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메디컬 핫뉴스] “위암 치료 결과 예측 새 바이오마커 발견”
[오늘의 메디컬 핫뉴스] “위암 치료 결과 예측 새 바이오마커 발견”
암 키우는 ACTA2 발현량, 면역관문억제제 반응률 떨어뜨려

국내 치료받지 않은 간암환자, 생존기간 중간값 3개월

뇌경색 예후, 여성에서 더 나쁜 이유 밝혀져

국악으로 치매 평가 진단한다
  • 이지혜
  • admin@hkn24.com
  • 승인 2023.05.0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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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위암 치료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마커가 발견됐다. 종양 미세환경 형성을 도와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활성섬유아세포에서 ACTA2 발현량이 많은 위암 환자에게서는 면역관문억제제(항암제)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늘의 메디컬 핫뉴스를 정리했다. [편집자 글]

“위암 치료 결과 예측하는 새 바이오마커 발견”

연세암병원 위장관외과 정재호 교수
연세암병원 위장관외과 정재호 교수

국내 연구진이 위암 치료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견했다. 암 성장을 유도하는 ACTA2 발현량이 위암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암병원 위장관외과 정재호 교수는 “위암 환자에서 종양 미세환경 형성을 도와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활성섬유아세포에서 ACTA2 발현량이 많을수록 면역관문억제제 반응률이 최대 30% 더 낮아진다”고 밝혔다.

2021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위암은 전체 암종 중 4번째(10.8%)로 대장암 등에 이어 한국인이 많이 걸리는 암 중 하나다. 사망률 또한 높아 위암의 치료 성적을 높이기 위해서는 예후를 정확하게 예측해 환자 개개인에 대한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기존에는 HER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 발현을 기준으로 위암 환자의 치료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HER2는 표적치료제인 ‘허셉틴’ 가용 여부를 확인할 때만 사용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암종에 상관없이 사용하는 항암 치료제인 면역관문억제제의 효과를 예측하기 위해 MSI-H 돌연변이, EBV 바이러스 감염 여부 등이 제시됐지만 위암 환자에게서는 발생률이 9%로 적어 실제 임상적 실효성이 떨어졌다.

정재호 교수는 연세암병원에 등록된 위암 환자 567명을 대상으로 치료 예후가 불량한 종양에서 자주 관찰되는 ACTA2를 후보 바이오마커로 설정하고 면역관문억제제 반응을 예측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ACTA2는 암세포 성장에 영향을 주는 종양 미세환경 구축을 돕는다.

이후 면역관문억제제 치료를 받은 환자 108명에서 면역 반응률과 ACTA2 발현량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ACTA2의 발현량이 높은 환자군(81명)에서 면역관문억제제 반응률은 25%로, ACTA2 발현량이 낮은 환자군(27명)의 반응률(56%)보다 낮았다.

MSI-H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에서도 면역관문억제제의 효과를 확인한 결과 또한 ACTA2 발현량이 낮은 경우 암세포를 억제 반응률이 올라갔다.

특히 면역관문억제제를 투여해도 암세포 억제 반응이 없는 MSI-H 돌연변이 보유 환자(9명)의 종양 조직을 디지털 공간전사체 분석 기법으로 관찰했을 때, 환자의 종양 미세환경 내 섬유아세포에서 ACTA2 발현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공간전사체 분석 기법이란 종양 조직에서 암세포를 비롯한 종양 미세환경 내 여러 세포군을 식별하는 최신 연구기법이다.

정재호 교수는 “기존에 위암 환자에서 항암제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이 적어 치료 계획 수립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바이오마커를 찾아냈다”며 “향후 ACTA2의 발현을 억제하는 위암 치료제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암연구학회 국제학술지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Clinical Cancel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Clinical Cancel Research) 3월호 표지로 정재호 교수 연구팀 논문이 선정됐다.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Clinical Cancel Research) 3월호 표지로 정재호 교수 연구팀 논문이 선정됐다.

