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항체 약물 경쟁 갈수록 치열 ... 애브비 ‘엡킨리’, FDA 승인 획득
이중항체 약물 경쟁 갈수록 치열 ... 애브비 ‘엡킨리’, FDA 승인 획득
FDA, 재발성·불응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제로 ‘엡킨리’ 가속 승인

기술 플랫폼 성숙해지면서 기존 약점 보완 ... 국내 기업도 경쟁 가세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5.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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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브비 본사 전경 [사진=애브비 홈페이지]
애브비 본사 전경 [사진=애브비 홈페이지]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이중특이성 항체 약물을 둘러싼 전 세계 제약기업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장 미국 애브비(Abbvie)가 새로운 이중항체 약물을 선보이며 관련 시장 경쟁을 달구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1일(현지 시간), 애브비의 이중특이성 항체 약물 ‘엡킨리’(Epkinly, 성분명: 엡코리타맙·epcoritamab)를 이전에 2회 이상의 전신 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재발성·불응성 거대 B세포 림프종에 대한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 제도인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했다. 가속승인은 임상 2상만으로 승인이 가능한 조건부 허가제도로, 애브비는 임상 3상 시험을 통해 ‘엡킨리’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증해야 정식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이번 FDA의 승인은 임상 1/2상 시험(시험명: EPCORE NHL-1)의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지난 6월, 유럽 혈액협회(EHA)에서 발표된 자료를 살펴보면, 시험에서 ‘엡코리타맙’은 63%의 전체 반응률(ORR)과 39%의 완전 반응률(CR)을 보이며 시험의 목표를 달성했다.

‘엡킨리’는 T세포의 CD3와 B세포의 CD20에 동시에 결합하고 T세포의 면역 반응 활성을 유도하는 면역글로불린1(IgG1) 이중특이성 항체이다. 피하주사 경로를 통해 투약한다. 이 약물은 본래 덴마크 젠맙(GenMab)이 개발하고 있던 것으로, 애브비는 지난 2020년 6월 젠맙과 최대 39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제휴 계약을 체결하면서 ‘엡킨리’의 권리를 얻었다. 계약에 따라, 양사는 미국과 일본에서 ‘엡킨리’의 상업적 책임을 분담하고 애브비는 추가 글로벌 상업화를 담당한다. 

 

진화하는 이중특이성 항체 개발 ... 세계 각국 경쟁 ‘후끈’

이번 ‘엡킨리’ 승인으로 FDA의 관문을 통과한 약물은 이중특이성 항체 약물은 모두 7종으로 늘었다. 미국 J&J(존슨앤존슨, 얀센)의 ▲‘테크베일리’(Tecvayli, 성분명: 테스클리타맙·teclistamab)과 ▲‘리브레반트’(Rybrevant, 성분명: 아미반타맙·amivantamab) 스위스 로슈(Roche)의 ▲‘헴리브라’(Hemlibra, 성분명: 에미시주맙·emicizumab)와 ▲‘바비스모’(Vabysmo, 성분명: 파리시맙-스보아·faricimab-svoa) ▲영국 이뮤노코어(Immunocore)의 ‘킴트랙’(Kimmtrak, 성분명: 테벤타퍼스프·tebentafusp) ▲미국 암젠(Amgen)의 ‘블린사이토’(Blincyto, 성분명: 블리나투모맙·blinatumomab) 등이다.

이중특이성 항체는 2개의 다른 항원에 동시에 결합하거나, 동일한 항원에 있는 두 개의 서로 다른 항원결정부위에 동시에 결합할수 있는 약물이다. 기존의 단클론 항체 대비 1개의 약물을 통해 2개의 항원에 동시 작용하여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가장 먼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중특이성 항체는 독일 트리온 파마(Trion Pharma)의 ‘리모밥’(Removab, 성분명: 카투막소맙·catumaxomab)이다. 이 약물은 지난 2009년 7월 암세포가 포함된 액체가 복강내에 고여 복수를 만드는 상태인 악성 복수에 대한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았지만, 2014년 원료의약품 제조업체가 파산하면서 2017년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이는 트리온 파마 측이 활용한 이중특이성 항체 제조 방법이 오래된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것인 만큼, 상업적인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사용한 기술은 ‘쿼드로마 방법’(Quadroma Method)으로, 단일특이성 항체를 생산하는 두 개의 융합된 세포주를 결합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단클론 항체는 단백질 결합 부위인 4개의 폴리펩타이드 사슬(2개의 경쇄와 2개의 중쇄)로 구성되어 있는데, ‘쿼드로마 방법’은 단클론 항체 2개에서 서로 다른 중쇄와 경쇄를 무작위로 조립하여 이중특이적 기전을 가진 항체를 제조하는 것이다.

이때 무작위로 조립되는 방식으로 인해 중쇄와 경쇄가 잘못 조립되어 이중특이적인 항체의 생산 수율은 매우 낮았다. 실제로, 10개 중 9개는 단일특이적이거나 항원 특이적 기능을 아예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리모밥’은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항체 산출 수준이 극히 비효율적이었던 것이다.

이후 기술력이 발전하고 이중 항체 기술 플랫폼이 점차 성숙해지면서 이중특이성 항체 제조시 발생했던 중쇄 및 경쇄 결합의 문제는 재조합 DNA 기술을 사용하면서 해결되었고, 이중특이성 항체에 대한 개발은 더욱 가속 페달을 밟았다. 2022년 5월을 기준으로, 임상시험을 실시 중인 이중특이성 항체는 약 160개, 전체 파이프라인의 20%를 차지했다.

아울러,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카티) 치료제가 사실상 대량 생산이 불가능한터라, 이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중특이성 항체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예고되면서 이를 통한 글로벌 신약 개발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리서치 앤드 마켓(Reserach and Market)에 따르면, 오는 2028년까지 이중특이성 항체 시장은 약 200억 달러(6일 환율 기준 약 25조 39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전망에 부응하듯 미국 자산운용사 제프리스(Jefferies)의 분석가들은 지난해 6월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2022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룬수미오’의 연간 매출액이 최대 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도 이중특이성 항체 개발 경쟁 가세 

이중특이성 항체에 열광하는 것은 국내 기업도 마찬가지다. 이중항체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 2일 파킨슨병 치료 이중항체 물질 ‘ABL301’의 미국 임상1상에서 첫 환자 투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앞서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1월 사노피와 ‘ABL301’의 공동 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임상1상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진행하기로 했다. 

ABL301은 혈액뇌관문(Blood-Brain Barrier, BBB)에 발현된 유전자 ‘IGF1R’을 표적해 항체의 뇌 전달률을 향상시킨 이중항체다.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 치료 목적으로 개발 중이다.

에이프로젠도 이중항체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9일 대식세포(Macrophage, 마크로파지)의 면역관문 단백질인 CD47에 결합하는 항체와 암세포 표적항체가 융합된 이중항체 AP70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약물은 에이프로젠의 이중항체 기술을 적용한 신개념 항암신약 물질로, 동물 시험에서 탁월한 항암 효과와 높은 안전성까지 확인했다고 회사측은 주장했다.

에이프로젠은 앞서 지난해 10월 20일, 급성 혈액암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한 이중항체 ‘AP10’ 개발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당 이중항체는 비임상 실험에서 획기적인 치료 효과가 확인되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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