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이한울] 해열진통소염제 펠루비를 통해 신약의 단맛을 느낀 대원제약이 새로운 신약 파이프라인 발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는 물론,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모습이다.
대원제약은 전문약 사업부의 강세와 코로나19에 따른 감기약 판매 호조에 따라 그동안에도 상당한 성장을 이루었다. 연결기준 연도별 매출액을 보면 2020년 3085억 원, 2021년 3541억 원, 2022년 4788억 원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올해는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2341억 원) 대비 9.8% 증가한 2571억 원을 달성, 연매출 5000억 원 시대를 앞두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오는 2027년에는 연매출 1조 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상승세에 따라 R&D 투자 역시 증가하고 있다. 2019년 256억 원을 기록했던 연구개발비는 2022년 442억 원으로 매출대비 9.99%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249억 원으로, 매출대비 10.42%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R&D 투자로 얻어진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은 비만치료제다. 대원제약은 이달 초 라파스와 공동 개발 중인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비만치료제 ‘DW-1022’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식약처에 신청했다. ‘DW-1022’는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주사제)를 패치제로 제형 변경한 후보물질이다.
위고비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이다. GLP-1 계열 약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당뇨병치료제로 사용됐으나 체중 감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만약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대원제약은 ‘DW-1022’ 외에도 고지혈증, 자궁근종, 폐암, 당뇨, 비만 등 5개의 자체 개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개량신약이나 복합제 파이프라인도 9개에 이른다. 모두가 R&D 투자의 성과물이다.
이 회사는 바이오벤처 투자를 통한 파이프라인 확보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른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다.
올해 5월 팜어스바이오사이언스와 체결한 당뇨·비만 치료제 신약 연구개발 제휴가 대표적이다. 최근 주목받는 GLP-1 계열 당뇨·비만 치료제를 공동개발하는 내용이다. 양사는 이 계약에 따라 팜어스의 약물 설계 및 합성을 통해 획득한 삼중작용제(GLP-1/GIP/GCG)를 평가하고 최종 후보 물질을 선정한 후 비임상과 임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8월에는 피투케이바이오와 폐흡입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지난 2020년 발매한 폐흡입제 콤포나콤팩트에어(플루티카손+살메테롤)에 이은 신약 개발로 관련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대원제약의 신약 파이프라인 발굴 노력은 제2, 제3의 펠루비(Pelubi, 성분명: 펠루비프로펜·Pelubiprofen)를 발굴함으로써, 중장기 목표인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앞당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산 신약 12호인 펠루비는 2007년 정제로 출시됐으나, 2015년 복용 편의성을 개선한 서방정으로 업그레이드 출시되면서 연매출 400억 원대의 블록버스터로 자리잡았다. 펠루비 시리즈는 약효 또한 우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들어 해외 제약사들이 보이는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펠루비는 최근 인도네시아에 완제품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러시아와 CIS국가에 한정돼 있던 기존의 수출국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26일 헬스코리아뉴스에 ”펠루비는 현재 해외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며, 필리핀과 맥시코는 (공급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직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적극적인 R&D 투자없이 기업의 미래가 없다라는 판단 아래 단순 제품 개발의 차원을 넘어 특화된 신약과 개량신약의 독자적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 도약 의지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