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피하주사제형 면역관문 억제제 개발 ‘활발’
제약업계, 피하주사제형 면역관문 억제제 개발 ‘활발’
특허 만료 앞두고 앞다퉈 제형 개량 ... 10분 이내 투약 완료

가장 앞서가는 로슈 ... 추격하는 머크, BMS, AZ, 화이자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1.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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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D ‘키트루다’
MSD ‘키트루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글로벌 빅파마들이 면역관문 억제제를 기존 정맥 주사에서 피하 주사로 투약할 수 있는 새로운 제형 개발에 안감힘을 쓰고 있다. 피하주사제형은 정맥주사제형 대비 투약 시간이 짧아 편의성이 높다. 시장 확대에 그만큼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셈이다. 특허 만료를 앞두고 시장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회피 전략으로 풀이된다.

면역관문 억제제는 암 세포가 인체의 면역 작용을 회피하기 위해 활용하는 면역관문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암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면역 항암제의 한 종류이다. 대표적인 약물은 ▲미국 머크(Merck, MSD)의 PD-1 억제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와 ▲미국 BMS의 PD-1 억제제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nivolumab)이다.

이들 약물은 지난 2014년 본격적으로 시장에 출시된 후 30개가 넘는 암종에서 우수한 효능을 보이면서 연 매출이 한화 10조 원을 넘어서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중 머크의 ‘키트루다’는 일부 전이성 암 종에서 20% 더 우수한 생존율을 입증하면서 현 면역 항암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키트루다’는 2014년 5500만 달러(17일 기준 환율 약 681억 650만 원)에서 2021년 172억 달러(한화 21조 3022억 원)의 매출을 거두면서 전체 항암제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다가오는 특허 만료는 이들 제약사에 큰 고심을 안겨주고 있다.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모두 2028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특히, 머크의 경우 2021년 총 매출액 487억 400만 달러(한화 약 60조 3539억 9680만 원) 가운데, ‘키트루다’의 비중이 35%에 달한다. 

이런 상황 때문에 업체들은 기존 시장을 방어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동원하고 있다. 가령, 후속 약제를 개발하거나, 공격적으로 특허를 출원하여 신규 제네릭의 진입을 차단하는 방법 등이 있다.

대표적인 특허 출원 방법은 ▲물질 ▲적응증 ▲제조방법 ▲제형 변경 등이다. ‘키트루다’는 현재 미국에서 약 30여개의 적응증을 손에 넣었다. 회사 측은 특허 만료 이전까지 80개 이상의 적응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상용화된 면역관문 억제제는 모두 정맥주사제형이다. 따라서 피하주사제형으로 개량할 경우, 특허 만료 이후 바이오시밀러 대비 차별성을 강조하면서 시장 확대를 모색할 수 있다.

 

피하주사제형 면역관문 억제제, 임상 막바지 단계 ... 승인 목전

정맥주사(IV)는 약물을 정맥에 직접 투여하는 주사 방법으로, 체내 흡수가 가장 빨라 응급상황이나, 주사액 용량이 많을 경우에 사용된다. 하지만 투약하는데 약 30분에서 최대 2시간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반면, 피하주사는(SC)는 체내 흡수가 정맥주사 대비 느리지만, 투약 시간이 3분~10분 이내에 완료된다. 폴 오버튼(Paul M Overton) 영국 비콘 메디컬 커뮤니케이션(Beacon Medical Communications) 소속 연구팀이 2021년 4월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정맥주사와 피하주사를 비교한 18건의 연구 중 16건에서 환자들은 피하주사 투약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가장 앞서고 있는 업체는 스위스 로슈(Roche)이다. 로슈는 자사의 PD-L1 면역관문 억제제 ‘티센트릭’(Tecentriq, 성분명: 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의 피하주사제형에 대한 승인 신청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EMA)에 해 놓은 상태다. 

해당 신청에는 ‘티센트릭’의 정맥주사제형과 피하주사제형을 1:1로 비교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IMscin001)의 데이터를 포함했다. IMscin001 연구는 이전에 면역요법으로 치료를 받지 않은 비소세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티센트릭’ 피하주사제형과 정맥주사제형을 비교한 것이었다. 그 결과, ‘티센트릭’ 피하주사제형은 정맥주사제형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 시험의 1차 평가변수를 달성한 바 있다. 특히, 피하주사제형은 투약 시간이 약 10분 정도 소요되는 반면, 정맥주사제형은 30분에서 60분 정도로, 투약 편의성을 대폭 개선시켰다.

로슈를 매섭게 추격하는 후발주자는 머크다. 머크는 현재 ‘키트루다’ 피하주사제형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MK-3475-A86)을 실시하고 있다. MK-3475-A86 연구는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라인에서 항암화학요볍과 병용한 ‘키트루다’ 피하주사제형과 정맥주사제형을 비교 평가하는 것이다. 회사 측은 다음달까지 해당 연구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BMS는 신장암 및 흑색종에서 ‘옵디보’의 피하주사제형을 평가하는 2건의 3상 연구(시험명: Checkmate-67T 및 Checkmate-6GE)을 진행하고 있다. 두 연구는 올해 하반기에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자사의 PD-L1 면역관문 억제제 ‘임핀지’(Imfinzi, 성분명: 더발루맙·durvalumab)의 피하주사제형에 대한 임상 1/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화이자(Pfizer)는 당초 피하주사제형으로 개발된 새로운 PD-1 면역관문 억제제 ‘사산리맙’(sasanlimab)의 임상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 당국, 피하주사제형 면역관문 억제제 ‘엔바폴리맙’ 전세계 최초 승인

한편, 중국에서는 이미 피하주사제형의 면역관문 억제제가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다. 중국 의약품감독관리국(NMPA)은 2021년 11월, 이전에 치료 전력을 가진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microsatellite instability high, MSI-H) 또는 불일치 복구 결함(mismatch repair deficient, dMMR) 진행성 고형암 성인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피하주사제형 PD-L1 면역관문 억제제 ‘엔바폴리맙’(envafolimab)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엔바폴리맙’는 전세계 최초 규제 당국의 관문을 통과한 피하주사제형 면역관문 억제제가 됐다. 중국에서는 ‘엔비다’(Envida)라는 제품명으로 시판되고 있다.

당시 NMPA는 고형암에 대한 임상 2상 시험(시험명: ENVASARC)의 데이터를 근거로 ‘엔바폴리맙’를 조건부 허가했다. 해당 연구에서 ‘엔바폴리맙’은 대장암 환자에서 항암화학요법 및 ‘키트루다’와 유사한 반응률을 입증하면서 시험의 목표를 달성한 바 있다.

‘엔바폴리맙’은 미국 트라콘 파마(TRACON Pharma), 중국 알파맙(Alphamab), 중국 3D 메디슨(3D Medicines)이 공동 개발한 약물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국을 제외한 어떠한 국가에서는 허가를 획득하지 못했는데, 이는 중국산 항암제에 대한 고질적인 낮은 신뢰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미 판권을 담당하는 트라콘 파마는 현재 미국을 비롯해 여러 지역에서 ‘엔바폴리맙’의 다국적 임상 3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차후 미국 시장이 문을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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