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헌팅턴병 치료제 개발 성공할 수 있을까
사상 첫 헌팅턴병 치료제 개발 성공할 수 있을까
잇따른 실패속에 유니큐어 ‘AMT-130’ 유일한 희망으로 떠올라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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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1.0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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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헌팅턴병을 정복하기 위해 전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줄줄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돌파구 마련을 놓고 고심하는 가운데, 네덜란드의 생명공학기업 유니큐어(Uniqure)가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를 마련해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 한줄기 희망이 될지 주목된다.

헌팅턴병은 대표적인 신경 퇴행성 뇌 질환 중 하나로, 운동 장애 및 인지 장애를 동반한다. 병이 진행됨에 따라 비정상적 운동 장애는 더 심화되며 환자는 일상적인 행동을 하기 어려워진다. 대부분 헌팅턴병 환자는 증상 발현 이후 15년에서 20년 정도 생존한다. 

질병 원인으로는 헌팅틴 단백질의 다중 글루타민 영역에서 글루타민의 반복 횟수가 40회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단백질의 변이가 생겨 줄무늬체 뇌 영역의 신경세포가 소실되면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이 가능하지만, 발병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치료제는 없다. 현재 치료 표준은 항도파민제를 사용하여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약제는 덴마크 룬드벡(Lundbeck)의 ‘제나진’(Xenazine, 성분명: 테트라베나진·tetrabenazine)과 이스라엘 테바(Teva)의 ‘오스테도’(Austedo, 성분명: 듀테트라베나진·deutetrabenazine)가 있다.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증상 완화를 넘어 근본적인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번번이 개발은 수포로 돌아갔다.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는 지난해 8월, 헌팅턴병 치료제 후보물질 ‘브라나플람’(branaplam)의 임상 2b상 시험을 진행하던 도중 부작용이 발견되어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추 신경계 질환에 대한 치료제는 연구 개발 면에서 수많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상대적으로 환자 수가 적어 개발 유도 요인 또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헌팅턴병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Fact.MR에 따르면, 2021년 헌팅턴병 치료제 시장은 3억 6000만 달러(3일 기준 환율 약 4581억 원)로 집계됐으며, 오는 2032년에는 27억 달러(한화 약 3조 4357억 5000만 원)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동일한 신경 퇴행성 질환에 속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의 경우, 2021년에만 이미 40억 4000만 달러(한화 약 5조 1409억 원)를 돌파했다.

이로 인해 현재 업계의 이목은 유니큐어의 ‘AMT-130’에 쏠리고 있다. 유니큐어 측은 올해 ‘AMT-130’의 임상 1/2상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인데, 해당 연구 데이터가 헌팅턴병 치료제 개발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니큐어 ‘AMT-130’, 유망한 효능 보여줘 ... “치료제 개발 낙관론 제시할 수 있을 것”

‘AMT-130’은 유니큐어 측이 현재 개발 중인 헌팅턴병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다. 신경의 이상 기능을 초래하고 단백질 합성 및 분해를 방해하는 mHTT 단백질의 생성 및 축적을 억제하도록 설계됐다. 1회 투약으로 헌팅턴병을 치료하도록 설계된 완치제 성격의 약물이다. ‘AMT-130’은 수술을 통해 뇌에 주입한다.

유니큐어 측은 지난해 3월, 미국에서 헌팅턴병 환자 총 26명을 대상으로 ‘AMT-130’의 임상 1/2상 시험을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시험은 환자들을 고용량, 저용량에 따라 10명 및 16명 등 두 코호트로 나누어 위약 대비 ‘AMT-130’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였다. 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치료 12개월 차에 위약 대비 ‘AMT-130’의 뇌 척수액 내 신경 손상 바이오마커인 Nfl 지표 변화였다.

시험을 진행하던 도중 지난해 8월, 고용량 환자군 3명에게서 발열과 심한 두통, 구토 증상이 발생했다. MRI 검사를 통해 뇌 일부가 부풀어오른 것을 발견했으며, 치료 전보다 언어와 주의력 등에 결함이 관찰됐다. 유니큐어는 즉각 고용량 코호트에 대한 임상을 중단한 바 있다. 이같은 임상 중단은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독립적 데이터 안전 모니터링 위원회(DSMB)는 해당 임상 연구를 전반적으로 검토했고 2022년 11월, 고용량 ‘AMT-130’ 임상을 재개하라고 권고했다.

다행히 지난해 8월 발표된 저용량 ‘AMT-130’군에 대한 중간 결과는 유망한 효과를 보여줬다. NfL 지표 변화를 살펴보면, ‘AMT-130’ 투여군는 NfL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mHTT 단백질 축적의 경우, ‘AMT-130’군은 치료 12개월 차에 기준선 대비 53.8% 감소했지만 위약군은 16.8% 감소했다. 직접적인 치료 효능이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헌팅턴병 발병 단백질의 억제 작용은 증명한 것이다.

당시 미국 증권사 스타이펠(Stifel)은 “‘AMT-130’의 임상 시험은 유니큐어가 설계된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2023년에 발표될 고용량 ‘AMT-130’군의 데이터 및 헌팅턴병 치료 효과 여부를 종합한 최종 결과가 ‘AMT-130’의 향후 개발을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AMT-130’이 임상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최종 출시까지는 수년이 걸리겠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지금으로서는 ‘AMT-130’이 유일한 희망”이라며, 성공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유니큐어는 올해 2분기에 ‘AMT-130’ 고용량 투여군을 포함한 임상 1/2상의 전체 데이터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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