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BCL-2 억제제 시장 이 회사가 독점
급성장하는 BCL-2 억제제 시장 이 회사가 독점
BCL-2 억제제, 혈액암 분야서 유망한 효능 입증

릴리, BCL-2 억제제 LOXO-338 개발 중도 포기

애브비 ‘벤클렉스타’, 유일한 치료제 타이틀 유지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2.11.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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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브비의 백혈병 치료제 ‘벤클렉스타’ 정제.
애브비의 백혈병 치료제 ‘벤클렉스타’ 정제.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BCL-2 억제제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BCL-2 유전자가 백혈병, 비호지킨 림프종, 유방암, 전립선암, 비소세포폐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 관찰됨에 따라 항암 치료에 있어 유망한 표적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BCL-2 유전자는 세포의 생성과 사멸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로, 18번 염색체에 존재한다. 1984년 카를로 크로스(Carlo Croce) 박사에 의해 실행된 연구에서 B세포 림프종 변이를 가진 환자들의 염색체 전위 중단점 영역 내에서 표적으로 처음 확인됐으며, 여기서 이름이 유래됐다.

이 유전자는 여러 종류의 B세포 백혈병과 림프종에서 이 유전자가 다른 염색체로 전위될 시 BCL-2 단백질을 다량 만들게 되고 이로 인해 암세포의 자멸사가 일어나지 못한다. 세포 자멸사는 일련의 예정된 단계를 통해 세포가 자연적으로 천천히 죽는 현상으로, 신체에서 필요하지 않거나 비정상적인 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일어나는 자연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BCL-2로 인해 세포 자멸사가 정상적으로 일어나지 않아 암이 무한 증식하는 것이다.

BCL-2 억제 항암 치료 기전은 아주 오래 전에 발견되었지만, BCL-2 억제제 개발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BCL-2 억제 기전이 과잉 활성화될 경우, 급속한 세포 사멸로 인한 세포 내용물이 혈류로 유출되어 고칼륨혈증, 통풍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므로, 조직적인 방식으로 암세포 사멸 효과를 유지하면서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해야 하는 복잡한 작용 기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재 유일하게 승인된 미국 애브비(Abbvie)의 BCL-2 억제제 ‘벤클렉스타’(Venclexta, 성분명: 베네토클락스·venetoclax)는 약 20여년 간의 연구·개발이 집약된 성과다. 애브비는 1990년대에 세포 사멸 과정에 개입하는 연구를 시작했으며, 수많은 노력 끝에 지난 2016년 4월, 17p 유전자 결손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에 대한 2차 치료제로 처음 규제당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러한 노력 끝에 애브비는 적절한 보상을 받고 있다. 애브비가 공식 집계를 시작한 2018년에 ‘벤클렉스타’는 3억 4400만 달러(한화 약 4877억 9200만 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18억 2000만 달러(한화 약 2조 5807억 6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당당히 블록버스터 대열에 합류했다.

 

‘벤클렉스타’ 매출 3년만에 4배 이상 급증 

불과 3년만에 매출이 4배 이상 급증한 ‘벤클렉스타’는 유럽연합은 물론, 한국과 일본 등 주요국에서도 승인을 받았다. 이는 BCL-2 억제제 시장의 전망을 그만큼 밝게 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퀵 리서치(Kuick Research)은 “BCL-2 억제제는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의 전체 생존율과 완전 관해 비율을 유의하게 향상시켰으며, 기존의 암 치료법과 달리 부작용도 없는 편”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점차 증가하는 혈액암 진단율과 이에 대한 높은 수준의 표적 요법 개발 수요는 BCL-2 억제제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퀵 리서치는 BCL-2 억제제 시장이 오는 2025년까지 40억 달러(한화 약 5조 674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현재 BCL-2 억제 시장에서 ‘벤클렉스타’에 대항할 뚜렷한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BCL-2 억제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벤클렉스타’가 앞으도로 상당 시간 시장을 독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BCL-2 억제제 개발이 무척 까다롭기 때문에 개발 비용 대비 사업적 성과를 얻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웨인주립대학교 의과대학 종양학과(Department of Oncology, School of Medicine, Wayne State University, Detroit, MI, USA)의 하라조노(Y. Harazono) 박사는 지난 2014년 연구를 통해 “지난 10년간 BCL-2를 표적하는 많은 약물 개발이 시도되었지만, 유의미한 임상 결과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이는 다른 항세포사멸 단백질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결론낸 바 있다.

 

릴리, BCL-2 억제제 LOXO-338 개발 포기 ... 中 제약사에 매각 

하라노조 박사의 지적을 방증하듯 그동안 BCL-2 억제제를 개발해 왔던 미국 제약사 릴리(Eli Lilly and Company)는 최근  자사의 BCL-2 억제제 후보물질 ‘LOXO-338’을 중국 상하이 포선제약(Shanghai Fosun Pharmaceutical)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1일(현지 시간) 진행된 릴리의 2022년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밝혀졌다. 

릴리와 포선제약은 앞서 지난 2020년 11월, ‘LOXO-338’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계약에 따라 포선제약은 릴리에 4000만 달러(한화 약 567억 4000만 원)의 계약금을 지불했으며, 중국에서 ‘LOXO-338’의 독점 개발 및 판권을 확보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LOXO-338’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선제약에 넘긴 것이다. 

릴리는 ‘LOXO-338’의 매각과 관련,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릴리가 진행성 혈액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임상 1상 연구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하지 못하자, 개발을 중단하고 매각으로 방향을 튼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LOXO-338’의 모든 권리를 획득한 포선제약은 현재 중국에서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및 소림프구성 림프종에 대해 ‘LOXO-338’(FCN-338)의 임상 1상 시험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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