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로 노인성 질환 치료한다
메타버스로 노인성 질환 치료한다
  •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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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0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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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성심병원은 14일 병원 일송문화홀에서 신규간호사를 대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과 VR(가상현실) 기기를 활용해 임상술기교육을 진행했다. [사진=한림대의료원 제공]
한림대성심병원은 신규간호사를 대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과 VR(가상현실) 기기를 활용해 임상술기교육을 진행했다. [사진=한림대의료원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가상 현실을 이용한 노인 건강 증진 솔루션, 진료실, 소셜 서비스 등이 속속 등장하면서 AR(Augmented Reality)·VR(Virtual Reality) 기기를 통한 메타버스가 노년층이 겪는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해결해 줄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트라 이지현 실리콘밸리무역관에 따르면, 미국에서 2060년까지 65세 이상 인구 수가 거의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노인 돌봄과 그들의 웰빙을 위해 가상 현실과 같은 보조 기술의 필요성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노년층은 연령과 관련한 여러 문제로 이동, 연결, 소통, 여행, 운동 및 야외 활동을 즐기는 것이 젊은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 팬데믹은 노년층의 고립 문제를 가속화시켰다. 이러한 배경 속에 빠르게 발전하는 메타버스가 등장했고 기업들은 사회화, 운동, 정신적 자극, 은행 또는 의료와 같은 분야에서 노인들을 돕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혁신 기술로 메타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미국에서 60세 이상의 노년층은 상위 소득 대역(연소득 25만 달러 이상)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주요 집단으로, 2021년 기준 60세 이상 소비자의 38%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를 방문했고 8%가 온라인 비디오 게임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을 통해 AR·VR을 이용해본 60대 이상 응답자의 약 52%는 해당 경험이 긍정적이었다고 답변했다. 최신 기술에 익숙해진 디지털 시니어들은 AR·VR 기기를 통해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들과 연결되는 메타버스에도 주목하고 있고 그 수는 향후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 작용이 부족하고 이동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노인들은 고립갑을 느끼고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 많은 노인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로 눈을 돌리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메타(이전 페이스북) 서비스에 가입된 노인 수가 최근 몇 년 동안 두 배로 증가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노인들은 집 밖에 나가지 않고도 주변인들과 연락을 유지하고 쇼핑을 하고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기술은 아직 아쉬운 점이 있다. 메타버스는 그 격차를 메우기 위해 필요하다.

 

“VR 치료 노인, 정신과 약물 사용 70%까지 감소”

(왼쪽부터) 가상현실 헤드셋을 활용해 회상요법을 받는 노인들, 가상 현실 속에서 구현된 노인의 어린시절 집의 모습 [사진=Rendever]
(왼쪽부터) 가상현실 헤드셋을 활용해 회상요법을 받는 노인들, 가상 현실 속에서 구현된 노인의 어린시절 집의 모습 [사진=Rendever]

회상요법은 단기 기억력 감퇴로 고민하는 노인이나 치매 노인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0년 동안 가상 현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노인들이 가상 현실을 활용해 삶의 의미있는 부분을 다시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이뤄졌다.

2018년 MIT 연구원들은 가상 현실이 노인들의 우울증과 고립감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가상 현실을 통한 회상요법이 노인들의 정신 활동을 자극해 불안을 감소시키고 사기와 인지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현재 약 6개의 기업이 노인 커뮤니티 시설에 거주하는 노인에게 가상 현실을 통한 회상요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들 중 가장 규모가 큰 기업은 Rendever와 MyndVR이다.

Rendever는 미국, 캐나다 및 호주에 있는 450개 이상의 시설과 협력하고 있으며 MyndVR 또한 미국의 수백 개 시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따르면 노인들은 가상 현실 헤드셋을 활용해 소중한 추억이 있는 장소나 이벤트를 다시금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젊은 시절을 상기시키는 공간으로 순간 이동하는 듯한 경험도 제공한다. 노인 커뮤니티 시설인 Sunshine Retirement Living의 부사장인 Stephen Eatman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사 노인 커뮤니티에서 VR 치료를 사용하는 노인들의 정신과 약물의 사용이 70%까지 감소했다고 밝혔다.

최근 MyndVR은 노인의 웰빙과 인지 자극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유럽의 VR 콘텐츠 플랫폼인 Oro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인지, 물리 및 기능 치료 부문의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MyndVR의 가상 현실 콘텐츠를 통해 간단한 신체 운동을 하는 노인의 모습 [사진=MyndVR]
MyndVR의 가상 현실 콘텐츠를 통해 간단한 신체 운동을 하는 노인의 모습 [사진=MyndVR]

치료 목적 이외에도 도시 활보, 쇼핑, 옷 입기 및 방 청소와 같은 일상적인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는 게임은 물론, 강에서 노를 젓고 시골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나비를 잡는 등 노인들이 몰입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와 신체 운동이 결합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기반한 Embodied Labds도 노인을 위한 메타버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치매와 파킨슨병, 임종 직전의 사회적 관계, 시력·청력 상실에 수반되는 의사소통 장애 등이 주된 솔루션 대상이다.

