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시우] 국내 연구진이 악성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손상된 DNA의 복구 활성을 조절하고 염색체를 안정화시키는 세포 내 방어 시스템의 원리를 찾아냈다. 염색체(Chromosome)는 생물이 가지는 모든 유전자 물질이며, DNA로 구성된 유전정보를 지칭한다.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소속의 유호진 교수와 정서연 의과학 박사 연구팀은 세포 내 씨티아이피(CtIP) 단백질이 손상된 DNA의 말단을 정확하게 절제하여 DNA 복구를 촉진하고, DNA의 집합체인 게놈을 안정화 시키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염색체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DNA 복구시스템의 원리 규명은 악성암 극복의 핵심 열쇠로 꼽힌다. 세포가 분열 과정에서 발생한 DNA 손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불완전한 유전자 정보를 딸세포에 물려주면, 다양한 돌연변이를 지닌 암세포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암세포의 빠른 분열로 인해 DNA가 손상되면 세포 내 단백질들이 이를 인지하고 신호를 활성화하여 염색체 안정성 유지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이미 밝혀져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손상된 DNA를 정교하게 절제하여 돌연변이 발생을 최소화하고 염색체를 안정화시키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유호진 교수 연구팀은 DNA 복구에 관여하는 CtIP 단백질이 세포내 효소 단백질 시아투(SIAH2)에 의해 변형(Ubiquitin)된 후 손상된 DNA의 이중나선 말단 부위로 이동해 DNA 복구를 촉진하고, 정상적으로 복제가 진행되도록 역할을 수행하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용어설명
* 시아투(SIAH2) : 단백질 유비퀴틴을 촉진해 단백질 변형을 유발하는 세포내 효소 단백질이다.
* 유비퀴틴(Ubiquitin) : 단백질의 분해를 촉진하거나 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하기 위해 세포의 다른 단백질에 결합하는 7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DNA 복구 조절 실험을 통해 DNA가 손상되면 CtIP 단백질이 SIAH2에 의해 변형된 다음, 손상된 DNA 말단을 정교하게 처리해 돌연변이 발생 없이 DNA를 복구시켜 염색체를 안정화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DNA 손상이 심하면 DNA 복제가 정지되는 복제 스트레스가 발생해 악성암의 원인이 된다. 연구팀은 복제 스트레스 발생 시 SIAH2와 CtIP가 결합해 CtIP 단백질이 변형되고 복제 스트레스를 정상으로 회복시켜 돌연변이 발생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유호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악성암 발생의 주요 원인인 염색체 불안정성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전략 마련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며, “DNA 복구 활성 조절 메커니즘을 이용한 악성암 극복을 위해 후속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뉴클레익 액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 10월 14일자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