. 각종 명령의 ‘취소’가 아닌 ‘철회’는 지난 3개월 동안의 행정명령은 여전히 유효함을 뜻하며 이에 불응했던 전공의들을 ‘현행법을 위반한 범법자’로 규정합니다. 복귀하는 전공의는 수련을 마치기 전 다시 집단행동에 참여한다면 행정처분 절차가 재개될 처지에 있으며, 사직하는 전공의는 다른 곳에서 의사의 길을 걷고 있더라도 정부의 결정에 따라 언제든지 면허정지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다행히 원장님께서 전공의에게 일체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복귀 전공의의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원장님께서 복귀 전공의의 안전을 약속해주시는 것만으로 대다수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을까요? 병원 기능 정상화를 통해 국민의 건강권을 빠르게 회복하기 위해선 많은 전공의의 복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향후 처분의 우려가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의사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정말 기대하시는지요? 행정명령의 전면 취소로 처분의 우려를 근본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교수들의 결의가, 복귀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만족시키려는 몸부림임을 원장님께서도 알고 계시리라고 믿습니다. 수만 명 직원의 생계가 걸려있는 서울대학교병원이 정상화되고 교육수련병원으로써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인 만큼, 교수들의 뜻에 부디 힘을 실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비대위의 전체 휴진 결의에 여러 가지로 걱정이 많으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교수들이 병원을 떠나겠다는 것이 아니며, 희귀, 중증 환자와 암환자 분들에게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치도록 방관하겠다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전체 휴진 기간동안 외래 진료실을 닫고 정규 수술 일정을 조절하게 되겠지만, 응급실, 중환자실 등의 필수 부서 진료를 강화하여 반드시 우리 병원에서 시급한 진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분들의 진료는 최대한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입원 중인 환자분들의 치료는 어긋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휴진으로 인해 진료와 검사, 수술이 미뤄지게 될 환자와 보호자분들께 죄송합니다. 이유를 막론하고, 환자이면서 종종 우리의 스승이 되어 주신 여러분들께 불편과 우려를 끼쳐드림에 죄송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정부의 합리적인 조치로 빠른 시일 내에 휴진을 멈추고 다시 진료실에서 뵙길 소망합니다.

그간 병원장님께서 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 타 직역 직원들과의 갈등과 같은 다양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비대위의 활동을 존중해주신 데에 대해 이번 기회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원장님께서 당부하신 것처럼, 지금까지 비대위는 대화를 통한 중재자의 역할을 자임하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과학적인 의료 인력 추계 연구를 진행하고 당사자들이 한 곳에서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며, 각자의 전문 분야 대신 의료정책을 공부하고 익숙한 환자와 동료들 대신 정부 관계자와 기자들을 만나며 이 사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우리 제자들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지 않으며, 의료 현장과 교육 현장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제 전체 휴진이라는 극단적인 선택 외에 저희에게 남아있는 방법이 어떤 것이 있는지요?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이라 불리는 서울대학교병원 교수들이 지금까지의 대화와 설득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기본권 침해의 방침을 거두지 않는 현 상황을 묵과해도 되는 것일까요? 우리가 지금 침묵한다면 정부는 국민의 자유의지를 억압하는 데에 더욱 거리낌이 없어질 것입니다.

원장님과 병원 집행진께 부탁드립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난 그간의 비정상적인 진료 형태를 유지하면서 상황이 나아지기만을 기대하지 마시고, 바람직한 의료체계를 실천함으로써 전공의와 의대생이 복귀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십시오. 이들이 돌아와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진료 기능과 교육 기능이 회복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단지 서울대학교병원만의 회복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의료 시스템이 발전하고 제자들이 이끌어갈 올바른 의료 체계의 초석이 세워질 수 있도록, 정의로운 길에 앞장서서 당당히 매를 맞는 모습을 보여주십시오. 저희 교수들이 뒤따르겠습니다.

2024년 6월 9일

서울의대-서울대학교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올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