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떨어진 모더나, 유전자 편집 기술에도 판돈
발등에 불 떨어진 모더나, 유전자 편집 기술에도 판돈
백신 하나로 빅파마 대열 합류 ... 포트폴리오 다양화 시도

제휴 계약 체결 및 기업 인수합병하며 수익처 확보 안간힘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2.2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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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의 의약품 개발 역사는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합니다. 우리 기업들에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모더나 연구원의 백신 연구장면. [사진=모더나]
모더나 연구원의 백신 연구장면. [사진=모더나]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mRNA 코로나19 백신 ‘스파이크백스’(Spikevax)으로 단숨에 빅파마 반열에 오른 미국 모더나(Moderna)가 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원 히트 원더’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유전자 편집 기술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모더나는 지난 2010년 창립된 신생 기업이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에는 미국 화이자(Pfizer)의 파트너사인 독일 바이오엔테크(BioNTech)와 함께 mNRA 기술을 통해 암 백신을 개발하는 한낱 중소 업체에 불과했다.

그런 모더나에게 3년 전 예고없이 찾아온 코로나는 큰 행운을 안겼다. RNA 기술에 전문성을 갖춘 모더나는 신속하게 mRNA 코로나19 백신을 선보였고, 이를 통해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제약사가 됐다. 2019년 12월 31일 기준 모더나의 시가 총액은 65억 8300만달러(23일 환율 약 8조 5421억 80만원)에 불과했지만, 약 3년이 지난 2023년 2월 22일 시가 총액은 607억달러(한화 약 78조 8128억 8000만 원)로 치솟았다.

하지만, 고민도 적지 않다. 덩치가 커진만큼 그에 걸맞는 후속 제품이 나와줘야 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전환은 모더나에 숙명이 됐다. 이 회사는 그 일환으로 기존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mRNA 기반 백신 파이프라인 확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독감, 거대세포바이러스(CMV) 백신 등 현재 다양한 mRNA 기반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생명공학 분야의 최첨단 기술로 꼽히는 유전자 편집 기술에도 판돈을 건다. 유전자 편집 치료제 시장은 희귀·난치성 질환을 완치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큰 블루오션으로 평가된다. 1회 투약으로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완치제도 나온 상황이다.

 

벤처기업 라이프 에디트와 유전자 편집 기술 관련 제휴 계약 체결 

유전자 치료제는 인공적으로 수정된 유전자를 체내 주입하여 돌연변이 유전자로 인한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거나 예방하기 위한 약물이다. 중요한 것은 수정된 유전자를 표적 유전자에 정확히 전달하느냐는 것이다. 이 때 운반체가 필요하다. 가장 많이 쓰이는 운반체는 바이러스성 벡터이다. 하지만, 바이러스성 벡터는 전신 면역 반응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뿐만아니라, 유전자 치료제는 독성, 염증, 암과 같은 치명적인 이상반응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아직은 보완해야할 부분도 적지 않다.

유전자 치료제 대신, 유전자 편집 치료제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유전자 편집 치료제는 유전자를 원하는 방향으로 짜집기하듯 편집할 수 있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해 개발된 약물이다.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은 교정하려는 DNA를 찾아내는 RNA(리보 핵산)와 DNA를 잘라내는 제한 효소인 Cas9를 결합하여 만든 것이다.

모더나는 여기에 자사의 mRNA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 신약 개발에 나선다. 22일(현지 시간)에 발표된 바에 따르면, 모더나는 미국 바이오 벤처 기업인 라이프 에디트(Life Edit)와 유전자 편집 기술과 관련된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업계는 라이프 에디트가 보유한 기존의 유전자 편집 플랫폼 중 RNA 유도 핵산분해효소(RGN, 유전자 가위) 기술과 모더나의 mRNA 기술을 결합하여 고유한 유전자 편집 기술을 개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참고로 RGN은 CRISPR 기술을 응용한 3세대 유전자 편집 기술로, 생체 내에서 표적 유전자를 직접 편집하는 것에 활용될 수 있는 핵산가수분해효소이다. 핵산가수분해효소는 DNA 혹은 RNA 같은 핵산을 이루는 단위체인 뉴클레오타이드를 연결하는 내부 공유 결합을 절단하여 뉴클레오타이드 사슬을 두 개 이상의 짧은 사슬로 분해하는 효소이다. 기존의 핵산분해효소 보다 더 규모가 작기 때문에 생체 내 운반에 있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으로서는 구체적인 치료 대상에 대해서도 밝혀지지 않았는데, 주로 희귀 유전자 질환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양사는 “어떤 분야에 집중할 것이지 이미 내부적으로 합의가 완료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제휴 계약에 따라 양사는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과 전임상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한다. 모더나는 전반적인 연구 개발 과정에 자금을 지원하며, 구체적인 목표 대상이 선정된 후 임상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는 주도권을 가졌다. 추가 개발, 제조 및 상용화도 모더나가 담당할 예정이다.

모더나의 유전자 편집 기술에 대한 관심은 라이프 에디트가 처음이 아니다. 이 회사는 올해 1월 8500만달러(한화 약 1102억 4500만 원)에 바이오 벤처 기업 오리시로 지노믹스(OriCiro Genomics)를 인수하면서 DNA 기술력을 넓히고 있다.

오리시로는 세계 최초로 무세포 DNA 복제 플랫폼(OriCiroTM Cell-Free Cloning System) 기술을 보유했는데, 무세포 DNA 복제 기술은 대장균 복제에 의존하지 않은 채 원형 DNA를 증폭할 수있는 차세대 유전자 기술이다. 기존에는 DNA 분자를 복제하기 위해 대장균을 주로 활용했지만,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세포 독성 DNA 서열은 다룰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모더나의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스파이크백스’는 184억달러(한화 약 23조 8740억원)의 수익을 거두었지만, 올해 매출 추정치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약 50억달러(한화 약 6조 4875억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모더나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라며 “안정적인 수익처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는 앞으로 더 바빠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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