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백 입찰 담합 피소 녹십자엠에스, 적십자에 손해배상 할까?
혈액백 입찰 담합 피소 녹십자엠에스, 적십자에 손해배상 할까?
수원지방법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 변론 종결 … 5월 판결 선고 예정

이미 공정위 과징금 25억원 부과 … 계속된 적자로 비용 부담 커져
  • 이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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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0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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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에 있는 녹십자사 본사 전경.
경기도 용인에 있는 GC녹십자 본사 전경 [사진=GC녹십자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혈액백 입찰 담합을 이유로 적십자로부터 피소당한 GC녹십자엠에스의 손해배상 여부가 조만간 결정된다.

수원지방법원 제17민사부는 적십자가 지난 2019년 말 GC녹십자엠에스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근 변론 절차를 종결, 오는 5월 3일 판결을 선고하기로 했다.

이 소송의 소가는 20억3937만원으로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GC녹십자엠에스가 최근 수년간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미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5억원의 과징금을 받은 상태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패소 시 입찰 담합과 관련한 중요한 손해배상 판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뿐 아니라 업계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법원이 지난해 GC녹십자엠에스에 대한 적십자의 입찰 자격 제한 처분을 인정한 상황이어서 GC녹십자엠에스는 이번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제1민사부는 GC녹십자엠에스가 지난 2020년 적십자를 상대로 제기한 입찰 참가 자격 지위 확인 청구의 소를 지난해 기각했다.

당시 GC녹십자엠에스는 “혈액백 입찰 공동행위를 한 사실이 없고, 혈액백 입찰 공동행위는 경쟁제한성이 존재하지 않거나, 매우 적어 부당한 공동행위 즉, 담합이라고 볼 수 없다”며 “또한 적십자가 수요를 독점하면서 예정 가격으로 계약 금액을 엄격히 통제하는 국내 혈액백 시장의 특수성, 공동행위에 따른 효율성 증대 효과 등에 비추어 볼 때 자사의 입찰 공동행위는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한 경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처분 면제사유 존재, 국가계약법의 잘못된 적용, 비례원칙 위반, 제척기간 도과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입찰참가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법원은 GC녹십자엠에스의 혈액백 입찰 담합 혐의를 인정한 것은 물론, 이러한 행위가 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 적십자의 입찰 자격 제한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이처럼 GC녹십자엠에스는 앞서 진행한 혈액백 입찰 담합 관련 소송에서 줄줄이 패소하면서 적십자와의 이번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여기에 실적까지 적자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어 회사의 부담은 더욱 커진 모양새다.

GC녹십자엠에스의 지난 5년간 영업손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을 살펴보면, 2018년 –49억원, 2019년 –41억원, 2020년 28억원, 2021년 –204억원, 2022년 –27억원 등으로 2020년을 제외하면 모두 적자다. 당기순이익 역시 2020년을 빼고는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GC녹십자엠에스는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대한적십자사가 발주한 3건의 혈액백 공동구매 단가 입찰에서 태창산업과 사전에 7대3의 비율로 예정 수량을 배분하고 투찰가격을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사는 7대3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전국 15개 혈액원을 9대6(2011년 입찰) 또는 10대5(2013년 및 2015년 입찰)로 나누어 입찰에 참여하기로 담합했으며, 그 결과 3건의 입찰에서 모두 99% 이상이라는 높은 투찰률로 낙찰받았다. 다만 합의가 파기된 2018년 입찰 투찰률은 66.7%에 불과했다.

공정위는 2011년 공고된 혈액백 입찰에서 낙찰자 선정 방식이 종전 최저가 입찰제(1개 업체 100% 납품)에서 희망 수량 입찰제로 변경되면서 일부 수량에 대해 경쟁이 가능하게 되자 가격 경쟁을 회피하기 위해 담합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GC녹십자엠에스와 소속 직원 1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58억 200만원을 부과했다. GC녹십자엠에스는 이에 불복해 서울고등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GC녹십자엠에스의 담합 행위를 인정해 시정명령은 유지하고 과징금은 다시 산정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과징금을 25억 2300만원으로 재산정해 부과했다.

GC녹십자엠에스는 혈액백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적십자사 입찰이 2년간 제한되면서 급격한 실적 악화가 예상되자 지난 2020년 5월 혈액백 사업 부문을 국내 중소기업에 매각하며 해당 시장에서 철수했다.

GC녹십자엠에스는 GC녹십자의 계열사로 진단시약, 혈액투석액, 당뇨병 관련 의료기기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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