 

국내 치료받지 않은 간암환자, 생존기간 중간값 3개월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 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임상강사, 가톨릭의대 의학과 권민정·장소이 학생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 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임상강사, 가톨릭의대 의학과 권민정·장소이 학생

우리나라 간암 환자가 진단 받고도 치료 받지 않으면 생존기간 중간값(median survival time)이 불과 3개월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간암은 폐암에 이어 국내 암 사망률이 두 번째로 높다. 한국은 특히 B형 간염 환자가 많아 간암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간암이 진행된 환자의 자세한 의료 임상 정보를 활용해 생존과 예후를 분석한 연구가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 국내 다기관 코호트 자료를 활용한 대규모 첫 연구다.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 연구팀(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임상강사, 가톨릭의대 의학과 권민정·장소이 학생)은 2008년도부터 2014년까지 전국의 간암등록사업에 등록된 ‘치료받지 않은’ 간암 환자 1045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간암 환자 치료계획 및 방향을 정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치료받지 않은 간세포암 환자의 생존 및 예후와 관련 있는 인자들을 집중 분석 연구했다. 간암 치료는 간 절제, 간 고주파 열치료, 간동맥화학색전술, 전신항암화학요법, 간 이식으로 정의했다.

연구 결과, 치료받지 않은 환자들이 간세포암을 진단받은 평균나이는 59.6세였고, 80.2%가 남성이었다. 생존기간 중간값(median survival time)은 불과 3개월이었다. 생존기간 중간값은 병의 진단 날짜부터 병 진단을 받은 환자군의 절반이 생존해 있는 시간의 길이로, 100명의 환자가 있다고 가정하면 50번째 환자가 사망하는 시점이다.

간암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이 치료받은 환자에 비해 고령이고, 종양 정도가 더 진행 된 상태였다. 하지만 치료를 안 받은 환자의 11.7%인 123명은 간암 병기(BCLC stage)가 0/A기로 매우 초기이고, 9.2%인 96명 역시 B병기로 초기에 해당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상태였다.  

치료받지 않은 환자군의 간세포암의 불량한 예후와 관련된 주요 인자는 BCLC stage(종양 병기 평가지표), MELD score(간 기능 평가 지표), 혈중 AFP 농도(간세포암 표지자)로 확인됐다. 특히 진행한 BCLC stage(stage D), 높은 MELD score(10점 이상), 높은 혈중 AFP 농도가(1000ng/mL 이상) 불량한 예후와 관련이 있었다.

성필수 교수는 “환자의 임상 정보를 담은 국내 다기관 코호트를 이용한 간암 자연경과 연구로서,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중 가장 큰 규모의 연구”라며 “치료받지 않은 간암의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환자의 치료 방침을 적용하거나 정부의 건강 보험 정책을 수립할 때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최근 면역복합치료가 진행성 간암에서도 1차 치료로 건강보험 급여가 등재되어 진료비 부담은 줄어들고 건강하게 치료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간암을 진단 받아도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꼭 간암 전문의를 찾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가톨릭의대 재학생이 간 치료분야 권위자 교수의 지도하에 2년간 제1저자로 진행한 연구로 ‘가톨릭의대 학생연구 프로그램’의 의미 있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올해 의사면허 취득 후 가톨릭의대 부속병원에서 근무중인 권민정, 장소이 수련의(인턴)는 “가톨릭 의대에 재학하면서 간암 환자 진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연구에 참여할 수 있어 보람되었고, 연구 설계부터 논문 완성까지 많은 것을 배운만큼 앞으로도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연구를 하는 의학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 및 서울성모병원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는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온콜로지(Frontiers in Oncology)’ 3월호에 게재됐다. 출판에 앞서 2022년 아시아태평양 간학회에도 발표됐다.

 

뇌경색 예후, 여성에서 더 나쁜 이유 밝혀져

동국대학교일산병원 신경과 김동억 교수
동국대학교일산병원 신경과 김동억 교수

뇌경색의 크기와 나이가 비슷해도 여성에서 증상이 더 심하고, 증상 악화가 더 흔하며, 예후도 더 나쁘다. 여성에서 중대뇌동맥 질환이 더 흔하고 운동 신경을 침범하는 뇌경색이 더 많은 게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동국대학교일산병원 신경과 김동억 교수, 정진용 박사, JLK 상무이사 류위선 박사(전 동국대학교일산병원 신경과 교수)연구팀은 전국 11개 대학병원 신경과와 협력 연구를 통해 급성 뇌경색으로 입원한 6464명의 MRI영상 및 임상데이터를 분석하고 예후를 추적 관찰한 결과 뇌경색의 예후가 여성에서 더 나쁜 이유가 있음을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남성에 비해 여성에서 뇌경색의 증상이 좀 더 심하고, 3주이내 악화될 가능성이 3.5% 더 높았다. 3개월째 독립적 생활을 못할 가능성이 4.5% 더 높았다. 이러한 남녀 차이는 특히 50대 이상에서 더 두드러졌으며, 여성 환자에서 중대뇌동맥 협착의 빈도와 운동 신경을 침범하는 뇌경색의 빈도가 각각 약 5% 정도 더 흔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 지정 뇌졸중 중점연구소 소장인 김동억 교수는 “여성 뇌경색 환자의 증상이 더 심하고 예후가 더 나쁘다는 점을 증명하였을 뿐 아니라, 그 이유가 주로는 뇌혈관 협착 부위와 뇌경색이 생기는 위치의 남녀 차이 때문임을 최초로 밝힌 연구”라며 “다른 생물학적 기전이나 노령 여성 환자에서 뇌경색 진료가 덜 적극적일 가능성 등을 고려한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대학중점연구소 및 중견연구자 지원 사업), 고양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국가참조표준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과학회 학술지 ‘Neurology’에 발표됐다.

