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증원 법원 제출 자료 경악 금치 못해”
“정부, 의대증원 법원 제출 자료 경악 금치 못해”
전의교협, 대국민 호소 ... “의료 농단, 의대 입시 농단 멈추게 해달라”
  • 박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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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5.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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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진료 과목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며 근무를 중단한 19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사진=헬스코리아뉴스] (2024.02.19)

[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각 대학 수요조사 타당성 검토는 요식행위 수준이었고, 현장 실사를 거친 대학은 40개 대학 중 14곳에 불과했고, 그조차도 매우 부실하게 진행되었음이 드러났다. 교육부와 대학 본부 간에 오간 공문, 의학교육점검반의 평가보고서 등을 여전히 공개할 수 없다고 한다. 교육부 눈 밖에 날 경우 대학들이 입게 될 불이익을 고려하면 대학의 자율적 입장 표명은 애당초 불가능하였음도 확인되었다.”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14일, 정부가 서울고등법원에 지난 10일 제출한 의대 정원 증원 근거자료와 관련,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의교협은 이날 발표한 12차 성명서를 통해 “ 의대정원배정위원회(배정위)에서는 학교별 교육 여건을 고려한 배분 논의가 없었음도 드러났다”며, “증원 후 각 대학의 총 정원이 열명 단위로 해야 바람직하다고 하면서 강원대는 왜 증원 후 총 정원이 132명인가?”라고 반문했다.

전의교협은 “정부 논리대로 열명 단위를 맞추어야 한다면 130명이나 140명으로 했어야 하지 않나? 132명으로 해야 총 2천명 증원에 끼워 맞출 수 있었겠지”라고 비꼬았다.

전의교협은 특히 “배정위 회의 전날 ‘지방 국립대 의대 7곳 정원을 200명으로 늘릴 것이란’ 보도는 배정위와 무관하게 이미 대학별 의대 정원을 누군가 결정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배정위 명단과 회의록을 공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배정위 회의에 뜬금없이 충북도청 공무원이 참석하였음이 드러났는데, 충북의대 정원이 49명에서 200명으로 4배 이상 증원된 것이 우연이겠냐”며, 정부의 비상식적, 비과학적, 비합리적 우격다짐 증원 정책에 실소와 탄식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의교협은 그러면서 “5월 10일 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자료들은 의대 정원 증원의 필요성이나 과학적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였고, 수많은 주요 회의들은 모두 요식행위에 불과했음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전혀 준비되지 못한 대학들의 의대정원 증원 희망은 마치 땅도, 예산도 없이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이를 주도한 정부는 부실 아파트 선분양을 장려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라고 개탄했다.

전의교협은 마지막으로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은 다분히 정치적인, 아니 정략적인 결정이었음이 드러났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의료 농단, 의대 입시 농단을 멈출 수 있게 나서 주셔야 한다. 잘못된 의대증원 정책을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국민 여러분, 의료 농단, 의대 입시 농단을 멈추게 해주십시오.

1. 정부가 고등법원에 5월 10일 제출한 의대 정원 증원 근거자료를 검증하면서 우리는 경악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2. 각 대학 수요조사 타당성 검토는 요식행위 수준이었고, 현장 실사를 거친 대학은 40개 대학 중 14곳에 불과했고, 그조차도 매우 부실하게 진행되었음이 드러났습니다. 교육부와 대학 본부 간에 오간 공문, 의학교육점검반의 평가보고서 등을 여전히 공개할 수 없다고 합니다. 교육부 눈 밖에 날 경우 대학들이 입게 될 불이익을 고려하면 대학의 자율적 입장 표명은 애당초 불가능하였음도 확인되었습니다.

3. 의대정원배정위원회(배정위)에서는 학교별 교육 여건을 고려한 배분 논의가 없었음도 드러났습니다. 증원 후 각 대학의 총 정원이 열명 단위로 해야 바람직하다고 하면서 강원대는 왜 증원 후 총 정원이 132명인가요? 정부 논리대로 열명 단위를 맞추어야 한다면 130명이나 140명으로 했어야 하지 않나요? 132명으로 해야 총 2천명 증원에 끼워 맞출 수 있었겠지요. 배정위 회의 전날 ‘지방 국립대 의대 7곳 정원을 200명으로 늘릴 것이란’ 보도는 배정위와 무관하게 이미 대학별 의대 정원을 누군가 결정했다는 것이고, 그래서 배정위 명단과 회의록을 공개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배정위 회의에 뜬금없이 충북도청 공무원이 참석하였음이 드러났는데, 충북의대 정원이 49명에서 200명으로 4배 이상 증원된 것이 우연일까요? 정부의 비상식적, 비과학적, 비합리적 우격다짐 증원 정책에 실소와 탄식을 금할 수 없습니다.

4. 2월 6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는 오후 2시에 개최되었고, 정부의 2천명 증원 확정 소식은 이미 2시간 전에 일부 신문사에서 단독보도를 하였습니다. 보정심 회의는 그저 유명무실한 거수기 역할 회의였단 말입니까? 5월 10일 제2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회의 후 보건복지부 웹사이트에 게시된 보도자료는 충격적이게도 이미 회의 전날 기자단에 배포된 보도자료와 토씨 하나 다르지 않습니다. 사실인지조차 믿을 수 없는 뒤늦게 법원에 제출되는 회의 요약 문건들, 주요 회의를 요식행위로 만들어버리는 회의 전 이미 작성 완료된 보도자료들, 과연 법과 원칙이 소중한 나라에서 수수방관하여도 되는 행태입니까?

5. 5월 10일 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자료들은 의대 정원 증원의 필요성이나 과학적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였고, 수많은 주요 회의들은 모두 요식행위에 불과했음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행정부의 잘못된 정책 집행으로 인한 일파만파의 피해는 의료시스템의 파국과 함께 사회적 대혼란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전혀 준비되지 못한 대학들의 의대정원 증원 희망은 마치 땅도, 예산도 없이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이를 주도한 정부는 부실 아파트 선분양을 장려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6.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은 다분히 정치적인, 아니 정략적인 결정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정부가 초래한 의료 농단, 의대 입시 농단이 3개월을 넘어가는 시점에, 우리 의과대학 교수들은 이 사태로 인하여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환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7. 국민 여러분께서 의료 농단, 의대 입시 농단을 멈출 수 있게 나서 주셔야 합니다. 잘못된 의대증원 정책을 막아 주십시오.

2024년 5월 14일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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