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벼락부자 된 모더나, ‘원 히트 원더’ 꼬리표 뗄 수 있을까
코로나로 벼락부자 된 모더나, ‘원 히트 원더’ 꼬리표 뗄 수 있을까
백신 하나로 빅파마 대열 합류 ... 사업 다각화 압박 거세

회사측, mRNA 기반 백신 파이프라인 확대 전략 마련

RSV 백신 3상 성공 ... 코로나와 같은 상황 연출 불투명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1.20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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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연구원의 백신 연구장면. [사진=모더나]
모더나 연구원의 백신 연구장면. [사진=모더나]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코로나19 백신은 미국 모더나(Moderna)에게 양날의 검이다. mRNA 코로나19 백신 ‘스파이크백스’(Spikevax)는 모더나를 순식간에 빅파마 대열에 올린 일등공신이다. 하지만, ‘스파이크백스’ 밖에 없는 ‘원 히트 원더’ 꼬리표는 회사측에 큰 고심을 안겨주고 있다.

모더나는 지난 2010년 창립된 신생 기업이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에는 미국 화이자(Pfizer)의 파트너사인 독일 바이오엔테크(BioNTech)와 함께 mNRA 기술을 통해 암 백신을 개발하는 한낱 중소 업체에 불과했다.

그런 모더나에게 3년 전 예고없이 찾아온 코로나는 큰 행운을 안겼다. 기존의 백신 개발 과정은 상용화 되기까지 약 10여 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반면, RNA 치료제는 유전 정보만 알면 빠르게 후보 물질을 도출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RNA 기술에 전문성을 갖춘 모더나는 신속하게 코로나19 백신을 선보였고, 이를 통해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제약사 반열에 오르게 됐다.

2019년 12월 31일 기준 모더나의 시가 총액은 65억 8300만 달러(19일 환율 약 8조 1168억 3900만 원), 주가는 19.52 달러에 불과했지만, 약 3년이 지난 2023년 1월 18일 시가 총액 및 주가는 각각 757억 달러(한화 약 93조 3381억 원), 197.02 달러로 치솟았다.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기록이다. 

그럼에도 모더나 입장에서 보면, 지금의 상황을 마냥 지켜보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덩치가 커진만큼, 그에 걸맞는 후속 제품이 나와줘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모더나를 바라보는 투자자들과 시장 일각의 곱지 않은 시선이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서 모더나가 선택한 전략 무기는 mRNA 기반 백신 파이프라인 확대였다. ‘스파이크백스’를 통해 mRNA 백신의 강점을 입증한 만큼,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캐시 카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현재 다양한 mRNA 기반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중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한 후보군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독감, 거대세포바이러스(CMV) 백신 이다. 특히, RSV 및 CMV는 아직까지 허가를 취득한 백신이 없는 형국이라서 상당한 잠재력을 지닌 시장으로 평가된다.

최근 모더나는 RSV 백신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하면서 승인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도달했다. 회사 측은 RSV 백신의 성공적인 출시를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압박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모더나, mRNA RSV 백신 3상 성공 ... 상반기 승인 신청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급성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이다. 감염될 시 재채기, 코막힘, 콧물, 인후통, 발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건강한 성인이 RSV에 감염되면 대부분 1~2주 내에 회복되므로, RSV 감염에 대한 표준 치료법은 증상에 따른 대증요법이다. 하지만 5세 미만 소아 혹은 60세 이상 노인이 감염될 경우, 중증 질환으로 발전하여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

모더나가 지난 17일(현지 시간) 발표한 소식에 따르면, 해당 임상 시험은 미국을 포함한 22개국에서 약 3만 7000명의 6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RSV 감염 이후 자사의 백신 후보 물질인 ‘mRNA-1345’의 하기도 질환 예방 효능을 평가한 임상 3상 연구(시험명: ConquerRSV)였다.

‘mRNA-1345’는 RSV 바이러스의 2가지 아형인 RSV-A 및 RSV-B을 표적하는 mRNA 백신이다. RSV가 세포를 감염시키기 전 단계인 융합 전 상태(프리퓨전, Prefusion)에서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F 당단백질이 체내 세포와 융합하기 전 중화항체를 생성하여 RSV 감염을 차단하도록 설계됐다. 이 백신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스파이크백스’와 동일한 지질나노입자(LNP)를 사용한다.

독립적 데이터 안전 모니터링 위원회(DSMB)가 임상을 분석한 결과, ‘mRNA-1345’는 RSV 하기도 질환 예방율 82.4%을 보이며 시험의 1차 평가변수를 달성했다. ‘mRNA-1345’의 안전성은 양호한 편이었다. 가장 흔히 관찰된 이상반응은 주로 경증 또는 중등도였으며, 대표적은 증상은 주사 부위 통증, 피로, 두통, 근육통 및 관절통이었다.

이는 영국 GSK 측이 실시한 RSV 백신 임상과 유사한 결과이다. GSK는 지난해 10월, RSV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AReSVi-006)에서 자사의 백신 후보물질이 전체 60세 이상 시험 참여자에서 RSV 하기도질환 예방율 82.6%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 스테판 방셀(Stéphane Bancel) 모더나 최고경영자는 “mRNA 백신의 효능을 입증한 두번째 사례”라며 “모더나는 다양한 질환에 대한 mRNA 백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더나 측은 다가오는 학술회의에서 ConquerRSV 연구의 최종 결과를 공유하고, 올해 상반기 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전세계 보건 당국에 ‘mRNA-1345’의 품목허가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3상 성공이 시장의 기대감을 총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RSV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상황에서 ‘스파이크백스’와 같은 기적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리서치 앤드 마켓(Research and Market)에 따르면, 글로벌 RSV 백신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95억 3000만 달러(한화 약 12조 5919억 8900만 원)에 이를 전망이다.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RSV 시장을 선점하게 위해 이미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RSV 감염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대표적인 곳은 GSK, 화이자, 프랑스 사노피(Sanofi) 등이다.

FDA는 이미 이들 업체들의 RSV 백신 후보들에 대한 승인 신청을 접수하고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접수 순서는 GSK, 화이자, 사노피 순이다. 따라서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 GSK, 화이자, 사노피 순으로 RSV 백신이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모더나가 RSV 백신을 출시한다 하더라도 코로나19 대유행때와 같은 상황을 연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팬데믹 속에서는 백신 공급이 긴급했지만, RSV는 계절성 감염 질환으로, 반짝 특수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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