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치료 까다로운 삼중음성 유방암 백신으로 예방한다
[단독] 치료 까다로운 삼중음성 유방암 백신으로 예방한다
삼중음성 유방암, 표적 가능한 항원 없어 치료 까다롭고 재발 잦아

“모유 단백질 α-락트알부민 표적하여 삼중음성 유방암 재발 방지 가능”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6.0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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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수술 여성질환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유방암에 있어 표적 항원은 핵심 자물쇠와 같은 것이다. 각 유형에 따라 암 세포에서 과발현되는 인자를 표적하여 유방암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 세포에서 표적할 수 있는 항원이 없는 삼중 음성 유방암은 치료가 무척 까다롭기로 악명높다.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이같은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삼중 음성 유방암에 면역 체계를 심어주는 예방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유방암 치료는 유방암 세포 표면에 있는 수용체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된다. 주요 항원으로는 호르몬 수용체(에스트로겐 또는 프로게스테론, HR)와 인간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 2형(HER2)이 있다, 항원 발현 여부에 따라 HR 양성·음성 혹은 HER2 양성·음성으로 분류된다.

이중 삼중 음성 유방암은 에스트로겐 또는 프로게스테론, HER2 등의 항원이 암 세포 표면에 존재하지 않는 유방암의 유형으로, 3개의 항원이 모두 발현되지 않았다는 의미에서 삼중 음성 유방암이라고 부른다. 이 유방암은 전체의 10~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표적할 수 있는 항원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삼중 음성 유방암은 표적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다. 그래서 국소 암일 경우 절제술을 시행하고, 다른 조직으로 전이되면 세포 독성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요법을 활용한다. 하지만 이 암은 매우 공격적인 질환으로, 재발이 잦은 편이다. 1~3기 삼중 음성 유방암 환자의 약 40%가 치료 후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삼중 음성 유방암에 대한 항암제는 시판된 상황이다.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트로델비’(Trodelvy, 성분명: 사시투주맙 고비테칸·sacituzumab govitecan)는 지난 2020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올해 5월에는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으면서 사상 첫 삼중 음성 유방암을 위한 치료제로 등극한 바 있다.

‘트로델비’는 고형암 세포 표면에 과발현되는 Trop-2 단백질을 표적하는 약물이다. 다만, 삼중 음성 유방암 치료에서는 화학 항암제 이리노테칸의 항암 활성 성분인 SN-38을 나노화하고 이를 암 세포로 운반하여 세포 독성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엄밀히 말해서 ‘트로델비’는 삼중 음성 유방암에 대한 표적 치료제가 아니며, 항암화학요법의 세포 독성 부작용을 줄인 약물인 셈이다. 따라서 삼중 음성 유방암의 특징은 높은 재발율을 피해갈 수는 없다.

제약 업체들이 치료가 까다로운 삼중 음성 유방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암 예방 백신 도출에 힘을 쓰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삼중 음성 유방암의 고질적인 재발율을 백신 접종을 통해 획기적으로 낮춘다는 접근법이다.

 

초기 임상서 삼중 음성 유방암 백신, 유망한 예비 효능 입증

헬스코리아뉴스 취재결과, 삼중 음성 유방암 백신 개발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은 미국 아닉사 바이오사이언스(Anixa Bioscience)이다. 이 회사는 모유 단백질인 α-락트알부민을 표적하는 예방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α-락트알부민은 모유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단백질로, 주로 임신 말기에서 수유기 동안에 유방에만 국한되어서 발현된다.

최근 과학자들은 삼중 음성 유방암 환자의 약 70%에서 α-락트알부민 단백질이 과발현된다는 점을 포착했다. 아닉사 측은 이러한 발견을 기반으로 α-락트알부민이 삼중 음성 유방암의 백신 표적으로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닉사의 실험용 백신은 α-락트알부민 단백질에 대해 특이적인 면역 체계를 활성화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α-락트알부민을 발현하는 유방암 세포에 대한 선제적인 면역 반응을 유도하여 암을 예방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백신은 선천성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는 보조제가 포함되어 있어 형성된 면역 체계가 새로 전이 혹은 재발된 암 세포 생성을 방지할 수 있다.

아닉사는 이 백신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임상 1a상 시험에 착수했다. 해당 시험은 최근 3년 이내에 삼중 음성 유방암에 걸렸으며 표준 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시험 참여자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 이후 암 재발율을 평가했다.

올해 4월에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백신은 유망한 예비 효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을 접종한 시험 참여자에서 α-락트알부민 단백질에 특이적인 면역 체계가 형성된 점이 관찰된 것이다. 이를 통해 암이 발생했을 때, 면역 체계가 α-락트알부민을 표적하여 암 세포가 큰 종양 덩어리로 발전하는 것을 방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밋 쿠마르(Amit Kumar) 아닉사 최고경영자는 “삼중 음성 유방암이 더 이상 재발하지 않는다고 상상할 수 세상은 유토피아와 같을 것”이라며 “연구를 더욱 숙성시켜 다음 임상 단계로 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닉사의 실험용 삼중 음성 유방암 예방 백신은 여전히 증명해야 할 의문 투성이로 가득 차 있다. ①첫째로, 현재 모든 상용화된 예방 백신은 감염 유발 병원균을 표적으로 하기 때문에, 유방암의 1차 예방 면역을 위한 백신으로서 α-락트알부민 표적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②둘째로, 수유 여부에 따른 α-락트알부민에 면역학적 반응 가능성, ③마지막으로, 건강한 유방 조직에 인위적인 α-락트알부민 조절로 인한 자가면역 질환 발병 여부 등이 있다.

따라서 아닉사의 실험용 삼중 음성 유방암 예방 백신은 향후 임상 성과에 따라 그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오는 2024년에 임상 2상 시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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