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메디컬 핫뉴스]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 낮아도 문제
[오늘의 메디컬 핫뉴스]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 낮아도 문제
“암담한 미래가 지속적인 자살 생각 일으켜”

집에서도 정확하게 수면 단계 측정하는 인공지능 모델 개발
  •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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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6.0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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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고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사람도 혈중 염증 활성도가 높아져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의 메디컬 핫뉴스를 정리했다. [편집자 글]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 낮아도 심혈관질환 위험 더 높아질 수 있어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양한모 교수, 박찬순 임상강사, 숭실대 한경도 교수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양한모 교수, 박찬순 임상강사, 숭실대 한경도 교수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도 심혈관질환이 더 잘 생길 수 있다는 역설적 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확인됐다.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고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사람도 혈중 염증 활성도가 높아져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적극적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양한모 교수·박찬순 임상강사 및 숭실대 한경도 교수 공동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30~75세 성인 약 243만명을 대상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의 상관관계를 약 9년간 추적 관찰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LDL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붙으면 혈관이 딱딱해지고 좁아지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을 유발한다. 따라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려면 이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을수록 좋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실제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은 고지혈증약을 복용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치료를 받는다.

연구팀은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2차 예방군이 아닌, 병력이 없는 ‘1차 예방군’에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의 임상적 의미에 주목했다.

국가건강검진 결과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고 고지혈증약도 복용하고 있지 않은 1차 예방군 성인 240여만명을 대상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른 심근경색 및 뇌졸중 발생 위험에 대한 약 9년간의 추적 관찰이 이뤄졌다.

그 결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80~90ml/dL 이하인 경우 이 수치가 낮아질 때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오히려 증가하는 J자형 상관관계가 관찰됐다.

 

[자료1] LDL 콜레스테롤과 심혈관 질환 발생의 J 커브 모양 상관관계. 심근경색(좌측) 및 뇌졸중(우측) 모두 LDL 콜레스테롤과 J 커브 모양의 관계를 보임.
LDL 콜레스테롤과 심혈관 질환 발생의 J 커브 모양 상관관계. 
심근경색(좌측) 및 뇌졸중(우측) 모두 LDL 콜레스테롤과 J 커브 모양의 관계를 보였다.

추가로 연구팀은 이러한 역설적인 현상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코호트(2812명) 및 국민건강영양조사 코호트(1만 7056명)를 분석했다.

그러자 두 코호트에서 공통적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 및 염증 정도를 나타내는 ‘hs-CRP(고민감도 C-반응성 단백질) 수치’ 사이의 J자형 상관관계가 관찰됐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와 hs-CRP(고민감도 C-반응성 단백질)의 상관관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코호트(좌)와 국민건강영양조사 코호트(우) 모두 J커브 모양의 관계를 보임. LDL
LDL 콜레스테롤 수치와 hs-CRP(고민감도 C-반응성 단백질)의 상관관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코호트(좌)와 국민건강영양조사 코호트(우) 모두 J커브 모양의 관계를 보였다. 

두 코호트에서 LDL 콜레스테롤 ‘70mg/dL 미만’ 그룹은 ‘70mg/dL 이상 130mg/dL 미만’ 그룹에 비해 평균 hs-CRP 수치가 높고, hs-CRP 수치가 높은 사람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컸다.

연구팀은 “염증 활성도가 증가하면 심혈관질환 위험도도 높아진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LDL 콜레스테롤 수치와 심혈관계 질환 사이의 J자형 상관관계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집단에서 증가된 염증 활성도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지혈증약을 복용해왔던 사람’ 및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고 고지혈증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향후 10년 심혈관질환 고위험군(미국심장학회 가이드라인)’에 속하는 사람은 기존 학설과 마찬가지로 LDL 콜레스테롤이 낮아질수록 심혈관질환 위험도 줄어드는 선형적인 관계가 나타났다. 이러한 사람들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기존의 치료 방식이 심혈관질환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약을 복용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면 심혈관질환이 증가될 것을 우려할 수 있겠지만, 스타틴 복용군 분석 시 LDL 콜레스테롤 수치 및 심혈관질환 위험도 사이에 J커브는 나타나지 않았으므로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양한모 교수는 “이번 결과가 기존 학설과 다른 양상을 보이는 만큼 교란 변수나 통계적 오류가 없는지 다각도에서 분석했으나 결과는 동일했으며, 특히 LDL 콜레스테롤이 낮으면서 심혈관질환이 잘 생기는 특정 다른 질환 환자군들까지 고려하여 분석했으나 역시 마찬가지였다”며 “이전 연구들과 다르게 심혈관질환 병력 유무에 따라 대상을 1차·2차 예방군으로 명확히 구별하고, 대규모 인원을 장기간 추적 관찰했기에 J커브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에서 주목할 부분은 심혈관질환 발생에 있어 다양한 위험인자를 고려해 잠재적 환자군을 명확히 하고, 추적과 관리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특히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도 염증 활성도 수치가 높은 사람은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다학제연구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Advanced Research’에 게재됐다.

