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양성 유방암 치료 분야에서 노바티스 ‘키스칼리’ 급부상
호르몬 양성 유방암 치료 분야에서 노바티스 ‘키스칼리’ 급부상
‘버제니오’와 달리 결절 상태 무관 HR+ 초기 유방암 치료 혜택 제공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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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3.2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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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의 의약품 개발 역사는 질병과 싸워 온 인류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우리 기업들에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키스칼리 [사진=한국노바티스 제공]
키스칼리 [사진=한국노바티스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호르몬 양성(HR+) 유방암 치료 분야에서 CDK4·6 억제제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소기의 성과를 거둔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버제니오’(Verzenio, 성분명: 아베마시클립·abemaciclib)가 매년 기록적인 매출 성장률을 보이는 가운데,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의 ‘키스칼리’(Kisqali, 성분명: 리보시클립·ribociclib)가 여기에 1:1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유방암 치료는 유방암 세포 표면에 있는 수용체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된다. 유방암 세포에 에스트로겐이나 프로게스테론 수용체가 있을 경우 이를 호르몬 수용체(HR) 양성이라고 하며, 없을 경우 HER2 음성이라고 한다. HR 양성 유방암의 치료는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항호르몬 요법을 사용한다. HER2 수용체가 과발현되어 있는 HER2 양성은 이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표적 치료제를 사용한다.

HR 양성 HER2 음성 유방암은 유방암 세포에 에스트로겐 혹은 프로게스테론 수용체가 있지만 HER2 단백질이 발현되지 않는 유방암을 말한다. 현재 표준 치료요법은 에스트라디올의 생성을 억제하는 ‘아로마타제’(aromatase)와 CDK4·6 억제제의 병용요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CDK4·6은 건강한 세포와 암세포 모두에서 발견되는 단백질로, 세포 생성 및 분열 속도를 조절한다. 유방암에서 이 단백질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세포들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하고 분열하도록 하는데, CDK4·6 억제제는 이를 저해하여 암세포의 성장을 차단한다.

현재 허가를 받은 CDK4·6 억제제는 ▲미국 화이자(Pfizer)의 ‘입랜스’(Ibrance, 성분명: 팔보시클립·palbociclib), ▲노바티스의 ‘키스칼리’, ▲릴리의 ‘버제니오’가 있다. 이들 약물은 각각 2015년 2월, 2017년 3월, 2017년 9월에 FDA의 승인을 받았다.

먼저 승인을 받은 화이자의 ‘입랜스’는 CDK4·6 억제제 중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지만, 후발주자인 ‘버제니오’에 맥을 못추는 모습이다. 2022년 기준 ‘입랜스’는 51억 20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었지만, 전년 대비 2% 떨어졌다. 반면, 릴리의 ‘버제니오’는 전년 대비 무려 84% 증가한 24억 83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입랜스’를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2021년 10월, ‘버제니오’가 획득한 적응증이 수익성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이 나온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당시 HR+ HER2- 초기 유방암에 대한 보조요법으로 ‘버제니오’를 확대 승인했는데, CDK4·6 억제제가 전이 여부와 무관하게 호르몬 양성 초기 유방암 치료 라인에 진입한 최초 사례였다.

한 업계 전문가는 “HR+ HER2- 유방암 환자의 약 80%가 초기에 진단되는데, 이를 시장 규모로 환산할 경우 약 60억 달로 추산된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FDA는 ‘버제니오’의 쓰임새에 제한을 걸었는데, 바로 암세포 증식 표지자 측정 도구인 Ki-67 점수 기준 20% 이상인 호르몬 양성 초기 유방암 환자에게만 사용될 수 있도록 조건을 붙인 것이다. 이로 인해 ‘버제니오’는 암 결절성을 측정한 결과 재발 위험성이 높은 환자에게만 사용된다.

그 틈새를 파고든 것은 노바티스였다. 노바티스는 ‘버제니오’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장 잠재력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키스칼리’의 새로운 임상 결과를 선보일 예정이다. 

 

‘키스칼리’, 호르몬 양성 초기 유방암 재발 위험 크게 줄여

노바티스는 27일(현지 시간), 임상 3상 시험(시험명: NATALEE)에서 ‘키스칼리’가 호르몬 양성 초기 유방암에서 시험의 1차 평가변수를 달성, 재발 위험성을 크게 감소시켰다고 밝혔다. 

해당 시험은 HR+ HER2- 초기 유방암 환자 약 5100명을 대상으로 내분비요법의 보조 치료제로서 ‘키스칼리’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로, 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무침습성 질병 생존기간(iDFS)이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시험 결과, ‘키스칼리’는 고무적인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독립적 검토 위원회(BICR)는 시험의 조기 중단을 권고했다.

시험의 구체적인 데이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회사는 “암 결절 상태외 무관하게 2단계와 3단계 초기 유방암에 대한 지속적인 이점이 관찰됐다”고 전했다. 암 결절 상태 기준 위험성이 높은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는 ‘버제니오’와 달리 ‘키스칼리’는 더 많은 환자 접근성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호르몬 양성 초기 유방암 시장에서 ‘키스칼리’가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독일 증권사 ODDO BHF는 “이전에 ‘키스칼리’의 최고 매출 추정치는 30억 달러였지만, 향후 발표될 정확한 임상 데이터에 따라 수치는 약 4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슈리람 아라드하이(Shreeram Aradhye) 노바티스 최고의료책임자는 “이번 데이터는 결절 여부와 무관하게 재발 위험이 있는 호르몬 양성 초기 유방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었다”며 “향후 개최되는 학술회의에서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하고 관련 당국과 적응증 확대에 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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