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K1 억제제, 신경병증 치료에서 기대·실망 교차
AAK1 억제제, 신경병증 치료에서 기대·실망 교차
신경병증, 정확한 원인 밝혀지지 않아 통증 완화 대증요법으로 관리하고 있어

일부 환자에게서 통증 완화제도 불응해 ... 마약성 진통제 쓰이는 실정

AAK1 억제제, 신경병증 새로운 표적으로 주목 ... 렉시콘 가장 앞서

‘LX9211’, 대상포진 신경병증 2상 실패 ... “향후 적응증 제한 가능성 있어”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2.12.26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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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신경 압박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AAK1(어댑터 단백질-2 관련 키나아제1) 억제제가 신경병증 치료 분야에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AAK1 억제제는 신경병증 치료에서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지만, 최근 연달아 발표된 임상에서 상반된 결과가 나오면서다.

말초신경계는 통증, 촉각과 같은 감각의 전달기능, 근육의 조절기능, 혈압, 방광 기능과 같은 신체의 자율조절 기능을 담당한다. 말초신경이 정상 기능하지 않을 경우, 각종 통증이 발생하는 데, 이를 말초신경병증이라고 있다.

말초신경병증은 주로 압박에 의한 신경의 물리적인 손상, 대상포진과 같은 바이러스 감염, 혈관 염증,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당뇨병, 영양소결핍증, 유전성 질환으로 구별할 수 있는데, 그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전문병원에서도 25% 정도에 대해서는 원인을 밝히지 못한다.

이중 당뇨 신경병증은 말초신경병증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당뇨 환자의 약 15%는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의 증상과 징후를 보이며, 약 50%는 신경전도검사상 말초신경손상이 발견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당뇨 신경병증의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통증의 병태생리학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부족하고, 통증 관리는 의사의 재량에 따른 대증요법에 그친다.

가장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혈당 조절을 통해 신경병증 호전을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체로 호전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심한 통증은 향정신성 의약품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통증 완화에 사용할 수 있는 많은 약제에도 불구하고, 일부 환자에게서는 이조차도 불응한다는 것이다. 소냐 스네데커(Sonya J Snedecor) 미국 HEOR 소속 박사가 지난 2014년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경병증 환자의 약 50% 미만이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으며, 기존 치료제 또한 체중 증가 및 인지 장애 등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응성 환자에게는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하기도 하지만, 남용 우려로 인해 권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AAK1 억제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당뇨성 신경병증 2상서 통증 완화 효과 확인

AAK1(adapter-associated kinase 1)는 주로 뇌와 심장 내 세포막과 세포질에서 발현되는 단백질로, 다양한 신호 전달 경로의 조절에 관여한다. AAK1 억제제는 이 단백질을 억제하여 신경 통증을 조절하도록 설계된 약물이다. 다만 아직까지 정확한 작용 기전은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경병증의 새로운 항원을 표적하기 위해 수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이중 강력한 억제 활성을 증명한 약물은 미국 렉시콘 파마슈티컬스(Lexicon Pharmaceuticals)의 ‘LX9211’이 유일하다. ‘LX9211’은 전임상 생쥐 모델 시험에서 향정신성 의약품과 유사한 통증 완화 효과를 보였다. 회사 측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통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한 바 있다.

이같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렉시콘 측은 ‘LX9211’의 임상 시험에 착수했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실시한 1상 연구에서 ‘LX9211’을 투약한 시험 참여자 대부분은 두통, 현기증, 메스꺼움과 같은 경미한 이상반응만 보여 양호한 내약성 및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후 회사 측은 당뇨 신경병증과 대상포진 신경병증에 대한 2건의 임상 2상 연구를 진행했다. 당뇨 신경병증에 대한 연구(시험명: RELIEF-DPN-1)는 당뇨 신경병증 환자 319명을 대상으로 ‘LX9211’와 위약을 비교 평가하는 것이었다. 지난 10월 발표된 RELIEF-DPN-1의 임상 2상 결과, 1차 평가변수인 평균 일일 통증 점수(ADPS)의 경우 ‘LX9211’ 투약군은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점수 변화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LX9211’은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다.

 

대상포진 신경병증 2상서 통계적 유효성 입증 실패

그러나 지난 21일(현지 시간), 렉시콘 측은 대상포진 신경병증에 대한 임상 2상 시험(시험명: RELIEFPHN-1)에서 ‘LX9211’의 통계적 유의성 입증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해당 임상 시험은 대상포진 신경병증 79명을 대상으로 ‘LX9211’와 위약을 대조 평가한 연구였다. 치료 6주차에 ‘LX9211’ 투약군은 일일 평균 통증 점수(ADPS)가 기준선 대비 2.42점, 위약군은 1.62점 감소하면서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지 못했다. 회사 측은 그럼에도 “치료 첫 주부터 ‘LX9211’은 지속적으로 위약 대비 통증 완화 효능을 명확히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이는 임상적으로는 효과가 있었으나 통계적인 효과는 달성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날 크레이그 그래노위츠(Craig Granowitz) 렉시콘 최고경영자는 “비록 통계적 유의성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이번 결과는 여전히 ‘LX9211’의 명확한 치료 효과를 보여줬다”며 “지난 10월에 발표된 Relief-DPN-1 연구와 대체로 일치한다고 판단하고, ‘LX9211’가 신경병증 환자들을 위한 혁신적인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AAK1 억제제는 증상 완화가 아닌 말초신경계에 직접 작용하는 약제로, 현재 개발 중인 통증 완화 기전의 후보물질 대비 주목을 받은 바 있다”며 “지금까지 합의된 신경병증의 표준 치료법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을 우선 사용하는 것이다. 아울러 AAK1 억제제의 정확한 작용 기전 또한 확인되지 않은 만큼, 위험성도 여전히 상존한다”고 밝혔다.

이어 “렉시콘이 한 번의 부침을 극복하고 ‘LX9211’의 개발을 다시 순조롭게 이어가더라도 향후 적응증은 기존 통증 완화제에 불응하는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LX9211’가 신경병증의 근본적 치료제가 아니라, 단순히 통증완화제에 그칠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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