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경구용 PNH 치료제 ‘입타코판’ 효능 입증
세계 첫 경구용 PNH 치료제 ‘입타코판’ 효능 입증
노바티스, C5 보체 억제제 대비 우월성 입증

내년부터 신약 승인 신청 절차 개시

AZ ‘솔리리스’ 맹추격 예고

새로운 PNH 치료 표준 등극 기대감 고조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2.10.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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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토미리스 [사진=알렉시온 파마슈티컬 홈페이지]
울토미리스 [사진=알렉시온 파마슈티컬 홈페이지]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의 경구용 PNH 치료제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시장 출격 채비를 하고 있다. 세계 최초 경구제라는 이점을 활용하여 관련 시장 선두주자인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에 적지 않은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바티스는 24일(현지 시간), 발작성 야간 혈색뇨증(PNH, 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APPLY-PNH)에서 자사의 B인자 보체 억제제 ‘입타코판’(Iptacopan)이 C5 보체 억제제 대비 우월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C5 보체 억제제는 현재 PNH에 대한 치료 표준으로, AZ의 ‘솔리리스’(Soliris, 성분명: 에쿨리주맙·eculizumab) 및 ‘울토미리스’(Ultomiris, 성분명: 라불리주맙·ravulizumab)가 있다. 하지만, 이들 약물은 C5 보체 억제 기전이 과잉 활성화될 경우, 빈혈 및 혈전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임상 시험은 ‘솔리리스’ 및 ‘울토미리스’로 6개월간 치료를 받았지만 잔류 빈혈이 있는 성인 PNH 환자 97명을 대상으로 ‘입타코판’ 1일 2회 200mg 단독 경구 투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였다. 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치료 24주차에 적혈구(RBC) 수혈 없이 헤모글로빈 수치가 기준선 대비 2g/dL 이상 증가한 환자 비율 또는 12g/dL 이상의 지속적인 헤모글로빈 수치를 달성한 환자의 비율을 측정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입타코판’ 투여군은 통계 및 임상적으로 유의한 헤모글로빈 수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구체적인 연구 데이터는 밝혀지지 않았는데, 회사 측은 다가오는 학술 회의에서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이밖에도 ‘입타코판’의 안전성 및 내약성은 양호한 편이었다.

이날 슈리람 아라디(Shreeram Aradhye) 노바티스 최고의료책임자는 “이번 결과는 PNH로 인해 평생 수혈 부담을 안고 있는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소식”이라며 “보건 당국과 임상 연구 데이터를 논의하여 세계 최초의 경구용 PNH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바티스는 2023년부터 전세계 보건 당국에 ‘입타코판’의 신약 승인 신청 절차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입타코판’은 보체 활성화를 일으키는 3가지의 경로에서 B인자를 표적하는 약물이다. 단백질 신호 연속단계에서 C5 말단 경로에 작용하여 타깃 인자를 효과적으로 표적할 뿐만 아니라 빈혈, 혈전 등의 부작용을 방지하도록 설계됐다. 회사 측은 “‘입타코판’의 특별한 기전은 C5 보체 억제제보다 유용한 치료 이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바티스는 현재 보체 억제제로 치료 받지 않는 환자 대상 ‘입타코판’을 평가하는 임상을 진행 중이며, 향후 수 개월 내에 결과가 발표할 예정이다. ‘입타코판’은 보체 매개 신장 질환(CMKD) C3 사구체병증, IgA 신병증,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 등의 질환에 대해서도 평가되고 있다.

 

경구용 PNH 치료제, 새로운 치료 표준되나

한편, 발작성 야간 혈색뇨증은 유전자 변이로 인해 보체 단백질이 세균을 비롯한 감염원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적혈구를 파괴하는 만성 희귀 질환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지속적인 피로감, 복통, 호흡곤란, 빈혈 등이며, 중증일 경우 용혈 빈혈, 조혈 결핍, 정맥 혈전 증상이 나타난다.

PNH의 치료 목표는 대부분 보체 억제제 투약을 통해 증상 호전에 중점을 둔 보존적 치료로, 약물을 평생에 걸쳐 복용해야 한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위험성 및 장기적인 부작용으로 인해 널리 사용되고 있지 않다. 저형성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 환자 혹은 혈전 형성 재발성 환자들의 경우 조혈모세포 이식 등을 시행하고 있다.

대증요법을 제외한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PNH 치료제는 단 2개로, C5 보체 억제제인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다. ‘솔리리스’는 지난 2007년 3월, ‘울토미리스’는 2018년 12월에 승인을 받았다. 이들 약물 모두 미국 알렉시온 파마슈티컬(Alexion Pharmaceuticals)이 개발했으나 이후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2021년 7월 알렉시온을 공식 인수함에 따라 PNH 치료제 시장에서 새로운 독점 지배자로 등장했다.

이중 ‘솔리리스’는 출시 이후 단숨에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등극했는데, 이는 PNH 환자의 수혈 주기를 절반 이상 줄이고 혈관 합병증의 위험을 70% 가까이 감소시켰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 환자들은 주기적인 수혈과 철분 보충제 복용, 혈전증을 예방하기 위해 항혈전증 예방 요법 등의 번거로운 치료를 받았지만, 그럼에도 혈관 합병증의 위험은 피할 수 없었다. 

2021년 ‘솔리리스’의 매출은 18억 7000만 달러(한화 약 2조 6871억 9000만 원)에 달했다, 반면, ‘울토미리스’는 6880만 달러(한화 약 988억 6560만 원)에 불과했는데, 회사 측은 ‘솔리리스’의 특허가 유럽에서는 오는 2023년, 미국에서는 2027년 만료됨에 따라 ‘울토미리스’가 ‘솔리리스’의 점유율을 점차 이어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는 모두 주사제로, 투약을 위해 주기적으로 통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솔리리스’는 2주 1회 투약하며, ‘울토미리스’는 투약 주기를 늘려 8주 1회 투약한다.

이에 노바티스는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입타코판’이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일 2회 환자가 직접 경구 투약하는 만큼, PNH의 새로운 치료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입타코판’의 향후 최고 매출 추정치를 30억 달러(한화 약 4조 3080억 원)로 예측한 바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인 이벨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는 ‘입타코판’이 오는 2028년까지 약 6억 달러(한화 약 8616억 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또한 시장 점유율을 사수하기 위해 경구용 PNH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자회사 알렉시온은 지난 9월, 자사의 D인자 억제제 ‘다니코판’과 C5 보체 억제제 병용요법이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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