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규제 당국의 허가가 불발된 중국산 PD-1 면역관문 억제제 ‘테빔브라주’(Tevimbra, 성분명: 티스렐리주맙·tislelizumab)가 우리나라에 상륙했다.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베이진코리아의 ‘테빔브라주’는 이전 백금 기반 화학요법 치료를 지속할 수 없거나 투여 이후에 재발된 또는 진행된 절제 불가능·재발성·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식도편평세포암(ESCC) 성인 환자에서의 단독요법으로 허가를 받았다. ‘테빔브라주’가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승인을 받은 건 한국이 유일하다.
이번 허가는 베이진 측이 실시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BGB-A317-302)의 결과를 근거로 했다. 해당 시험은 절제 불가능·재발성·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ESCC 환자를 대상으로 ‘테빔브라주’와 화학요법의 유효성을 무작위로 비교한 연구였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2019년 3월, BGB-A317-302 연구의 임상 3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했다. 모집된 국내 환자는 총 30명이었고, 시험은 삼성서울병원 등 10개 기관에서 실시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시험 결과 ‘테빔브라주’는 시험의 1차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기간(OS)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시켰다. ‘테빔브라주’ 투여군의 OS 중앙값은 8.6개월로, 대조군의 6.3개월 대비 더 길었다.
‘테빔브라주’는 면역 활성을 억제하는 면역관문 단백질인 PD-1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면역 세포의 암 공격력을 촉진하는 약물이다. 현재 중국에서 비소세포폐암 등 9개의 고형암 치료제로 허가를 받아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테빔브라주’ 보유사인 중국 베이진(BeiGene)은 중국 이외의 지역으로도 ‘테빔브라주’를 수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1월,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에 북미·유럽·일본 시장에 대한 ‘테빔브라주’의 권리를 양도하는 제휴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노바티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식도편평세포암 치료제로 ‘테빔브라주’의 허가 신청을 제출했고, FDA는 2021년 9월 이를 접수했다. 하지만 FDA 측은 이듬해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내 제조 공장 현장 실사가 불가능하다”며 허가 결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식도편평세포암 치료제로서 ‘테빔브라주’의 FDA 허가를 포기했다.
노바티스는 아직까지 ‘테빔브라주’의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허가 추진은 감감무소식이다. 따라서 중국을 제외하고 ‘테빔브라주’가 허가된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베이진 측은 당분간 우리나라에서 ‘테빔브라주’의 적응증 확대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현재 비소세포폐암, 간세포암 등 여러 고형암에서 ‘테빔브라주’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여러 건의 국내 3상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