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제1형 당뇨병 지연제 등장 ... ‘게임 체인저’ 될까 
세계 최초 제1형 당뇨병 지연제 등장 ... ‘게임 체인저’ 될까 
FDA, ‘티지엘드’ 당뇨병 3기 지연제로 승인

임상서 당뇨병 3기 진행 평균 2년 지연시켜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2.11.2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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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환자 혈당체크.
당뇨환자 혈당체크.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제1형 당뇨병을 지연시키는 약제가 미국에서 탄생했다. 현재 당뇨병 치료에 유일하게 사용되는 인슐린 제제는 당뇨병 진행을 늦출 수 없는데, 이번에 승인된 당뇨병 지연제가 게임 체인저가 될지 눈길을 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8일 미국 프로벤션 바이오(Provention Bio)의 면역 억제제 ‘티지엘드’(Tzield, 성분명: 테플리주맙·teplizumab)를 8세 이상의 제1형(소아) 당뇨병 환자의 3기 진행 지연제로 승인했다. 

제1형 당뇨병은 다섯 가지 유형의 당뇨병 관련 자가 항체가 면역반응에 의해 췌장 속 베타 세포의 기능에 이상이 생겨 인슐린 생산에 문제가 생기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다. 제1형 당뇨병 1기는 당뇨병 관련 자가 항체가 2개 이상 발견되지만, 정상 혈당 수치를 가진 단계다. 2기는 관련 항체가 2개 이상 발견됐고 혈당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단계로, 5년 내 인슐린 주사에 의존해야 하는 단계로 진입할 위험이 75%에 이른다. 3기는 이미 질병이 진행되어 다뇨증, 다갈증, 체중 감소, 피로, 당뇨병성 케톤산증(DKA) 등 전형적인 당뇨병 증상이 나타나는 단계를 말한다.

‘티지엘드’는 T세포 표면에 CD3 수용체와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T세포 활성을 억제하는 인간화 항 CD3 단일클론항체로, 베타 세포 파괴를 초래하는 면역 세포를 억제하여 제1형 당뇨병의 진행을 지연시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약물은 본래 미국 마크로제닉스(MacroGenics)와 릴리(Eli Lilly and Company)가 공동 개발했던 제1형 당뇨병 치료제였다. 췌장 속 베타 세포를 보호하여 정상적으로 인슐린을 생산하도록 설계되었지만, 지난 2010년 3상 시험에서 실패하자 개발이 중단됐다. 이후 프로벤션 바이오 측은 2018년 ‘티지엘드’을 인수하고 이전 시험의 하위 집합 분석을 기반으로 제1형 당뇨병 발병 지연제로서 개발을 재개했다.

프랑스 사노피(Sanofi) 미국 법인은 지난 10월, 프로벤션 바이오와 ‘티지엘드’에 대한 미국 공동 판매(co-promotion)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판권을 확보한 바 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이번 승인은 2개 이상의 당뇨병 관련 자가 항체 이상이 발견됐고 혈당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제1형 당뇨병 2기 환자 7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 시험(시험명: TN-10)의 결과를 근거로 했다. 환자군은 두 집단으로 나누어 ‘티지엘드’와 위약을 14일 간 무작위 투여했으며, 이후 이전 연구를 포함, 약 7년간 당뇨병 3기 진행을 추적 관찰했다. 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당뇨병 3기 진단 기간이었다.

시험 결과, ‘티지엘드’은 제1형 당뇨병 3기 진행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지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지엘드’ 투여군의 45%가 당뇨병 3기로 진단받은 것에 비해 위약군은 72%에 달했다. ‘티지엘드’군은 3기 진단까지 평균 48.4개월이 소요된 반면 위약군은 24.4개월이 걸렸다. 발병을 2년 정도 지연시킨 셈이다. 

이날 엘리노어 라모스(Eleanor Ramos) 프로벤션 바이오 최고의료책임자는 “제1형 당뇨병 3기는 가장 치명적인 단계이다. 환자의 50%는 생명을 위협하는 흔한 합병증인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셀수 없는 인슐린 제제를 투약해야 한다”며 “‘티지엘드’는 3기 진행율을 늦춰 환자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뇨병 발병 2년 지연 ... 약값만 2억 7천만원 

‘티지엘드’의 약가는 환자에게 다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뇨병 지연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티지엘드’를 2주간 14 바이알을 매일 투약해야 한다. 프로벤션 바이오 측에 따르면, ‘티지엘드’의 바이알당 정가는 1만 3850 달러(한화 약 1869만 4730 원)이며 14 바이알의 경우 19만 3900 달러(한화 약 2억 6172만 6220 원)로 책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값비싼 약가에도 사상 첫 당뇨병 지연제의 등장은 치료 패러다임에 획기적인 변화를 줄 것이라는 평이 중론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글로벌 데이터(Global Data)는 ‘티지엘드’가 오는 2027년까지 6억 9100만 달러(한화 약 9323억 6630만 원)의 수익을 거둘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티지엘드’의 향후 최고 매출액이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 699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한편, FDA는 지난 2021년 1월 ‘티지엘드’의 신약 허가 신청을 접수하고 이를 신속 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같은 해 5월에는 승인을 검토하기 위해 내분비·대사 계열 약물 자문위원회(EMDAC) 회의를 소집했다.

당시 자문위는 찬성 10표, 반대 7표로 ‘티지엘드’의 최종 승인을 권고했다. 하지만, FDA는 ‘티지엘드’의 약동학적 동등성 데이터, 화학, 제조 및 관리 등의 결핍을 이유로 불승인 처리했다. 통상적으로 자문위의 권고를 따르는 관행에 반하는 이례적인 결정으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프로벤션 바이오는 관련 서류를 재정비하고 올해 초 FDA에 승인 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 FDA는 지난 3월 이를 수락하고 심사 기일을 8월 17일로 지정했다. 하지만, 심사를 약 1개월 정도 남겨운 6월 30일 FDA는 프로벤션 바이오에 심사 기한을 11월 17일까지 3개월 연장한다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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