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한울] 국내 제약사들이 미래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기업 간 협력체계 구축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과거 마케팅 분야에서 주로 손을 잡았다면 최근에는 신약개발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화두다.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성공한 대표적 기업은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은 요즘도 오픈이노베이션을 핵심 성장 전략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6일 사이러스테라퓨틱스와 혁신적 소분자 항암 표적치료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이러스테라퓨틱스는 혁신적인 소분자 치료제 개발부터 새로운 모달리티인 표적단백질분해(TPD) 개발기술을 모두 보유하는 신약 개발 전문 바이오벤처다.
양사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항암 신약 개발 기초연구부터 후보물질의 공동개발, 기술이전, 상용화까지 협력할 방침이다.
유한양행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성공적으로 개발한 경험이 있다. 레이저티닙은 2015년 유한양행이 국내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도입한 물질이다. 유한양행은 임상 단계를 거쳐 렉라자를 신약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왼쪽부터) 동아에스티 연구개발 총괄 박재홍 사장과 HK이노엔 연구개발 총괄 송근석 전무가 6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2023.09.06]](/news/photo/202309/334350_219240_4718.jpg)
항암제 개발을 위한 상위 제약사 간 협력도 눈에 띈다. 동아ST와 HK이노엔은 지난 6일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개발을 위해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맺었다.
HK이노엔이 개발 중인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저해제에 동아에스티의 단백질 분해 기반 기술을 접목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을 표적하는 'EGFR 분해제'를 만드는 게 목표다.
향후 HK이노엔은 자체 개발 중인 EGFR 저해제를, 동아에스티는 단백질 분해 기반기술을 공유해 EGFR L858R 변이를 표적하는 차세대 EGFR 분해제 후보물질을 도출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이 주목되는 점은 상위 제약사간 오픈이노베이션이란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제약업계의 오픈이노베이션은 주로 규모가 있는 제약사와 작은 규모의 바이오벤처가 손을 잡는 형태지만, 양사는 이번에 자신이 보유한 기술 공유를 통해 더 큰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에스티는 앞서 지난달 씨비에스바이오사이언스와 동반진단 기반 치료제 개발과 데이터분석 플랫폼을 활용한 후보물질 발굴 및 신약 개발에 관한 공동 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양사는 씨비에스바이오사이언스의 동반진단 기술을 활용해 삼중음성유방암 등 난치성 암종에 대한 항암제 및 각종 질환 치료제 개발과 바이오마커 발굴 등에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중견 기업인 삼진제약도 지난달 탈모치료제 연구개발 기업인 에피바이오텍과 유전자 치료제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삼진제약은 항체약물접합체 페이로드 개발에 대한 연구를, 에피바이오텍은 항체 플랫폼과 유전자 교정 기술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도의 기술력과 거대 자본을 요구하는 신약 개발 분야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은 상생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상위 제약사 간 오픈이노베이션도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