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인 전신홍반루푸스를 보다 쉽게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아주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서창희 교수팀(김지원·정주양·김현아 교수)은 루푸스를 간편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서 S100A8의 유용성을 입증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루푸스 환자 249명을 대상으로 혈청(혈액), 소변, 타액 내 S100A8의 농도를 항체반응검사(ELISA)를 이용해 분석했다. 분석결과는 나이와 성별이 일치한 건강한 대조군 52명과 비교했다.
그 결과 루푸스 환자군과 건강 대조군의 각각의 평균 S100A8 농도(pg/㎖)는 혈청 1,890.6 vs. 709, 소변 2,029.4 vs. 1,096.7, 타액 290,496.3 vs. 47,742로, 루푸스 환자군에서 S100A8의 농도가 유의하게 높고, 그 중 소변의 민감도가 가장 높았다.
루푸스의 진단능력 지표인 ROC 곡선 분석은 1을 만점으로 볼 때, 혈청의 곡선아래영역(AUC) 값이 0.831, 소변 0.751, 타액 0.729로 우수한 분류 능력을 보여주었다. 두 그룹의 값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고, 이를 통해 루푸스 환자군인지, 건강 대조군인지 분류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S100A8의 농도와 질병활성도 간 연관성을 분석한 피어슨 상관분석의 경우 혈청, 소변, 타액 모두에서 루푸스의 질병활성도가 높을수록 S100A8의 농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마커와 임상증상 간 관련성 분석에서는 루푸스신장염이 S100A8의 농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루푸스는 아직 확실한 바이오마커가 개발되어 있지 않고, 피부발진, 탈모, 구강궤양, 흉막염, 신장염 등 환자마다 호소하는 증상도 다양하다. 뿐만아니라, 진행과정이 다르고 유사한 증상의 다른 질병들을 배제해야 하므로 경험이 풍부한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도 신속한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에따라 최근 보다 적은 비용으로 간편하게 체액을 바이오마커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다수 진행되고 있다.
S100A8는 칼슘결합단백질로, 염증과정에서 호중구가 방출하는 물질이다. 기존 연구에서 혈청내 S100A8 농도를 이용해 루푸스, 염증성 장질환 등 일부 자가면역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에서 다룬 혈청 뿐만 아니라 타액과 소변까지 확대해 한 개의 질환에서 여러 생체물질(혈청·소변·타액)을 통해 S100A8 농도를 측정해 유용성을 확인한 것이 처음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서창희 교수는 ”이번 연구로 루푸스 환자가 보다 편하게 진단받고, 조기 진단을 통해 치료율을 높이는 데 활용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또 김지원 교수는 “다만 S100A8은 다른 염증질환으로도 상승할 수 있고, 루푸스는 매우 다양한 생화학 징후 및 임상증상을 보이는 만큼 종합적인 판단하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연구결과는 2022년 4월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Immunology(IF 8.787)에 ‘S100A8 in serum, urine, and saliva as a potential biomarker for systemic lupus erythematosus (전신홍반루푸스의 잠재적 바이오마커로서 혈청, 소변, 타액의 S100A8)’란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