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항암치료를 받는 혈액암 및 고형암 환자의 백신 접종 후 중화 항체 반응 비교 결과, 혈액암 환자가 고형암 환자에 비해 중화 항체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의 메디컬 핫뉴스를 정리했다. [편집자 글]
항암치료 받는 혈액암 환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 예방 효과 낮아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는 혈액암 환자의 코로나19 백신 예방 효과가 고형암 환자보다 현저히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윤진아 교수 연구팀(김세형‧김찬규‧박성규‧임성희 교수, 최성혁 임상병리사, 김지연‧김보라 간호사)은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중요한 연구를 수행해 왔다. 지속되는 코로나19 감염과 다양한 변종의 발생 그리고 서양과는 다른 의료 시스템 속에서 한국의 고위험 항암 환자에 대한 코로나19 예방접종 및 추가접종에 대한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항암화학요법 치료 중인 국내 고형암 및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항체 반응 비교 연구를 시행했다. 이 연구에서는 ‘surrogate Virus Neutralization Test(sVNT)’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고형암 환자 48명과 혈액암 환자 37명의 코로나19 중화 항체의 양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항암화학요법을 받고 있는 혈액암 환자들은 고형암 환자들보다 코로나19 중화 항체 수준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 환자의 항체 반응 평균값(표준편차)은 혈액암 환자가 45.3%(40.28), 고형암 환자가 61.78%(34.79)였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P-Value=0.047)를 보였다.
윤진아 교수는 “이 연구 결과를 통해 화학항암요법을 받는 혈액암 환자들이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비교적 약한 항체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따라서 혈액암 환자들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에도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손 위생 등의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고위험군인 암 환자와 의료 종사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 및 코로나19 감염 후 항체 형성 변화 등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다수 발표해 SCI급 논문에 게재했다. 향후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는 암 환자에서 부스터 접종 이후 오미크론 변이체들에 대한 항체 반응’ 관련 논문도 발간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윤진아 교수는 “본 연구팀의 코로나19 백신 관련 다양한 연구가 암 환자와 의료진의 면역 반응을 이해하고, 예방 효과를 평가하며, 앞으로의 추가 백신 접종 계획 수립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체중 노년 환자라면 ‘섬망’ 조심해야

저체중의 고령 환자일수록, 정상체중 고령 환자에 비해 섬망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비만 또는 과체중은 고령 환자의 섬망 발생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주영 교수·고유진 강사 연구팀은 대규모 중환자 집단에서 체질량지수(BMI)가 섬망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섬망은 정신 능력에 장애가 발생해, 의식과 인지 기능이 급격히 변하는 상태를 말한다. 현재 있는 장소나 시간을 모르고, 사람을 못 알아보거나 간단한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등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섬망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노년층에서 흔하며, 중환자실 환자 3명 중 1명이 경험할 정도로 중환자에게 흔히 발견된다. 중환자의 경우 섬망은 높은 사망률과 장기 입원 등 중대한 건강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
그간의 선행연구를 통해, 영양실조와 근감소증이 섬망 발생 요인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연구팀은 영양실조와 근육량 감소를 반영하는 지표인 BMI에 주목했다. 영양실조와 근육 소실은 염증 발생 및 뇌 혈류 공급 저하 등의 다양한 메커니즘으로 섬망과 연관될 수 있기 때문이디.
연구팀은 2013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50세 이상 5622명의 환자를 저체중과 정상, 과체중 및 비만 그룹의 BMI 범주로 세분화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72.9세였으며, 남성 비율이 60.1%로 여성(39.9%)보다 조금 더 높았다. 섬망의 발생은 총 환자의 19.0%(1069명)에게서 발생했다.

연구 결과 BMI가 18.5 미만인 저체중 환자의 경우, 섬망 발생률이 정상체중(BMI 18.5-25) 환자들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저체중 환자들은 정상체중 환자들에 비해 1.5배 이상 높은 섬망 발생률을 보였다.(p<0.02) 반면 과체중과 비만 상태는 섬망 발생률과 큰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오주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환자실 환자에서 체중과 섬망 발생 간 관련성을 조사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며 “낮은 BMI를 보이는 저체중 환자들에서 섬망 발생이 높게 나타난 점은 중환자에서 체중을 관리하고 저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섬망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과체중과 비만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대이기에 일반적으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만, 노인층에 있어서, 특히 중환자의 경우에는 저체중 또한 위험한 문제가 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노인학 국제 학술지인 ‘Archives of Gerontology and Geriatrics’에 게재됐다.
소음순 유착 환아, 에스트로겐 치료가 안전하고 효과적

사춘기 이전 소아에게 발생하는 ‘소음순 유착’ 질환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밝혀졌다. 국내 연구진이 소음순 유착의 1차 치료법인 ‘에스트로겐 크림 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소아청소년여성클리닉 구승엽 교수 연구팀(김훈·김성우·한지연 교수)은 2005년부터 2019년까지 소음순 유착으로 내원한 사춘기 이전 환아 114명을 대상으로 에스트로겐 연고의 소음순 유착 치료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사춘기 이전 여아의 0.6~3%에서 발생하는 ‘소음순 유착’은 여러 자극으로 인해 양쪽 소음순이 달라붙는 질환이다. 치료 없이 호전되기도 하지만, 질입구 및 요도입구를 막아 배뇨장애나 요로감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경우 치료를 실시한다.
치료법은 수술 또는 유착 부위에 보습제, 항생제 연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도포하는 것 등으로 다양한데, 그중 ‘에스트로겐 연고’ 도포가 1차 치료법으로 사용되어왔다. 그러나 에스트로겐 요법의 효과를 일관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없어서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소음순 유착으로 내원한 3개월~8세 환아 114명을 에스트로겐 연고로 치료한 그룹(94명)과 치료 없이 경과 관찰한 그룹(20명)으로 구분하고 추적 관찰했다. 치료 방법은 부작용 및 보호자의 선호를 고려한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선택됐다.
에스트로겐 치료는 4주 이상 실시됐으며, 모든 환자들은 치료 경과 평가를 위해 첫 내원으로부터 6개월 후 클리닉에 재방문했다. 이후 재발 여부 평가를 위해 3년간 매년 1회 클리닉에 내원했다.
치료 경과를 평가한 결과, 에스트로겐 치료군은 100%(94명)에서 유착이 해소됐다. 경과 관찰한 대조군은 85%(17명)에서 유착이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대적으로 진단 연령이 어린 23.2개월 이하에서 치료 효과가 높았다. 재발의 경우, 에스트로겐 치료군과 경과 관찰한 대조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구승엽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에스트로겐 치료의 상당한 치료 효과를 증명하고, 경과 관찰한 것과 비교했을 때 재발 발생 비율도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이 결과는 국내 소음순 유착 환아에게 1차 치료로서 에스트로겐 치료를 고려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아비뇨기계 권위있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Pediatric Urology(소아비뇨기과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