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혈모세포 이식, HIV 완치제 개발 청사진 제공할까
조혈모세포 이식, HIV 완치제 개발 청사진 제공할까
50대 독일 남성, 조혈모세포 이식으로 HIV 완치 ... 역사상 5번째 사례

“HIV 감염 저항성 변이 연구 중 ... 이르면 5년내 재조합 성과 나올 것”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2.2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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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AIDS, 후천성 면역결핍증후군) 바이러스(HIV)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 단백질이 개발됐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에이즈)을 일으키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환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통해 완치된 사례가 나타났다. 이는 인류 역사상 5번째 완치 사례이자 조혈모세포 이식을 통한 3번째 완치 기록이다. HIV 완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지만,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한 치료법은 상용화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따르면, HIV에 감염된 독일의 53세 남성은 백혈병 치료를 위해 조혈모세포 이식을 한 이후 HIV가 완치됐다.

뒤셀도르프(Düsseldorf)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환자는 지난 2008년 HIV 감염 진단을 받았으며, 3년 뒤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진단 초기에는 항암화학요법을 통해 백혈병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재발했다. 재발 이후 이 환자는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았다.

조혈모세포는 자가 복제 및 분화를 통해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의 혈액 세포를 만들어 내는 세포다. 주로 골수에 많이 존재하며 말초 혈액과 제대혈에도 분포해 있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강력한 항암화학요법 혹은 방사선 요법을 통해 혈액암 환자의 암세포와 조혈모세포를 모두 제거한 다음, 건강한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새로 이식해 줌으로써 질병을 완치시키는 치료법이다. 과거에는 골수 이식으로 불렸다.

뒤셀도르프 환자는 조혈모세포 이식 전후에 걸쳐 항바이러스제를 통한 칵테일 요법으로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조혈모세포 이식 이후 HIV 수치가 검출되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은 수년 간 이어졌고 이 환자는 2018년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중단했다. 치료를 중단한 지 5년째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HIV 감염 증상은 보고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조혈모세포 기증자가 HIV 감염 저항성 돌연변이인 CCR5-delta 32를 보유한 것으로 추측했다. CCR5-delta 32는 HIV 바이러스가 CD4+T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 활용하는 CCR5 보조 수용체의 기능적 발현을 억제하고, HIV 감염에 저항성을 보인다. CCR5-delta 32 변이는 유럽, 특히 북유럽 지역 사랍들에게 많이 분포해 있으며, 전 인구에서는 약 1%가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통한 HIV 사례는 뒤셀도르프 환자가 역사상 세 번째이다. 최초는 지난 2008년 미국에서, 두 번째는 2019년 영국에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조혈모세포 이식 이후 HIV 완치 판정을 받았다.

조혈모세포를 통한 HIV 완치 사례가 늘어나면서 완치제 개발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샤론 르윈(Sharon Lewin) 호주 멜버른 대학(University of Melbourne)의 감염학 교수이자 국제에이즈학회 회장은 “HIV 감염 저항성 변이를 재조합해 유전적으로 변형시킬 수 있는 지 여부를 현재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다”며 “낙관적으로 전망한다면, 5년 이내에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했다.

다만, 조혈모세포 이식을 통한 HIV 치료와 관련해서는 “조혈모세포 이식 치료법 자체는 백혈병 진단을 받은 HIV 감염자에게만 활용될 수 있다”며 “비백혈병 환자에게 쓰기에는 위험성이 더 커서 그 자체로는 전 세계 HIV 감염인 3800만명에게 제공될 수 있는 합리적인 치료 전략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에이즈(AIDS)라 불리는 후천성 면역 결핍증은 면역 결핍 바이러스인 HIV 바이러스에 감염돼 면역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B림프구의 항체 생산 능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세균에 쉽게 감염되고, 각종 합병증으로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HIV에 감염된 환자는 약 3800만명으로 추정된다.

표준 치료법으로는 효소 억제를 통해 HIV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항바이러스제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현재 15가지 정도의 제제가 있으며, 다재내성을 방지하기 위해 이들 약물을 혼합한 칵테일 요법이 일반적으로 쓰인다.

업계 관계자는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HIV 감염은 관리 가능한 만성 질환으로 바뀌었다”며 “HIV 감염이 처음 발견된 1980년대의 경우, 감염 환자의 기대 수명은 1년 남짓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HIV에 감염됐더라도 여러 치료법을 통해 20대 초기 감염인 기준으로 생존 기간을 50년 더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여전히 완치를 희망하는 미충족 의료 수요는 존재한다”며 “최근 조혈모세포 이식을 통해 HIV 감염을 완치한 사례가 확인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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