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혈우병 완치 유전차 치료제 경쟁 불 붙었다
B형 혈우병 완치 유전차 치료제 경쟁 불 붙었다
최근 1회 투약 완치 유전자 치료제들 잇따라 출시돼

화이자, B형 혈우병 시장 선점한 CSL 베링·유니큐어에 도전장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 3상 성공 ... 올해 NDA 제출 예정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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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1.0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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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혈관 혈액 동맥경화 뇌경색 고혈압 당뇨병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1회 투약으로 혈우병을 완치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를 잇달아 출시하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화이자(Pfizer)도 ‘헴제닉스’(Hemgenix, 성분명: 에트라나코제네 데자파르보벡·etranacogene dezaparvovec)에 이은 사상 두 번째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를 출시할 채비에 들어갔다.

혈우병은 선천적으로 혈액 응고 인자가 결핍되어 나타나는 선천성 출혈성 질환으로, 발병률은 1만 명 당 1명 꼴인 것으로 추산된다. 반복적인 출혈로 인해 관절의 형태적·기능적 이상이 점차 심해지며, 구인두강, 중추신경계 및 후복강 내에 출혈이 발생할 경우 생명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

혈액 응고 인자는 현재까지 12가지가 알려져 있다. A형 혈우병은 VIII 인자(8인자) 결핍이 원인이고, B형 혈우병은 IX 인자(9인자), C형 혈우병은 XI 인자(11인자) 결핍이 원인이다. A형 혈우병은 전체 환자의 80%를 차지하고 B형 혈우병은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까지 혈우병 환자는 평생에 걸쳐 항응고제를 투여하거나 및 혈장제제를 수혈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1회 투약으로 혈우병을 완치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들이 줄줄이 출현하면서 표준 치료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미국 바이오마린 파마슈티컬스(BioMarin Pharmaceutical)의 ‘록타비안’(Roctavian 성분명: 발록토코진 록사파보벡·valoctocogene roxaparvovec)은 가장 먼저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로 이름을 알렸다. 유럽 집행위원회(EC)는 지난해 8월, ‘록타비안’을 혈우병 8인자 억제제의 사용 전력과 검출 가능한 아데노바이러스혈청형5(AAV5) 항체가 없는 A형 혈우병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했다.

‘록타비안’은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벡터를 통해 재조합된 VIII 인자(8인자)를 1회 투약하여 간의 내피세포로 전달되면, 결핍된 VIII 인자를 생성하도록 설계된 유전자 치료제로, 사실상 완치제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0년 11월, 연간 출혈률을 비롯해 ‘록타비안’의 지속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추가 데이터를 요청하며 승인을 한 차례 거절했지만, 지난해 10월 ‘록타비안’의 승인 신청을 다시 접수한 바 있다. 승인 심사 기간은 오는 3월 31일까지이다.

B형 혈우병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 또한 미국 보건 당국의 관문을 통과하면서 혈우병 치료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바 있다. FDA는 지난해 11월 독일 CSL 베링(CSL Behring)과 네덜란드 유니큐어(Uniqure)의 유전자 치료제 ‘헴제닉스’를 18세 이상 B형 혈우병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승인하면서 사상 첫번째 B형 혈우병 완치제가 탄생했다.

‘헴제닉스’는 혈류에 직접 투여하여 5형 아데노바이러스벡터(AAV)를 통해 재조합된 9인자(IX)의 고기능 복제품인 Padua 변이체(FIX-Padua)를 전달하고 IX 인자를 생성하도록 설계되어 1회 투약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혈우병 B형 치료제다.

이처럼 활발하게 유전차 치료 신약이 연구되는 이유중 하나는 높은 시장성에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에 의하면, 의학 수준이 발전함에 따라 혈우병에 대한 진단율이 높아지고 치료제 시장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128억 달러(3일 기준 환율 약 16조 3072억 원)였던 시장규모는 연평균 7.5%씩 성장, 오는 2031년 269억 달러(한화 약 34조 270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의미에서 화이자가 가장 먼저 B형 혈우병 시장을 선점한 CSL 베링과 유니큐어에 도전장을 내민 건 우연이 아니다. 이 회사는 현재 개발 중인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임상을 올해 마무리하고 신약 승인 신청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 3상 성공 ... 올해 상반기에 NDA 제출 예정

화이자는 최근 자사의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fidanacogene elaparvovec)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BENEGENE-2)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소식은 구랍 29일(현지 시간) 전해졌다.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은 아데노바이러스벡터(AAV)를 통해 높은 활성도를 지닌 재조합 9인자(IX)를 전달하는 유전자 치료제다. 1회 투약으로  9인자(IX)를 직접 생성하도록 설계됐다. 본래 미국 스파크 테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가 개발 중인 유전자 치료제로, 화이자는 지난 2014년 12월, 스파크 측과 협력 계약을 체결하며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의 일부 권한을 확보했다.

해당 임상 시험은 혈중 9인자(IX) 수준이 2% 이하인 중증 B형 혈우병이 있는 성인 남성 45명을 대상으로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로, 1회 투약 후 6년간 추적 관찰했다. 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표준 치료법 대비 연간 출혈률(ABR) 감소였다.

그 결과,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은 표준 치료법 대비 연간 출혈률을 71%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 투여군의 12주에서 15개월까지 평균 연간 출혈률은 1.3인 반면, 대조군은 4.43이었다.

‘헴제닉스’가 관련 임상에서 표준 치료법 대비 연간 출혈률을 54% 감소시킨 것과 비교하면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이 더 우월한 연간 출혈률 감소를 입증한 셈이다.

따라서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이 시장에 출시되면 ‘헴제닉스’를 제치고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지만, 임상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헴제닉스’가 더 넓은 시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CSL 베링과 유니큐어 측은 ‘헴제닉스’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할 시 아데노바이러스벡터(AAV) 항체가 있는 B형 혈우병 환자들을 포함시켰지만, 화이자 측은 제외시켰다. 이는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가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더라도 적응증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전자 치료제는 재조합된 유전자를 체내 안전하게 운반하기 위해서 대표적으로 바이러스 껍질과 같은 AAV를 사용한다. 만약 AAV에 대한 항체가 검출될 경우, 환자는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를 투약 받을 수 없다.

업계 전문가들은 “‘헴제닉스’가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 대비 전체적인 밸런스가 더 좋다”고 언급하며 ‘헴제닉스’는 2030년까지 24억 달러(한화 약 3조 576억 원)의 최고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반면,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은 2028년까지 4억 4900만 달러(한화 약 5720억 2600만 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화이자 측은 올해 상반기에 학술 회의에서 BENEGENE-2 연구의 최종 결과를 발표함과 동시에 전세계 보건 당국과 신약 품목허가신청(New Drug Application, NDA)에 대해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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