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제약바이오 M&A 시장 올해 기지개 켠다
반토막 난 제약바이오 M&A 시장 올해 기지개 켠다
2022년 총 거래금액 299억 달러, 전년 대비 46% 감소

하반기 초대형 거래 이뤄져 ... 더 큰 인수합병 신호탄
  • 이시우
  • admin@hkn24.com
  • 승인 2023.05.0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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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합병 악수 M&A

[헬스코리아뉴스 / 이시우]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지난해 제약바이오 등 헬스케어 산업 분야의 인수합병(M&A) 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금액으로 보면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글로벌 회계경영 컨설팅 기업 pwc의 글로벌 M&A 동향분석 자료를 보면, 2022년 헬스케어 산업의 M&A 금액(Deal value)은 총 299억 달러(한화 약 39조 5577억 원)로 2021년 554억 달러(약 73조 2942억 원) 대비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건수(Deal volume) 또한 6104건에서 4703건으로 23% 감소했다.

이는 2022년을 앞두고 상위 제약업계의 가용화력을 1조 7000억 달러(약 2249조1000억 원) 규모로 추정하여 M&A 활동의 강력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수준에 못 미치는 것이다.

다만, 2022년 발표된 50억 달러 이상 초대형 거래(Mega Deal)의 대부분이 하반기에 이루어지고 그 규모도 2021년에 비해 컸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예컨대 2021년 초대형 거래금액은 180억 달러였으나 2022년에는 840억 달러로 증가했다. 

2022년 12월, 글로벌 제약사 암젠(Amgen)이 자가면역질환과 중증 염증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 호라이즌 테라퓨틱스(Horizon Therapeutics)를 278억 달러(약 36조 7794억 원)에 인수한 건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당해 글로벌 바이오제약 분야 최대 규모의 M&A였다.

전문가들은 “5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 범위의 거래가 ‘스위트 스팟(Sweet spot)’을 나타낸다”며, “올 한해 더 큰 인수합병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대규모 제약회사의 인수합병보다는 업계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중소 규모의 거래와 합작 투자의 형성이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의약품 위탁개발생산기업(CDMO)에 대한 인수합병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2022년 5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미국 BMS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을 1억 6000만 달러에 인수하고, 완제의약품(DP) 및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을 추가로 확장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 대목에서 CDMO 및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시장의 원동력이 되는 사모펀드(PEF)의 역할도 기대해볼만 하다. 특히, mRNA 관련 생산 역량이 있는 기업 중심으로 강한 현금 흐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10대 제약바이오 기업 M&A 사례

2022년 10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의 M&A 동향을 질환 분야별로 연관 지어 살펴보면 면역 염증질환(Amgen의 Horizon Therapeutics 인수), 신경계 질환(Pfizer의 Biohaven 인수), 그리고 종양 및 혈액질환(Pfizer의 Global blood therapeutics 인수)이 상위를 차지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FTC)가 반독점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바이오 빅파마들은 초대형 거래에 대해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했다. 미국 FDA도 최근 거대 인수합병이 기업의 경쟁을 저해하고 약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암젠, 희귀질환 분야의 성공을 위해 호라이즌 테라퓨틱스 및 케모센트릭스 인수

암젠(Amgen)의 39억 달러 규모의 케모센트릭스(ChemoCentryx) 인수는 두 기업간 수년간의 논쟁 끝에 이루어졌다. 케모센트릭스의 혈관염증 치료제인 타브네오스(Tavneos)가 2021년 10월 FDA 승인을 확보했을 때, 암젠의 관심이 고조되었다. 타브네오스는 25년 역사상 처음 상용화된 제품으로 2022년 1분기 매출 540만 달러를 기록한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암젠에서 중점으로 하고자 하는 염증성 질환 사업 영역과도 일치한다.

이후, 암젠은 2022년 말 희귀 질환 의약품 제조 기업인 호리즌 테라퓨틱스를 278억 달러에 인수함으로써 바이오제약 거래 시장에 한 획을 그었다. 이 거래로 암젠은 향후 잠재력이 있는 갑상선 안질환 치료제 테페자(Tepezza), 만성 통풍 치료제 크리스텍사(Krystexxa), 시신경 척수염 스펙트럼 장애를 치료하는 혁신적인 치료법인 업리즈나(Uplizna)라는 3가지 약물을 확보하게 됐다.

◆화이자, 편두통 치료제 확보 및 희귀 혈액질환 사업 강화를 위한 바이오헤이븐 및 GBT 인수

화이자는 2022년 8월, 겸상적혈구병 치료제 Oxbryta 제조기업인 글로벌 블러드 테라퓨틱스(Global Blood Therapeutics, GBT) 인수를 위한 선행 거래로 바이오헤이븐(Biohaven)을 인수했다. 화이자의 바이오헤이븐 거래는 2022년 바이오의약품 M&A 거래 중 두 번째로 큰 거래로 기록됐다.

바이오헤이븐의 편두통 치료제 너텍(Nurtec) ODT는 편두통 발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FDA 승인 유일한 경구용 GGRP(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의약품이다.

화이자의 인수 이전부터 너텍은 경쟁사 애브비(Abbvie)의 경구용 편두통 치료제 유브렐비(Ubrelvy)의 44.1%에 비해 56%라는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미국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장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바이오헤이븐은 화이자의 오랜 마케팅 파트너로, 전임상 CGRP 후보 포트폴리오를 판매했었다.

