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제약의 성장호르몬제제 '엔젤라'[사진=한국화이자제약 제공]](/news/photo/202309/334310_219145_513.gif)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한국화이자가 자사의 주 1회 투약 성장호르몬 주사제 ‘엔젤라(Ngenla, 성분명: 소마트로곤·somatrogon)’의 보험급여 등재를 계기로, 시장 확대에 박차를 하고 있다. ‘엔젤라’는 올해 1월 국내 식약처 허가를 받은데 이어, 9월 1월부터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아 환자와의 접근성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한국화이자제약은 14일 ‘엔젤라’의 보험급여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주 1회 투약 주사제(엔젤라)의 효능을 강조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성장 호르몬 결핍증은 소아에서 성인에게까지 영향을 끼치는 희귀 질환이다. 성장과 발육 등에 문제가 생기고, 성인에게는 근육량 감소, 지방 증가,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 등을 유발한다.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진단받은 소아는 성장이 끝날때까지 끊임없이 성장호르몬 제제를 투약 받아야 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채현욱 교수는 이 자리에서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의 의학적 미충족 수요와 주 1회 성장호르몬 엔젤라의 임상적 의의’를 주제로,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의 최신 치료 지견과 ‘엔젤라’의 주요 임상연구 데이터를 발표했다.
![엔젤라 급여 적용 기자간담회 [사진=이충만]](/news/photo/202309/334310_219153_2350.jpg)
채 교수는 “성장호르몬 치료 과정에서 소아 환자가 육체적·심리적 부담을 받게 되며, 환자의 치료 순응도는 소아환자의 키 성장 속도와 선형 성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며 “일주일에 하루 이하로 투여를 놓친 치료 순응도가 높은 환자가 일주일에 3일 이상 투여를 놓친 환자군에 비해 더 좋은 키 성장 속도 표준편차 점수를 보인 연구 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 호르몬 결핍증에 대한 표준 치료법은 부족한 성장 호르몬을 보충하기 위해 제제를 주기적으로 투약하는 것이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이미 지난 2001년 12월, 성장 호르몬 결핍 치료제 ‘제노트로핀(Genotropin, 성분명: 소마트로핀·smatropin)’을 허가 받아 시판 중이다. ‘제노트로핀’은 1주일에 걸쳐 6회 또는 7회 용량을 피하주사하는 방식으로, 1일 1회 복용제인 셈이다.
여기에 이 회사는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대폭 개선시킬 수 있는 주 1회 주사제인 ‘엔젤라’ 개발에 나섰다. 한국화이자제약은 2017년 4월부터 2019년 8월까지 한국을 포함해 21개국에서 사춘기 이전의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 환자 228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에 참여한 환자는 224명으로, 주 1회 ‘엔젤라’ 투여군과 ‘지노트로핀’ 투여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그 결과, 12개월 시점의 ‘엔젤라’군의 연간 키 성장 속도는 1년에 10.10cm, 매일 투여하는 성장호르몬인 ‘지노트로핀’군은 1년에 9.75cm로, 두 제제의 연간 키성장 속도 차이는 0.33cm 였다. 사전 지정된 하위그룹 분석에서도 ‘엔젤라’군의 키성장 속도는 연령, 성별, 성장호르몬 분비 수치와 관계 없이 ‘제노트로핀’군과 유사했다.

채 교수는 “‘엔젤라’는 매일 투여하는 성장호르몬 제제 대비 연간 키 성장 속도에서 비열등성을 보였으며, 유사한 안전성과 내약성 프로파일을 보였다”며 “주 1회라는 투여의 편의성와 프리필드펜 타입의 사용 편리성을 갖춘 ‘엔젤라’는 치료 부담에 대한 3상 교차연구에서 매일 투여 성장호르몬 제제 대비 낮은 치료 부담을 보였고, 치료 경험의 만족도를 높여 환자의 보호자에게 선호되는 치료 옵션으로 확인됐다”고 ‘엔젤라’의 유효성을 소개했다.
이어 “‘엔젤라’의 급여로 임상현장에서도 실제 처방이 이루어짐에 따라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의 치료 순응도 향상에 기여해 ‘엔젤라’를 중심으로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화이자제약 희귀질환사업부 대표 김희정 전무는 “‘엔젤라’의 급여 적용을 통해 국내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가 필요한 소아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확대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주 1회 성장호르몬 제제인 ‘엔젤라’ 치료를 통해 기존의 매일 치료 성장호르몬 제제로 일상의 불편함을 겪고 있던 소아 환자와 보호자의 치료 부담을 덜고 꾸준한 치료를 이어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엔젤라’는 DNA 재조합 기술을 통해 반감기가 길어진 재조합 인간 성장호르몬 제제로, 뇌하수체 성장호르몬 분비 장애로 인한 만 3세 이상 소아의 성장부전 치료에 대해 올해 1월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지난 9월1일부터 건강보험 약제 급여 목로에 등재된 ‘엔젤라’는 해당 연령의 3 퍼센타일 이하의 신장이면서 2가지 이상 성장호르몬 유발검사로 확진되고, 해당 연령보다 골연령이 감소된 만 3세 이상 성장호르몬 분비장애 소아환자에게 보험급여가 적용된다.
매일투여 성장호르몬제에서 ‘엔젤라’로 전환하는 환자의 경우, 매일투여 성장호르몬제의 마지막 주사 후 다음날 주1회 투여요법을 시작할 수 있다.
화이자측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품(FDA)로부터 ‘엔젤라’의 허가가 한 차례 거절된 이유도 설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해당 임상 연구에서 성장호르몬 제제 투약 이후 항체 반응을 보인 환자를 정밀 분석하기 위해 허가가 잠시 유보된 것이었다. 정밀 분석 결과, ‘엔젤라’는 항체 반응에도 불구하고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입증한 점이 인정되어 올해 7월 FDA의 허가를 취득했다.
한국화이자측은 “국내에서 ‘엔젤라’가 먼저 품목허가된 까닭은 허가 신청 일정 차이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국내 성장호르몬 제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2400억 원 규모다. LG화학의 ‘유트로핀’이 1위를, 동아ST의 ‘그로트로핀’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거의 매일 맞는 주사제다. 주 1회 성장호르몬 제제인 ‘엔젤라’의 급여 적용으로 국내 성장호르몬 제제 시장에 어떤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