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지속형 HIV 치료제 경쟁 본격화 ... 시장 폭발적 성장
장기지속형 HIV 치료제 경쟁 본격화 ... 시장 폭발적 성장
HIV 치료 패러다임, 접근성 및 편의성 높인 장기 관리 개념으로 전환

길리어드 ‘선렌카’, GSK ‘카베누바’와 본격적으로 경쟁 전망

아직까지 ‘카베누바’ 우위 ...  “이미 시장에서 안정적인 기반 확보”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1.0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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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AIDS, 후천성 면역결핍증후군) 바이러스(HIV)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 단백질이 개발됐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HIV(에이즈바이러스) 감염 치료 패러다임이 1일 1회 경구 복용에서 장기지속형 치료법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영국 GSK와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가 장기지속형 HIV 치료법에서 ‘전세계 최초’ 타이틀을 차례로 획득하면서다.

에이즈(AIDS)라고 불리는 후천성 면역 결핍증은 HIV 바이러스에 감염돼 면역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B 림프구의 항체 생산 능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세균 감염이 용이해지고, 각종 합병증으로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현재 표준 치료법은 효소 억제를 통해 HIV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것이다. 현재 15가지 정도의 치료제가 있으며, 이들 치료제를 혼합한 칵테일 요법이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칵테일 요법은 보통 수많은 항바이러스제를 주기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르고 그만큼 유지 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종종 복용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다재내성 감염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에이즈·HIV 치료의 패러다임이 투약 횟수를 개선하여 환자의 치료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장기 관리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관련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포츈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장기지속형 에이즈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287억 9000만 달러(2일 환율 기준 약 36조 6352억 7500만 원)에서 오는 2028년에는 455억 8000만 달러(한화 약 58조 5억 5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앞서고 있는 업체는 GSK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21년 1월, 2개월 1회 투약하는 방식인 ‘카베누바’(Cabenuva, 성분명: 카보테그라비르+릴피비린·cabotegravir+rilpivirine)를 세계 첫 장기지속형 HIV 바이러스 치료제로 승인했다.

 

‘카베누바’, 전세계 최초 장기지속형 HIV 치료제

GSK의 에이즈(AIDS) 치료제 '카베누바' [사진=Business Wire]
GSK의 에이즈(AIDS) 치료제 '카베누바' [사진=Business Wire]

‘카베누바’는 숙주 세균의 DNA에 삽입을 촉매하는 효소인 인테그라아제를 억제하도록 설계된 약물이다. 활성 인테그라아제 부위에 부착되어 HIV 복제 주기에 필요한 레트로바이러스 DNA 통합 단계를 억제함으로써 HIV 바이러스의 인테그라아제를 차단한다.

HIV 감염자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Flair)에서 ‘카베누바’는 치료 48주차에 93.6%의 바이러스 억제율을 보였는데, 이는 현재 상용화된 일일 경구제의 효능(93.3%)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한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카베누바’가 향후 HIV 치료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장기지속형 HIV 치료법은 10년 이후 HIV 치료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할 것”이라며 “‘카베누바’는 가장 먼저 시판된 만큼,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전했다.

회사 측은 ‘카베누바’가 오는 2026년까지 약 20억 파운드(한화 약 3조 732억 2000만 원)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한다. ‘카베누바’는 승인 첫 해인 2021년에 3800만 파운드(한화 약 599억 5222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022년 9개월간 집계된 매출액은 전년 실적의 약 5배인 2억 1100만 파운드(한화 약 3242억 8379만 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최근 ‘카베누바’를 압도하는 새로운 경쟁자가 출현 시장의 긴장을 높이고 있다. 길리어드가 개발한 캡시드 억제제 ‘선렌카’(Sunlenca, 성분명: 레나카파비르·lenacapavir)이다.

 

‘선렌카’, 전세계 최초 다제내성 에이즈 치료제

사상 첫 다재내성 에이즈 치료제 '선렌카' [사진=Buisiness Wire]
사상 첫 다재내성 에이즈 치료제 '선렌카' [사진=Buisiness Wire]

‘선렌카’는 다제내성 HIV 바이러스 감염의 치료와 예방을 하도록 설계된 동급 최초의 장기지속형 캡시드 억제제로, 6개월마다 1회 피하주사한다. 이 치료제는 캡시드 매개 HIV 바이러스의 수명 주기 여러 단계에서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한다.

다제내성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3상 시험(시험명: CAPELLA)에서 ‘선렌카’ 병용요법을 투약 받은 환자군의 83%는 치료 52주 차에 HIV 바이러스 총량이 검출 불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져 효과적인 바이러스 억제 효능을 입증했다. 반면, 위약군은 그 비율이 16.7%에 불과했다. 이같은 데이터를 근거로 유럽 집행위원회(EC)는 지난해 8월, FDA는 같은해 12월에 ‘선렌카’를 다제내성 HIV 바이러스 감염 성인 환자에 대해 항바이러스제와 병용요법으로 승인했다.

‘선렌카’는 경쟁 약물인 ‘카베누바’와 비교할 시 지속 효과를 대폭 늘린 데다 사상 첫 다제내성 HIV 바이러스 치료제인 만큼, 관련 시장에서 ‘카베누바’를 제치고 막강한 영향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 1위를 차지하기까지는 ‘선렌카’의 갈길이 아직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렌카’와 ‘카베누바’는 모두 항바이러스제와 병용하여 사용된다. GSK 측은 이미 ‘카베누바’와 조합으로 사용할 수 있는 HIV에 대한 PrEP 요법제(노출전 예방요법, 질병을 일으키는 약에 아직 노출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는 예방 전략)인 ‘아프레투드’(Apretude, 성분명: 카보테그라비르·cabotegravir)를 확보했다. FDA는 지난 2021년 12월, ‘아프레투드’를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선렌카’는 아직까지 효과적인 조합으로 입증된 파트너 약물이 없다. 한때 ‘선렌카’와의 조합으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이슬라트라비르‘(islatravir)가 기대를 받았지만, 2/3상 도중 용량 증량에 따라 림프구 수가 감소하는 부작용이 관찰돼 FDA는 13건의 임상에 보류 조치를 내렸다. 미국 머크(Merck, MSD)는 길리어드와 ‘이슬라트라비르‘를 공동 개발하고 있었지만, 임상 보류 결정으로 개발에 손을 털고 있는 모양이다.

따라서 복용 편의성은 ‘선렌카’가 더 우월하지만 한동안 ‘카베누바’가 시장에서 주름을 잡는 다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프랑스·독일 증권사 ODDO BHF는 “‘카베누바’는 이미 시장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했다”며 “‘카베누바’와 ‘아프레투드’ 프랜차이즈는 오는 2030년까지 약 30억 파운드(한화 약 4조 6098억 3000만 원)의 최고 매출액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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