 

LDL 콜레스테롤과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발생의 J커브모양의 상관관계
LDL 콜레스테롤과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발생의 J커브모양의 상관관계

 

“암담한 미래가 지속적인 자살 생각 일으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이요한 교수 [사진=고려대 의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이요한 교수

소득 수준이 낮고 자신의 미래 경제적 상황을 부정적으로 생각할 경우, 자살 생각의 지속성이 9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이요한 교수 연구팀이 자살 생각의 지속성과 사회경제적 요인에 대한 연구 결과(제 1 저자, 보건대학원 최민재 연구교수)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세 이상 성인 1만 17명을 대상으로 8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로 전체 대상자 중 약 14%는 8년 동안 자살 생각 경험이 한 번 이상 있었다고 응답했으며 그중 6%는 자살 생각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 지속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요인은 경제활동 여부, 가구 소득, 자신의 미래 경제적 수준에 대한 방향이었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 가구 소득이 낮을수록, 자신의 미래 경제적 수준을 부정적으로 여길수록, 자살 생각이 지속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이 낮고 미래 경제적 수준을 부정적으로 생각할 경우, 자살 생각이 없는 집단에 비해 자살 생각을 지속할 위험이 9.2배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자살 생각의 지속이 경제적 요인과 관련성이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으며, 특히 본인의 경제적 수준 전망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자살생각의 위험도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요한 교수는 “고도성장과 더불어 경제적 위기를 경험한 한국 사회는 부에 대한 열망이 높고, 부의 대한 기준 또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불평등은 증가하는 상황일수록 본인의 미래 경제적 수준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며 “이는 자살 생각의 지속성과 자살 사망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어, 우리 사회가 개인이 처한 경제적 어려움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심리적 지지와 사회적 지지도 제공해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사회의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인 ‘Social Science & Medicine’ 최근호에 ‘자살 생각의 궤적과 사회경제적 예측 요인(원제: Long-term trajectories of suicide ideation and its socioeconomic predictors: A 8-year follow-up study)’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집에서도 정확하게 수면 단계 측정하는 인공지능 모델 개발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 에이슬립 AI총괄 김대우 박사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 에이슬립 AI총괄 김대우 박사

집에서도 높은 정확도로 수면 단계를 측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 연구팀(공동 교신저자 에이슬립 AI 총괄 김대우 박사)의 성과다. 

사람은 잠을 자는 동안 각성 → 얕은 수면 → 렘(REM) 수면 → 깊은 수면에 이르는 수면 단계를 거치게 된다. 정상적인 수면에서는 각 단계가 일정한 비율로 관찰되며, 피로를 회복하고 기억을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신체적·심리적 요인 등으로 정상적인 수면의 구조가 변화하면 수면의 질이 저하되고, 심할 경우 수면 관련 질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정용 수면다원검사’는 병원에서 진행하는 수면다원검사와 비교해 실제 환자들이 잠을 자는 것과 유사한 환경에서 이뤄지는 만큼 더욱 정확하게 수면 단계를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집에서 수면 중 스마트폰으로 녹음된 6,600시간의 소리 데이터를 비롯해 가정용 수면다원검사 데이터와 가정용 수면다원검사 중 스마트폰을 통해 녹음된 270시간의 숨소리 데이터를 동시에 활용해 가정에서 잠을 잘 때 발생하는 다양한 소리를 AI 모델에 학습시켰다.

 

가정용 수면다원검사 결과(가장 위)를 활용해 정확도를 검증한 결과, 연구팀의 기존 AI 모델(가장 아래)과 비교해 새롭게 개발한 AI 모델(가운데)은 붉은 색으로 표시된 불일치도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정용 수면다원검사 결과(가장 위)와 새롭게 개발한 AI 모델(가운데)의 유사도가 더욱 높았다.
가정용 수면다원검사 결과(가장 위)를 활용해 정확도를 검증한 결과, 연구팀의 기존 AI 모델(가장 아래)과 비교해 새롭게 개발한 AI 모델(가운데)은 붉은 색으로 표시된 불일치도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정용 수면다원검사 결과(가장 위)와 새롭게 개발한 AI 모델(가운데)의 유사도가 더욱 높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전에 개발한 수면단계 예측 AI 모델은 병원에서 진행하는 수면다원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사용자들이 집에서 잠을 잘 때 발생하는 다양한 소음과 이벤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가정용 수면다원검사 결과 데이터와 가정에서 수면 중 발생하는 다양한 소리를 학습시켰으며, 실제 수면 환경에 가까운 가정용 수면다원검사 결과를 활용해 검증을 거쳐 정확도를 높였다.

그 결과, 병원에서 진행한 수면다원검사 결과를 학습시킨 AI 모델을 가정에 적용했을 경우 병원에서 측정한 결과 대비 약 85% 수준인 것에 비해, 가정환경의 소리 데이터를 학습한 이번 AI 모델은 기존 모델보다 약 10%p 높은 성능을 보였다.

윤인영 교수는 “병원 환경을 기반으로 한 기존 AI 모델과 비교해 가정환경에서도 높은 정확도로 수면단계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이번에 개발한 모델을 활용해 평소 수면 양상을 파악한다면 수면 관련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자들을 조기에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3일부터 진행되는 미국수면학회 주최 학술대회인 ‘SLEEP 2023’와 AI 분야 컨퍼런스 ‘ICLR’에 소개됐다. 건강정보학 분야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JMIR(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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