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사멸 유도하는 신규 항암 치료 전략 주목
암세포 사멸 유도하는 신규 항암 치료 전략 주목
암세포, 특유 대사 과정으로 세포사 이어지지 않아

KIF18A 억제제, 선택적으로 암 세포사멸 유도

BMS·릴리·암젠, KIF18A 억제제에 판돈 걸어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3.09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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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의 의약품 개발 역사는 질병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우리 기업들에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유전자 dna gene 게놈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세포 분열 과정에 개입하여 암을 표적하는 새로운 항암 치료 전략이 제시되면서 업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특히, 글로벌 빅파마들이 잇따라 신규 치료 전략에 판돈을 걸면서 차세대 항암제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건강한 세포에서 염색체는 세포 분열 중 질서정연하게 분열되고, 유사분열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세포사로 이어진다. 그러나 암세포는 세포 분열 과정에 따라 DNA 조각을 비롯해 심지어는 염색체 전체가 복제되거나 변이 혹은 완전히 소실되는 등의 유전적 혼란을 일으킨다. 이를 염색체 불안전성(chromosomal instability, CIN)이라 부른다.

염색체 불안전성은 주로 염색체와 유사분열 방추 미세관 사이의 비정상적인 상호작용으로 이어지는 결함에 기인하며, 이는 유사분열 오류를 증가시킨다. 불안정한 염색체로 인해 DNA 조각들은 세포질 안을 떠다니면서 염증을 유발한다. 염증 반응으로 체내 면역 체계는 활성화되지만, 암세포 특유의 면역관문 회피 기능으로 인해 면역 체계는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한다.

이러한 현상에서 착안된 항암 치료 전략이 면역관문 억제제다. 면역관문 억제제는 암세포가 면역 체계를 회피하는 기전을 저해하여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한다. 이전 세대 치료법 대비 부작용 및 쓰임새가 넓어 표준 항암 요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염색체 불안전성을 이용하여 암세포의 유사분열 오류를 증가시키는 신규 항암 치료 전략이 최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암세포는 염색체 불안전성 환경이 조성되어도 특유의 대사 과정으로 인해 유사분열 오류가 발생하지 않고 세포사로 이어지지 않는데, 새로운 치료법으로 암 세포사멸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KIF18A 억제제, 선택적으로 암 세포사멸 유도

세포 분열 과정에 개입하는 항암 요법은 이미 상용화된 상태이다. 흔히 항암화학요법이라고 불리는 세포 독성 항암제는 암세포가 빠르게 분열하고 증식한다는 특징을 표적하여 빠르게 분열하며 증식하는 세포를 공격하여 암세포를 죽인다. 

하지만, 우리 몸에는 암세포 외에도 혈구세포, 점막세포, 생식세포 등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들이 일부 있는터라 세포독성 항암제를 사용하게 되면 이러한 세포들도 손상되어 부작용이 나타난다. 즉, 세포 분열에 개입하는 치료법은 건강한 세포의 유사분열에도 독성 효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암세포만을 표적할 수 있는 선택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

이에 과학자들은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KIF18A 단백질을 저해하여 암세포의 세포사를 유도하는 KIF18A 억제제 개념을 제안했다.

KIF18A는 염색체 응집을 조절하고 동원체 이동을 억제, 염색체 안정성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정상 세포는 KIF18A 없이 유사분열할 수 있지만, 염색체 불안전성이 높은 세포는 유사분열 오류 가능성이 크므로 성공적으로 분열하기 위해 KIF18A 단백질에 의존한다.

바로 이점에서 암세포 유사분열에 의존했던 KIF18A 단백질을 억제하면 염색체 불안전성으로 인해 암세포의 유사분열 오류 가능성이 증가하고 세포사멸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염색체 불안전성 환경은 모든 암종의 60~80%에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KIF18A 억제제가 상용화될 경우 다양한 암종에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IF18A 억제제에 초점을 맞춘 업체는 미국 바이오 벤처 볼라스트라(Volastra)이다. 이 회사는 현재 삼중음성 유방암, 난소암, 폐암, 기타 고형암에 대한 KIF18A 억제제 3개의 후보물질을 개발중 이다.

미국 BMS, 암젠, 릴리는 볼라스트라와 손을 맞잡으며 KIF18A 억제제 개발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BMS는 지난해 3월 11억 달러(8일 기준 환율 약 1조 4520억 원) 규모의 항암제 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며, 암젠과 릴리는 6000만 달러(한화 약 792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펀딩 라운드(스타트업의 시제품이나 베타 버전을 정식 서비스로 발전시키기 위해 준비하는 투자 단계)을 통해 투자금을 쾌척했다.

암젠은 7일(현지 시간), 여기에 더해 볼라스트라와 경구용 KIF18A 억제제 ‘소빌네시브’(sovilnesib)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에 합의했다. 계약이 체결되면 암젠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 ‘소빌네시브’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하게 된다. ‘소빌네시브’는 현재 TP53 변이 백금 내성 고등급 장액성 난소암, 삼중 음성 유방암 및 기타 고형암에 대한 임상 1상 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

이날 스콧 드루트먼(Scott Drutman) 암젠 최고의료책임자는 “‘소빌네시브’는 제한된 옵션으로 고통받고 있는 암 환자에게 유망한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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