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소 결합으로 합성 약물 반감기 대폭 늘린다
중수소 결합으로 합성 약물 반감기 대폭 늘린다
수소 결합 화합물, 합성 약물에 사용되지만 반감기 적어

중수소 결합으로 반감기 효과적으로 늘릴 수 있어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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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6.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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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평생에 걸쳐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에 있어 약물 효과의 지속 기간은 환자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는 주요 지표로 작용한다. 약효 지속 시간이 길수록 투약 횟수를 줄여 일상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 수준의 향상, 의학 기술의 발달에 따라 만성 질환 환자 수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제약 업계는 합성 약물의 지속 효과를 대폭 늘릴 수 있는 신약 개발 기술을 시도하고 있다.

수소 결합은 질소, 산소 또는 불소와 같은 전기 음성 원자에 공유 결합된 수소 원자가 다른 분자의 다른 음성 원자에 끌릴 때 발생하는 화학 결합으로, 약물 설계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약물 설계는 약물 분자의 결합에 기초해야 한다. 이때, 수소 결합은 약물과 수용체의 상호 작용뿐만 아니라 단백질 DNA를 포함한 다양한 생물학적 체계에서 리간드(분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물질) 결합의 특이성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리핀스키의 5대 법칙에 따르면, 경구 활성 약물들은 5에서 10가지 수소 결합을 가지고 있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수소 결합의 단점으로는 타 유형의 화학 결합 대비 결합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이다. 수소 결합은 부분적으로 전하된 분자 사이에서만 이온 상호 작용(반대 전하를 띤 이온끼리 끌어당기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결합력이 약한 만큼, 단백질 분해가 잘되어서 필요한 단백질로 바꾸기가 쉽지만, 결합 지속 시간이 낮다는 것이다.

제약 업계는 수소 결합 화합물 기반 합성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최적화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법을 고안해 왔다. 이중 ‘중수소화’라는 새로운 기술 전략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더 무겁고 느린 수소로 변경

중수소화는 화합물 분자 내의 수소 원자의 일부 또는 전부를 중수소로 변한 화합물을 생성하는 반응을 말한다. 중소수는 수소의 동위원소로, 수소의 원자핵에 중성자가 하나 더 들어가 있는 형태다. 이 원소는 일반적인 수소보다 더 무겁고 반응이 느린 원소로, 질량은 수소의 약 2배이다.

쉽게 말해, 약물 설계시 활용되는 수소 결합에서 수소가 아닌 중수소로 바꾼다는 것이다. 수소를 중수소로 대체하는 과정은 아주 사소한 화학적 변화이다. 업계에서는 중수소화 결합에 대해 단순히 화합물의 대사 안정성을 높이는 목적으로 처음 접근했다.

그러나, 수많은 연구 결과, 이러한 변형의 효과가 단순한 약동학 개선을 넘어 약물 효능과 안전성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 입증되자 중수소화 결합은 합성 약물의 반감기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가장 먼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중수소화 결합 약물은 이스라엘 테바(Teva)의 헌팅턴병 치료제 ‘오스테도(Austedo, 성분명: 듀테트라베나진·deutetrabenazine)’이다. 이 약물은 지난 2017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2020년 9월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획득했다.

‘오스테도’는 화합물의 대사 속도를 의도적으로 지연시켜 약물 반감기와 약효 유지 시간을 대폭 늘렸는데, 그 결과 기존 약제 대비 복용 횟수를 효과적으로 감소시켰다. 지난 2008년 허가된 덴마크 룬드벡(Lundbeck)의 헌팅턴병 치료제 ‘제나진(Xenazine, 성분명: 테트라베나진·tetrabenazine)’은 수소 결합으로 설계된 합성 약물로, 1일 3~4회 복용해야 하지만, ‘오스테도’는 1일 2회로 복용 횟수를 줄였다.

‘오스테도’는 ‘제나진’의 화합물 중 수소 원소를 중수소로 변환한 제네릭에 불과하지만, 중수소 결합 신약의 출현에 기여했다. 

처음부터 중수소 결합으로 개발된 약물은 미국 BMS의 ‘소틱투(Sotyktu, 성분명: 듀크라바시티닙·deucravacitinib)’이다. 이 약물의 중수소 결합은 비선택적 대사 과정을 회피하고 알로스테릭 티로신키나아제 2형(TYK2)에 대한 특이적 결합을 강화시켜 반감기를 늘렸다. TYK2와 같은 계열의 단백질인 JAK(야누스 키나아제)에 작용하는 JAK 억제제의 반감기는 3시간 남짓이지만, ‘소틱투’는 10시간에 달한다.

하지만 중수소 결합은 매우 까다로운 기술이다. 적절한 데이터에 기반하여 설계해도, 예측 불가능하고, 중수소화의 영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아울러 중소수 결합은 일반적인 수소 결합 화합물 대비 제조 과정이 복잡한터라 약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따라서 업계 전문가들은 중수소 결합에 대한 표준 지침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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