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초기 비소세포폐암 라인에 속속 진입 ... 치료 트렌드 바뀌나
면역항암제, 초기 비소세포폐암 라인에 속속 진입 ... 치료 트렌드 바뀌나
NSCLC, 치료 까다롭기로 유명해 ... 수술이 초기 단계 치료 표준

면역관문 억제제, 수술 가능 여부 무관 초기 치료 라인 진입 시동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3.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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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의 의약품 개발 역사는 질병과 싸워 온 인류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우리 기업들에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국내 연구팀이 폐암 전이 위험이 높은 위치를 찾아냈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그간 항암화학요법에 국한되었던 초기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에서 면역 항암제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술이 부적합한 절제 불가능 NSCLC의 초기 치료 라인에 속속 진입하더니 최근에는 수술이 가능한 NSCLC에도 보조요법으로 쓰임새를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획일적인 항암화학요법 치료 트렌드에 변화를 줄 수 있을 지 주목하는 모양새다.

면역 항암제의 유형인 면역관문 억제제는 면역관문 단백질(CTLA-4, PD-1)을 억제하는 항암제이다. 우리 몸은 과도한 면역 작용으로 인한 자가면역 질환을 방지하기 위해 T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는 면역관문 단백질을 조절한다. 하지만 암 세포는 면역관문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체내 면역 체계의 공격을 차단한다. 이때 면역관문 억제제는 암 세포가 면역 체계를 회피하는 기능을 차단하여 T세포가 암 세포를 공격하도록 한다.

면역관문 억제제는 기존의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방법이라 치료 효과가 길게 지속되고, 1세대 화학항암제의 세포 독성 부작용이 없다. 2세대 표적항암제가 암종에 따라 쓰임새가 제한되는 반면, 면역관문 억제제는 암의 종류와 관계 없이 효과를 보인다. 특히, 폐암에서 폭 넓게 사용됨에 따라 치료의 중추 요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폐암 분야에서 면역관문 억제제는 수술이 불가능한 말기 환자의 생존율을 연장하기 위해 사용됐다. 이러한 가운데, 여러 연구를 통해 면역관문 억제제가 기존 요법보다 치료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초기 치료 라인에도 차츰 쓰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치료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비소세포폐암(NSCLC: Non-small cell lung cancer)에서 쓰일 수 있는 새로운 1차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의료 수요가 면역관문 억제제의 초기 치료 라인 진출에 한 몫을 했다. 초기 NSCLC 단계의 표준 치료는 수술이지만, 전체 5년 생존율은 50% 미만에 그친다. 수술 이후 시스플라틴 기반의 항암화학요법을 추가하여 생존율을 늘릴 수 있지만, 그 수치는 5~10% 향상된 것에 불과했다.

가장 먼저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면역관문 억제제는 현재 면역항암요법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머크(Merck, MSD)의 PD-1 억제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이다. 이 약물은 지난 2019년 4월, 외과적 절제술 또는 화학방사선 요법이 부적합하고, PD-L1 발현이 1% 이상이며, EGFR 및 ALK 변이가 없는 3기 비소세포폐암 혹은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 단독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획득했다.

이어 ▲미국 BMS의 PD-1 억제제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nivolumab)와 ▲스위스 로슈(Roche)의 PD-L1 억제제 ‘티센트릭’(Tecentriq, 성분명: 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은 이듬해 5월에 각각 △백금 기반 이중화학요법과 병용하여 PD-L1 발현이 1% 이상이고 EGFR 및 ALK 변이가 없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 △PD-L1 발현이 50% 이상이고 EGFR 및 ALK 변이가 없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 적응증을 FDA로부터 확보했다.

다만, 비소세포폐암에서 면역관문 억제제 사용은 수술이 불가능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제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수술이 가능한 초기 비소세포폐암에서 보조요법으로 사용 허가를 받은 사례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면역관문 억제제는 폐암 치료의 전단계에 이르는 범용 치료제로 진화하고 있다.

 

면역관문 억제제, 수술 가능 초기 비소세포폐암에서 보조요법으로 속속 승인

BMS의 ‘옵디보’가 가장 먼저 그 시작을 알렸다. FDA는 지난해 3월, 절제 가능한(종양크기 4cm 이상 또는 양성 림프절)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옵디보’와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의 조합을 승인했다. 당시 비소세포폐암에서 수술 전 쓸 수 있는 면역관문 억제제 승인 사례는 ‘옵디보’가 사상 처음이었다.

FDA는 절제 가능한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CheckMate-816)의 데이터를 근거로 했는데, 시험에서 ‘옵디보’는 항암화학요법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37%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머크의 ‘키트루다’는 올해 1월 절제 가능한 비소세포폐암 1B기(종양크기 4cm 이상), 2기, 3A기 환자에서 수술 전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하는 보조요법으로 FDA의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PD-L1 면역관문 억제제 ‘임핀지’(Imfinzi, 성분명: 더발루맙·durvalumab)도 이같은 행렬에 합류를 시도한다. 이 회사는 지난 9일(현지 시간), 수술 가능한 초기 비소세포폐암에서 ‘임핀지’를 평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AEGEAN)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해당 임상은 EGFR ·ALK 유전자 변이가 없는 절제 가능한 2A기에서 3B기 NSCLC 환자 824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후 치료제로서 ‘임핀지’와 화학항암제의 병용요법을 평가한 연구다. 피험자들은 수술 전 3주마다 1500mg 용량의 ‘임핀지’ 병용요법과 위약을 무작위로 투여 받았으며, 수술 후에는 4주마다 ‘임핀지’와 위약을 투여 받았다.

그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구체적인 데이터는 다가오는 학술 회의에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비소세포폐암에서 치열한 기싸움을 겨루는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경쟁에서 ‘임핀지’가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는 평이다. 면역관문 억제제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으로 분류되고 있어 후발주자일수록 핸디캡을 극복하기 어려운데, 수술 가능한 초기 비소세포폐암 분야는 아직까지 어느 누구도 장악하지 못한 틈새 시장이라는 것이다.

만약 향후 발표되는 AEGEAN 연구 결과, ‘임핀지’가 ‘키트루다’와 ‘옵디보’ 대비 더 우수한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 감소율을 입증한다면 시장 판도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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