 

시력이 상실된 환자에 대한 메타버스 솔루션 화면 [사진=Embodied Labs]
시력이 상실된 환자에 대한 메타버스 솔루션 화면 [사진=Embodied Labs]

Embodied Labds가 제공하는 솔루션은 노인들이 당면한 문제에 따른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인식하고 함께 동반되는 불안·동요 또는 환각을 관리하는 효과적 방법을 식별해 맞춤형 치료 방안을 제안한다.

 

메타버스 속 진료실 등장 ... 종합치료 솔루션 제공

노인들은 정기적으로 의사와 약속을 잡아야 하고 24시간 연중무휴로 간호사가 필요한 경우도 많다. 하지만 노인들이 의료 전문가를 만나기 위해 집에서 진료실로 이동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들 뿐만 아니라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있다. 심각한 질병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를 만나기 위해 다른 장소로 이동해야 할 수도 있으며 이로 인해 재정적, 육체적 어려움이 발생한다.

메타버스는 사람들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의사와 약속을 잡을 수 있는 물리적으로 현실적인 공간을 제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화상 채팅이나 다른 형태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검사 과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만 메타버스 공간에서 의사는 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고 2차 소견을 받아야 하는 경우 다른 의료 전문가와 쉽게 연결할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는 물리적으로 떨어져있는 서로 다른 의사가 환자를 개별적으로 검사하고 동시에 함께 의사 소통할 수 있으므로 인적 오류를 최소화하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XRHealth의 확장 현실 속 진료실의 모습 [사진=XRHealth]
XRHealth의 확장 현실 속 진료실의 모습 [사진=XRHealth]

XRHealth는 확장 현실(XR) 의료 및 치료 응용 프로그램의 선두 주자로, FDA 및 CE 등록 의료 확장 현실 기술을 활용해 최첨단 치료 진료실을 운영하고 있다.

몰입형 XR 기술, 면허가 있는 임상의, 고급 데이터 분석을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해 환자가 집에서 편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종합적인 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재활서비스부터 인지 평가 및 훈련, 통증 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미국 각지의 의료기관 및 재활센터와 협력하고 있다. XRHealth는 물리적 제약이 많은 노인과 장애인이 해당 솔루션에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XRHealth는 최근 HTC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HTC VIVE 장치 제품군인 VIVE Focus 3 및 VIVE Flow 헤드셋을 통해 물리 치료, 작업 치료, 통증 관리 및 심리 서비스를 메타버스에서 구현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발표했다. 

HTC는 현재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메타버스가 아닌 비즈니스와 서비스를 위한 전문 메타버스로 자리 잡은 'VIVErse'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중이다. XRHealth는 최초의 가상 치료 센터로 VIVErse에 합류하게 된다.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1100만 명이 넘는 미국인이 치매에 걸린 부모와 친인척을 돌보는 ‘무급 간병인’으로 일하고 있으며 이들은 로봇이나 가상 현실과 같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지원해 줄 직간접적인 기술을 원하고 있다.

이지현 무역관에 따르면, 메타의 객원연구원으로 VR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했던 B씨는 “미국에서도 노인의 고립문제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 가상 현실은 시각, 청각 및 전정 시스템을 자극해 사용자에게 존재감을 주기 때문에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경험은 물론 잊혀진 경험을 기억해낼 수 있다”며 “가상 현실을 통해 촉진되는 호기심, 비판적 사고, 사회 참여 등의 활동은 뇌와 신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므로 노인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앞으로 시니어 메타버스 시장의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인터넷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노년층을 위한 오락의 출처가 대부분 TV, 신문, 라디오에 국한돼 있었다. 인터넷은 다양한 옵션을 제공했지만 노년층에게 다소 매력적이지 않았다. 노년층에게는 인터넷 접근도 쉽지 않고 고립과 소외 문제를 물리적, 현실적으로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지현 무역관은 “하지만 메타버스는 소외감과 고립감을 해결함으로써 그 간극을 메울 수 있다. 얼핏 메타버스 개념은 노년층에게 어필하기에는 아직 너무 미래적이고 어려울 수 있지만 최신 기술에 익숙해진 디지털 시니어들이 늘어나고 있고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노인의 삶에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이 있는 시니어 메타버스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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