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의약품 ‘휴미라’ 시대 저물다
세계 1위 의약품 ‘휴미라’ 시대 저물다
애브비 ‘휴미라’ 31일 0시 미국 시장 특허 만료 ... 암젠, 바이오시밀러 ‘암제비타’ 즉시 출시

머크 ‘키트루다’ 및 리제네론 ‘아일리아’ 특허 만료 앞두고 시장 방어 비상 ... 전략은 제 각각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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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1.3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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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만료 시간 기간 임박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지난 2002년 12월부터 약 20여년간 세계 자가 면역 질환 치료제 시장을 지배했던 미국 애브비(Abbvie)의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휴미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adalimumab)가 31일(미국 현지 시간)을 끝으로 특허가 만료된다.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상위 매출 의약품들이 5년 이내 대거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업계의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의약품 분야에서 블록버스터는 연간 10억 달러(30일 기준 환율 약 1조 2281억 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는 약물이다. 블록버스터 약물 보유 여부는 제약 업체의 성공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일반적으로 제약 회사들은 혁신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오랜 시간과 천문학적인 비용을 소모하지만, 블록버스터 약물 1개만 있어도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가능하고 이를 기반으로 또 다른 혁신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는 애브비의 ‘휴미라’가 있다. ‘휴미라’는 지난 2012년 이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의약품 1위를 차지한 이후 9년째 줄곧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초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백신에게 한 자리 내주었지만, 207억 달러(한화 약 25조 4258억 1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2003년부터 2022년까지 쌓인 누적 매출액은 2190억 달러(한화 약 269조 4576억 원)에 달한다.  

자가면역질환 분야를 주름 잡았던 ‘휴미라’의 특허 빗장은 미국시간 31일 0시를 기준으로 열리게 된다. 앞서 유럽에서는 2018년, 국내에서는 2022년 특허의 생명력을 잃었다. 미국 암젠(Amgen)은 이미 지난 2016년 9월, 가장 먼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암제비타’(Amjevita, 성분명: 아달리무맙·adalimumab)의 시판허가를 받아 놓은 상태다. 암젠 측은 미국 동부 시간을 기준으로 2023년 1월 31일부터 ‘암제비타’를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의약품 특허는 전세계 보건 당국이 제약사의 혁신 신약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시 일정 기간 동안 그 권리를 부여하고 제네릭 약물 발매를 금지하여 수익성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특허의 종류는 물질 특허, 제형 특허, 용도 특허, 개량 특허로 구분된다. 이들은 각각 ▲조성 물질이나 화학 물질 등 특정 물질에 대한 특허 ▲특정 물질 생산을 위한 제조 방법에 관한 특허 ▲적응증 확보에 대한 특허 ▲이미 존재하는 발명을 토대로 기능 등을 개량한 것에 대한 특허라는 특징이 있다. 

일명 복제약으로도 불리는 제네릭·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기 위해서는 이런 특허들이 모두 만료되어야한다. 제네릭·바이오시밀러는 보통 더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진입하여 환자의 약값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약물 선택의 폭도 넓여주는 효과가 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의 경우, 보험사와 제약사가 약가 협상을 통해 약을 선택 공급하는데, 보험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의사에게 복제약 처방을 주문한다. 값비싼 오리지널 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는 순간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미국의 제약·바이오 전문 컨설팅 업체 팜 엑섹(Pharm Exec)에 따르면, 제네릭 출시 1년 후 평균적으로 오리지널 약물의 시장 점유율은 16%로 떨어진다.

‘휴미라’의 뒤를 이어 글로벌 상위 매출 의약품들이 수년 내에 특허 만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에는 현재 면역 항암제 중 가장 많이 팔린 ▲미국 머크(Merck, MSD)의 PD-1 억제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미국 리제네론(Regeneron)과 독일 바이엘(Bayer)의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Eylea, 성분명: 애플리버셉트·aflibercept)가 포함된다.

 

머크 ‘키트루다’ 2028년 특허 만료 ... 적응증 확대로 위기 돌파 

이중 특허 만료 관련 가장 고민이 큰 기업은 미국 머크와 리제네론이다. 머크의 ‘키트루다’는 2021년 172억 달러(한화 21조 1353억 6000만 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전체 의약품 매출 순위 4위, 항암제 중 1위를 기록한 대표적인 효자 품목이다. 이 회사의 ‘키트루다’ 의존도는 상당히 높은 편으로, 2021년 총 매출액 487억 400만 달러(한화 약 59조 7890억 3040만 원) 가운데, ‘키트루다’의 비중이 무려 35%에 달했다.