 

국악으로 치매 평가 진단한다

경도인지장애와 치매를 진단하기 위한 음악 진단평가 장치
경도인지장애와 치매를 진단하기 위한 음악 진단평가 장치

국악이나 대중가요를 이용해 치매를 진단하는 평가도구와 이를 구현하는 장치가 국내 병원 예술치료팀에 의해 개발됐다. 

명지병원 예술치유센터 이소영 교수 연구팀(신경과 정영희 교수, 주지은 음악치료사)은 아리랑과 소고, 대중가요 등 우리 문화적 특성이 반영된 음악치료 분야에서의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진단평가 도구(Music-Based Examination of Mental State, 이하 MBEMS)’를 연구·개발했다.

지금까지 음악을 통한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진단평가는 대체로 외국 프로그램을 번역해 사용해왔다. 하지만 아리랑이나 소고, 대중가요 등 우리 문화적 요소들이 대거 반영된 MBEMS 검사 개발로 국내 노인들의 정서적 특성을 반영한 검사를 할 수 있게 됐다.

MBEMS 검사는 10분간 총 14개 항목의 행동검사를 통해 인지기능을 평가한다. 세부 검사항목으로는 크게 ‘리듬치기’와 ‘노래 부르기’, ‘복합과제’ 등으로 구성됐다.

‘리듬치기’는 집중주의력과 계산력을, 노래를 외워 부르는 ‘노래 부르기’를 통해서는 장기기억력을 파악한다. 두 가지 행동을 동시에 시행하는 ‘복합과제’는 분리주의력, 분별능력, 전두엽 집행능력, 색인지 등 다각적인 인지기능을 평가하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MBEMS 검사의 효용성을 검증하기 위해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환자 49명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가장 널리 활용중인 한국판 간이 정신상태 검사도구인 K-MMSE-2와 비교연구도 시행했다.

그 결과 MBEMS 검사를 통해 경도 인지장애부터 중등도 이상까지 심화 정도를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MMSE-2와 중간 수준의 공존타당도와 높은 문항 신뢰도를 보이며, 경도인지장애와 치매 환자를 위한 음악치료 진단평가 도구로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하나의 장비로 MBEMS 검사를 구현할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와 치매를 진단하기 위한 음악 진단평가 장치(Music-Based Examination of Mental State for mild cognitive impairment and dementia)’도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

해당 장치는 리듬치기를 위해 손바닥 터치를 감지하는 ‘리듬부’와 북채를 두드리는 ‘소고부’, 빨강·초록·파란색의 ‘공명 실로폰부’, 노래부르기용 마이크 등 MBEMS 검사에 필요한 장비가 모두 구비돼 있어 원스톱으로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정도를 판별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명지병원 예술치유센터 이소영 센터장
명지병원 예술치유센터 이소영 센터장

이소영 교수는 “음악치료가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환자에게 효과적임에도 불구하고 진단평가 도구 개발에 대한 국내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었다”며 “우리 문화적 특성이 담긴 독자적인 진단평가 도구 개발과 이를 검사할 수 있는 장치의 특허 출원을 통해 치매 조기발견과 치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경도인지장애, 치매환자의 음악치료 진단평가 도구 개발을 위한 예비연구’라는 제목으로 KCI급 학술지 연극예술치료연구 제16호에 게재됐다.

한편, 지난 2011년 문을 연 명지병원 예술치유센터는 치매 노인을 위한 종합인지재활 프로그램인 ‘백세총명학교’와 정신건강의학과 및 신경과와 협진을 통한 ‘뇌 건강 인지 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연구 활동을 통해 치매 예방과 치료에 앞장서고 있다.

 

명지병원 백세총명학교 예술치유
명지병원 백세총명학교 예술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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