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신경교종 표적 치료제 탄생 기대감 고조
세계 첫 신경교종 표적 치료제 탄생 기대감 고조
기존 약제 대체 차세대 RAF 억제제 개발 열기 ‘후끈’

모든 RAF 변이 억제제, 연내 승인 기대감 고조

데이 원 파마슈티컬스, ‘토보라페닙’ 임상 2상 성공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1.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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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고형암 발생과 관련이 깊은 RAF 단백질을 억제하는 차세대 표적 치료제 개발 열기가 뜨겁다. 기존 치료제 대비 범용성을 대폭 개선시켜 새로운 치료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RAF은 세포의 증식과 생존을 조절하는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MAPK)의 주요 구성요소로, A-Raf, B-Raf, C-Raf 등 3개의 아형이 존재한다. RAF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발생할 경우, 각종 고형암을 발생시킨다. B-Raf 변이는 전체 흑색종에서 약 40%, 전체 고형 암종에서 약 6%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Raf는 A-Raf 및 C-Raf와 대비 일정한 음전하를 가지며, 염기성 인산화효소 활성이 증가한다. 이러한 지속적인 음전하와 증가된 염기성 키나아제 활성 때문에, B-Raf의 키나아제 도메인에서 인산화효소 영역의 발린(V)에서 글루탐산E로 변화하면서 자주 돌연변이가 발생한다. 따라서 업계는 주로 B-Raf 억제제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B-Raf 억제제는 2011년에 가장 먼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까지 승인된 B-Raf 억제제는 ▲스위스 로슈(Roche)의 ‘젤보라프’(Zelboraf, 성분명: 베무라페닙·vemurafenib)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의 ‘타핀라’(Tafinlar, 성분명: 다브라페닙·dabrafenib) ▲미국 화이자(Pfizer)의 ‘브라프토비’(Braftovi, 성분명: 엔코라페닙·encorafenib) 총 3개가 있다. 이들 약물은 각각 2011년 8월, 2013년 5월, 2018년 6월에 FDA의 승인을 받았다.

로슈의 ‘젤보라프’는 가장 먼저 승인을 받았지만, 현재 업계 1위는 노바티스의 ‘타핀라’이다. ‘타핀라’는 2021년 기준 16억 9300만 달러(10일 기준 환율 약 2조 1098억 1660만 원)의 수익을 거두며 당해 노바티스 매출 판매 순위 7위를 차지했다.

B-Raf 억제제는 임상 현장에서 유망한 치료 효과를 입증하면서 B-Raf 변이가 확인된 고형암 치료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일례로, B-Raf 변이 흑색종에서 B-Raf 억제제는 60~70%에 이르는 전체 반응률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들 약물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바로 B-Raf 변이 중 클래스 1(BRAF V600E) 유형에만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흑색종의 경우, B-Raf 변이 클래스 2 또는 3 유형의 환자는 전체의 34%를 차지하지만, 이들에게는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아울러 A-Raf 및 C-Raf 변이 또한 드물지만 고형암에서 발견되는 만큼, 모든 RAF 변이 고형암에 활용될 수 있는 차세대 범 RAF 억제제 개발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현재 RAF 억제제를 개발 중인 제약 업체들은 범 RAF 억제제 혹은 B-Raf의 모든 클래스 유형에 작용 가능한 억제제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 데이 원 파마슈티컬스(Day One Biopharmaceuticals)가 최근 임상에 성공한 약물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소아 저등급 신경교종(Pediatric Low-Grade Glioma)에 대한 자사의 범 RAF 억제제 ‘토보라페닙’(Tovorafenib)의 임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도출, 차세대 RAF 억제제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토보라페닙’, 2상 성공 ... 올해 상반기 가속 승인 절차 착수

신경교종은 뇌와 척수의 내부에 있으면서 신경조직의 결합·지지·영양 등의 작용을 하는 신경교에 암이 발생한 뇌종양의 일종이다. 소아 저등급 신경교종은 소아에서 가장 많이 진단되는 흔한 뇌종양으로 전체 뇌종양의 30~50%를 차지하고, 이중 B-Raf 변이는 최대 70%인 것으로 추정된다. 

소아 저등급 신경교종을 비롯해 신경교종은 보통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현재 뚜렷한 치료법은 없으며, 방사선 치료 또는 항암화학요법 등을 시행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단시간 내에 재발하는 예후가 매우 안 좋은 암종이다.

‘토보라페닙’은 MAPK 신호전달 경로의 핵심 단백질인 모든 유형의 RAF 키나아제에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소아 저등급 신경교종을 치료하도록 설계된 약물이다.

데이 원 측이 실시한 임상 2상 시험(시험명: FIREFLY-1)은 재발성 또는 진행성 소아 저등급 신경교종 환자 69명을 대상으로 범 RAF 억제제 ‘토보라페닙’의 단독요법을 평가한 연구였다. 환자들의 나이는 6개월에서 25세 사이였으며, 이전에 평균 3가지 이상의 요법으로 치료를 받았다. 시험에서 환자들은 주 1회씩 28일간 ‘토보라페닙’ 경구제 420mg/㎡ 용량을 복용했다.

시험 결과, ‘토보라페닙’은 인상적인 치료 효과를 입증하며 시험의 1차 평가변수를 달성했다. ‘토보라페닙’의 완전 반응률은 4%, 부분 반응률은 59%로 총합 64%의 전체 반응률을 보였다. 반응을 보인 환자의 91%가 임상적으로 유의한 개선효과를 보였다. 이는 현재 신경교종에 대한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고무적인 결과이다.

‘토보라페닙’의 안전성 및 내약성은 양호한 편이었다. 가장 흔하게 관찰된 이상반응은 머리 변색, 크레아틴 포스포키나제 증가, 빈혈, 피로, 발진 등이었다. 

이날 사무엘 블랙먼(Samuel Blackman) 데이 원 최고경영자는 “이번 결과는 소아 저등급 신경교종 환자에게 무척 반가운 소식”이라며 “미충족 의료 서비스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에게 신속히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당국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 원 측은 향후 소아 저등급 신경교종 1차 치료 라인에서 ‘토보라페닙’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시험을 추가 실시할 예정이다.

‘토보라페닙’은 앞서 FDA로부터 혁신 신약, 희귀의약품, 희귀소아질환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번 FIREFLY-1 연구는 ‘토보라페닙’의 가속 승인을 위해 설계됐다. 회사 측은 올해 상반기 FDA에 소아 저등급 신경교종에 대한 ‘토보라페닙’의 가속(임상 3상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 신청 절차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FDA가 이를 접수하고 ‘토보라페닙’을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할 경우, 연내에 세계 최초 소아 저등급 신경교종 표적 치료제이자 범 RAF 억제제가 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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