하지만, 이 약물 역시 오는 2018년 특허가 만료된다. 머크의 입장에서 보면 순식간에 매출의 3분의 1 가량이 증발해버리는 상황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머크가 시장방어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이 회사는 현재 ‘키트루다’의 쪼개기 특허를 통해 신규 제네릭의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 제약 업체의 대표적인 특허 출원 방법은 물질 특허, 제형 특허, 용도(적응증) 특허, 개량(제형변경) 특허가 있는데, 머크측은 특허 만료 이전까지 80개 이상의 적응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머크는 최근 또 다른 ‘키트루다’의 적응증을 승인 받으면서 미국에서만 34개의 새로운 적응증을 손에 넣었다. FDA는 27일(현지 시간), 2기, 3기 및 3A기 비소세포 폐암(NSCLC) 환자의 절제술 및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이후 보조 치료제로 ‘키트루다’를 확대 승인했다.

해당 승인은 KEONITY-091 임상 3상 시험의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해당 시험에서 ‘키트루다’는 절제술 혹은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 받은 이후 2기, 3기 및 3A기 비소세포 폐암 환자들의 무병 생존기간(DFS)을 괄목할 만하게 개선시켰다. PD-L1 발현과 무관하게 ‘키트루다’ 투여군의 무병 생존기간은 58.7개월인 반면, 위약군은 34.9개월로, 위약 대비 거의 2년(23.8개월)에 가까운 생존 이점을 입증했다.

이밖에도 머크는 면역 관문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전립선암에 대한 ‘키트루다’의 유효성을 탐색하는 대규모 임상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며, ‘키트루다’ 투약 방식을 기존의 정맥 주사에서 피하 주사로 제형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리제네론, ‘아일리아’ 특허 6개월 연장 ... 2024년 5월 만료 예정

리제네론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 편이다. 리제네론은 자사의 블록버스터 ‘아일리아’의 미국 특허 만료를 눈 앞에 두고 있는데다 ‘아일리아’ 매출 의존도가 머크와 유사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특허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일리아’는 리제네론과 바이엘이 공동 개발한 안구 질환 치료제로,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황반부종은 망막의 중앙부위인 황반에 생긴 부종이다. 습성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망막혈관폐쇄 등 다양한 안구 질환으로 인한 안구 내 염증 또는 과도한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생성에 의해 발병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시력저하, 변형시 등이 있다. 완치가 어려운 난치성 질환이다.

현재 표준 치료법은 염증을 억제하는 스테로이드 제제나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제제를 안구 내 유리 체강에 주입하는 주사제의 사용이다.

황반부종 치료제로 FDA의 허가를 받은 약물은  ▲리제네론과 바이엘의 ‘아일리아’ ▲로슈의 ‘루센티스’(Lucentis, 성분명: 라니비주맙·ranibizumab) ▲미국 앨러간(Allergan)의 ‘오저덱스’(Ozurdex, 덱사메타손·dexamethasone)가 있다. 이중 ‘오저덱스’는 스테로이드 제제로, 실질적인 치료제는 ‘아일리아’와 ‘루센티스’가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아일리아’는 항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 항체 약물로, 황반 주변에 노폐물이 쌓이지 않도록 혈관 생성을 차단하도록 설계됐다. 일부 경우에는 시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일리아’는 2021년 기준 92억 달러(한화 약 11조 29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당해 전체 의약품 매출 순위 8위, 안구 질환 분야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리제네론 측의 ‘아일리아’ 매출액은 57억 9200만 달러(7조 1154억 7200만 원)로, 2021년 리제네론의 총 매출액 160억 7200만 달러(19조 7444억 5200만 원) 대비 약 36%를 차지했다.

본래 ‘아일리아’의 미국 특허 만료 시점은 올해 11월이었다. 하지만 리제네론은 지난해 10월 FDA로부터 소아 독점권 연장(Pediatric Exclusivity Extension)을 승인 받음에 따라 시장 독점권 만료 시기가 오는 2024년 5월로 6개월 연장된 바 있다.

소아 독점권은 해당 의약품이 소아에게 의료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경우, FDA가 독점 판매권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아일리아’의 해당 독점권은 미숙아 망막병증(ROP)에 대한 2건의 임상 3상 연구 데이터를 근거로 부여됐다.

비록 6개월 특허 연장이지만, 해당 독점권이 리제네론에게 한 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주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2021년 한해 동안 미국에서 약 58억 달러의 판매고를 올린 만큼, 리제네론은 6개월 동안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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