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에 따라 질병 사망률 달라” ... 성(性)차 연구 활발
“성별에 따라 질병 사망률 달라” ... 성(性)차 연구 활발
성별에 따라 면역체계, 질병, 백신 반응 방식 달라

남성, 여성보다 결핵 감염·코로나19 사망률 높아

철수 약물 10개 중 8개 여성에게 건강 위험 초래
  • 이지혜
  • admin@hkn24.com
  • 승인 2022.10.10 12: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자와 여자 남자여자

[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생물학적 성(性)의 차이는 면역체계, 질병, 백신에 반응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데,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임상시험은 남성 위주로 이루어져 왔다. 이 때문에 여성은 남성과 같은 양의 백신을 접종할 경우 더 많은 부작용을 견뎌야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양성을 모두 다루는 면역학 연구 비중이 증가하는 등 생물학적 성의 차이를 바탕으로 한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최근 발간한 ‘생물학 탐색 영역을 한 차원 넓힐 성(性)의 차이’ 리포트에 따르면, 여성이 루푸스(lupus)에 걸릴 확률은 남성보다 9배나 더 높고 독감에 의한 입원율도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코로나19는 달랐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남성이 여성보다 결핵에 걸리거나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할 확률이 훨씬 높았다. 

생물학적 성은 이처럼 면역체계, 질병, 백신에 반응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러한 영향에 관한 연구는 오랫동안 간과되어 왔다.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임상시험은 주로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남성 위주의 임상시험으로 인해 여성은 HIV 치료를 받을 수 없었고 남성과 같은 양의 약물 투여와 백신 접종으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했다. 1997∼2001년 사이에 FDA가 시장에서 철수시킨 약물 10개 중 8개는 여성에게 중대한 건강 위험을 초래한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전임상시험에서도 최근 5년 전까지 설치류 동물실험의 75% 이상이 수컷만을 이용해서 진행됐다. 동물실험을 수행할 때 암컷과 수컷을 모두 사용하려면 더 큰 노력과 더 많은 연구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암컷 동물 사용 시 생식주기(reproductive cycle)를 고려해야 하는 등의 이유로 많은 과학자들은 암컷 동물 사용을 기피해왔다.

하지만 각종 연구를 통해 유전자 발현부터 호르몬 수치까지 다양한 특성에서 암컷 쥐나 암컷 햄스터가 수컷과 차이를 보인다고 보고되어 왔기에 성(性)차 연구의 중요성이 인식됐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사브라 클라인(Sabra Klein) 교수 연구팀은 남성과 여성의 면역체계가 독감 바이러스·HIV·특정 암 치료에 어떻게 다른 반응을 보이는지, 여성 대부분에서 백신의 보호 효과가 더 큰지, 중증 천식과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더 큰지를 분석해 동물모델과 인간에서 남성과 여성의 면역 체계에 차이가 있다고 발표했다. 

학술지와 정부 연구비 지원기관에서도 성별에 따른 계층화된 자료를 요구하는 등 변화를 보이고 있다. 양성을 모두 다루는 면역학 연구 비중의 경우 2009년 16%였지만 10년 후인 2019년에는 46%로 증가했다. 1993년 미국 의회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연구비를 지원하는 모든 임상시험에 여성이 반드시 포함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2016년 NIH는 척추동물과 인간에 대한 연구 설계, 분석, 보고에서 생물학적 성을 고려하도록 하는 ‘생물학적 변수로서의 성(Sex as a Biological Variable)’ 정책을 도입했다. 오는 2023년 4월 고든 리서치 컨퍼러스(Gordon Research Conference)에서는 성차에 관해 처음으로 세션(Sex Differences in Immunity in Health and Disease)이 구성된다. 

성에 따라 계층화한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기존의 치료법을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면역학에서 성차를 바탕으로 메커니즘을 조사하는 것은 새로운 치료법을 위한 길도 열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관계자는 “성의 차이와 연관되어 젠더 다양성, 마이크로바이옴 등에 관한 연구가 강조되고 있다”며 “성차와 관련한 면역학적 발견을 활용하고 인간이 감염병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해석하려면 인종과 젠더 같은 사회, 문화, 환경적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