화이자는 존슨앤존슨(J&J)과 GBT의 겸상적혈구병 포트폴리오를 두고 입찰전쟁을 벌였으며, 최종적으로 54억 달러에 인수했다. 인수 완료 후 화이자는 GBT의 옥스브리타(Oxbryta)와 말기 겸상적혈구 후보 GBT601 및 inclacumab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되었으며, GBT의 치료제 보급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BMS, 암 표적 치료제 개발을 위한 Turning Point Therapeutics 인수

BMS는 터닝 포인트 테라퓨틱스(Turning Point Therapeutics) 인수를 통해 정밀 종양학 약물 파이프라인을 확보함으로써 중장기 성장 전략을 강화하고자 했다. 거래의 가장 큰 목표는 터닝 포인트의 주요 자산인 reportrectinib의 역량을 가져오는 것으로, 이는 이미 3개의 FDA 패스트 트랙 지정을 받았다.

뿐만아니라, 터닝 포인트는 고형 종양 치료제인 elzovantinib과 TPX-0046을 포함하여 파이프라인에 있는 4개의 다른 약물을 제공하며, 이 중 3개는 현재 시장에 이미 출시된 제품과 경쟁할 표적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바이오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보 위한 비아트리스 인수

인도 최대 바이오시밀러 기업인 바이오콘 바이로로직스(Biocon Biologics)는 2022년 11월 미국 바이트리스(Viatris)의 바이오시밀러 사업 인수 거래를 완료하면서 단번에 FDA 허가된 4개의 바이오시밀러를 보유한 미국 내 강자로 부상했다. 이번 인수는 2021년 7월 사노피(Sanofi)블록버스터 인슐린 제품인 란투스(Lantus)의 바이오시밀러이자 미국 최초 FDA 승인 상호교체가능 바이오시밀러(Interchangeable Biosimilar)인 셈글리(Semglee) 허가 이후 불과 몇 달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거래 발표 당시 바이오콘은 비아트리스의 전체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가 2022년 매출에서 약 8억 7500만 달러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하였으며, 숫자는 올해 1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GSK, 폐렴구균백신 시장 도전을 위한 아피니백스 인수

GSK는 글로벌 메이저 백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려는 목표의 일환으로 비상장 기업인 아피니백스(Affinivax)를 총 33억달러 규모에 인수함으로써 차세대 24가 폐렴구균 백신 AFX3772(임상 2상 진행, 노인대상 임상 3상 시작)과 MAPS(Multiple Antigen-Presenting System) 기술을 확보했다.

아피니백스의 다중 항원 시스템(B세포 및 T세포 반응 유도)은 기존 접합 백신 기술보다 더 광범위한 보호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글로벌 10대 제약바이오 기업 파트너쉽 감소 추세

M&A 활동 궤적과는 다르게 2022년 분기별 파트너쉽 거래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전체적인 거래량을 놓고 보면, 2021년 1200건에서 2022년 971건으로 21% 줄었다. 그러나, 2022년 10억 달러 규모의 거래에 도달한 건수가 56건이며 4분기에 일부 상승세를 보였다.

상위 10개 제약바이오 기업들을 중심으로 파트너쉽 현황을 살펴보면, 총 거래가치는 547억 달러이며 대부분의 거래가 연말에 성사되었다.

분야 및 규모로 보면, 종양학 분야의 플랫폼을 활용한 계약과 대규모 제약기업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머크(Merck)가 중국의 켈룬 바이오텍(Kelun-Biotech)으로부터 항체-약물접합체(ADC)에셋을 사들였다. 이는 3번째 ADC 항암제 라이선스 딜로, 마일스톤은 총 93억달러 규모이며, 공개된 금액으로만 총 94억 7500만 달러의 빅 딜이었다.

주목할만한 예외적인 사례의 딜은 초기 투자 비율이 낮지만 최고 가치 거래를 기록한 다케다(Takeda)의 님버스 테라퓨틱스(Nimbus Therapeutics)의 부분 사업 인수이다. 다케다는 신약개발 성공시 마일스톤 지불금을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며, 이번 인수를 통해 건선·염증성 장질환 등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신약후보물질 ‘NDI-034858’을 확보하게 됐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M&A에 적극적

그동안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들은 글로벌 선진 기업들 대비 M&A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최근 들어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M&A를 추진 중이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2022년 3분기 기준 공시 자료를 보면, 주요 제약기업들의 현금 흐름은 전년동기 대비 34%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강한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기업의 포트폴리오를 확충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M&A에 대한 시도가
점차 이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22년 국내 가장 큰 거래는 2조 규모의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미국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Meridian Bioscience) 인수 건이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해당 인수에 자금을 전액 부담하기로 결정했는데, 미국 진단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미국 항암제 시장 진출 및 글로벌 제약사 도약을 위해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를 인수했다. 국내 기업의 M&A 사례중 두번째 큰 규모였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CDMO 밸류체인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에도 주목할만하다. GC셀은 2022년 4월 미국 CGT CDMO 기업 바이오센트릭(BioCentriq)의 지분 100%를 약 90억원에 인수하고 추가로 북미 시설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 SK팜테코는 미국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기업인 CBM에 3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하였고 현재 인수 협상 중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김지운 선임연구원은 “2022년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바이오제약 및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저하되고 기업가치 또한 하락되었지만, 기업들에게 M&A 시장은 IPO의 대안이며 오히려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바이오제약 시장에서 M&A는 경영난에 처한 기업을 대기업들이 인수하는 방식이었으나,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의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 이는 기술거래, 파트너쉽, 기업의 파이프라인 확장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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