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타민, 난치성 우울증 치료에 효과 없다”
“케타민, 난치성 우울증 치료에 효과 없다”
난치성 우울장애 치료제로 채택되면서 일약 스타로 급부상

“우울증에서 케타민, 플라시보 효과에 불과 ... 위약과 동일”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5.2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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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불안감 심리적불안 좌절 절망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케타민(ketamine)은 오랜 기간 동안 해리성 전신 마취제로 활용되어 왔지만, 기존 약물에 불응하는 중증의 난치성 우울증에 효과가 있다는 점이 확인됨에 따라 현재는 우울증에 대한 일명 만병 통치약으로 통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케타민의 효과를 의문시하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그 지위를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진은 케타민의 작용 기전과 항우울 효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설정하기 위해 경증에서 중등도의 우울증 환자 40명을 모집했다. 연구진은 임상 연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환자가 전신 마취 상태에서 케타민과 위약인 생리 식염수를 투약하도록 시험을 설계했다.

이는 케타민의 부작용인 환각, 해리성 장애로 인한 오류 증상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약물 투약 후 3일간 환자들에게 증상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슬픔, 식욕 부진, 수면 부족과 같은 요인을 바탕으로 주요 우울장애 점수를 측정했다.

그 결과, 케타민의 항우울 효과는 생리 식염수와 동일했다. 두 투여군 모두에서 주요 우울장애 점수가 15점 감소했으며, 약물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환자의 약 40%에서 투약 3일 후에도 점수가 12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포드 연구팀은 “해당 결과를 통해 도출할 수 있는 한 가지 해석은 전신 마취 자체가 우울장애 증상을 완화한다는 것”이라며 “이미 여러 연구에서 마취가 우울증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단서를 제공한 바 있다”고 전했다.

연구에 참여한 테레사 리(Theresa Lii) 스탠퍼드 대학 병원 마취과 전문의는 “플라시보 효과로 인한 증상 완화의 가능성도 유념해야 한다”며 “케타민 혹은 위약과 무관하게 환자들은 전문 의료인과 1:1 상호작용을 하고 복잡하게 설계된 임상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심리적인 개선을 느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리스 하이페츠(Boris Heifets) 스탠퍼드 대학 병원의 마취과 전문의이자 공동 연구 저자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이미 어려운 우울장애 치료 분야를 더욱 까다롭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우울증은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여 다양한 인지 및 정신·신체적 기능 저하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누구나 걸릴 수 있다는 의미에서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지만, 적시에 치료받지 못하면,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주며 생명까지 위협하는 질병이기도 하다.

현재 우울장애 치료제로 총 36종의 향정신성 의약품이 출시되었지만, 전체 환자의 약 30%는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으로 분류된다. 난치성 또는 치료 저항성 우울장애(TRD)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이상의 항우울제를 적절한 기간 동안 적절한 용량으로 투여하고 정신건강 의료인의 지원을 받았음에도 뚜렷한 효과가 없는 유형을 뜻한다. 이들에게는 인지행동치료(CBT)를 시행하거나 전자기 코일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을 통해 두개골을 통과시켜 특정 부위의 뇌신경세포를 자극하는 경두개자기자극(TMS) 요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가운데, 2000대 이후 케타민이 난치성 우울장애에 효과가 있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케타민은 정신건강의학 분야에서 일약 스타로 거듭났다. 이 약물은 1970년 미국에서 최초 승인을 받으면서 마취제로 사용되어 왔다. 작용 기전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신경 세포에서 발견되는 NMDA(N-메틸-D-아스파르트산) 수용체에 대한 길항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케타민을 고용량으로 투약할 경우, 중추신경계에 진정 작용하여 수면을 유도하지만, 최저 용량으로 사용하면 신속하고 강력한 항우울 효과를 나타낸다. 특히 이같은 발견은 우울증이 뇌의 신경전달 물진인 세로토닌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기존 이론에 기반한 접근법에서 벗어난 새로운 전략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규제 당국들은 케타민을 난치성 우울장애 치료제로 채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19년 3월,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0년 6월 한국얀센의 ‘스프라바토나잘스프레이’(에스케타민염산염)을 ▲최소 2개 이상의 다른 경구 항우울제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는 성인의 중등도에서 중증의 주요 우울장애(치료저항성 우울증) 치료제로 품목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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